줄곧 이재명 깐 홍영표, 전해철 이은 2번째 불출마 선언
청년 정치 강조한 이원욱 “박지현, 최고위원 되고 싶나” 저격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대표적인 강성 ‘친문’인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차기 당 대표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전해철 의원에 이어 2번째다. 친문계의 잇단 불출마로 이 의원을 향한 압박은 더욱더 거세질 것이 관측된다. 이에 장고를 이어가는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 행보에 어떤 차질이 생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원욱 의원이 최근 당대표 설이 돌고 있는 ‘친명’계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에게도 날을 세웠다. 이에 당내 친문계가 이재명 의원과 '친명'계를 둘러싸고 당권 도전 저지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원은 정세균계로 ‘脫계파’ 쇄신론이 대두되자마자 지난 3일 ‘광화문 포럼’을 해체한 바 있다.
전해철 이어 홍영표, 불출마 선언…이재명 겨냥한 친문계 연일 압박
홍 의원이 28일 페이스북에 “저는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참으로,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당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단결과 혁신의 선두에서 모든 것을 던지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를 내려놓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의원은 “민주당은 무너져 내린 도덕성을 회복하고 정당의 기본 원칙인 책임정치, 당내 민주주의를 다시 세워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이번 전당대회는 단결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낼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선거 패배 책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67년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진 정당이고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 왔다”며 “이번에도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유능한 정책정당으로 반드시 거듭날 것이다”고 북돋았다.
이어 “민주당이 다시 사는 길에 저를 바치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수차례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에 대해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반대 입장을 피력해왔다. 지난 민주당 전체 워크숍에서도 죽음의 조로 이 의원과 함께 같이 배정되어 면전에서 대놓고 불출마를 압박한 바 있다.
결국, 이번 불출마 선언은 지난 전 의원과 같이 동반 압박한 셈이다. 친문계의 잇따른 강압적인 압박에도 108번뇌를 이어가며 지지층과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는 이 의원의 행보에 재차 책임론을 강조하며 당권 행보를 제지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청년 정치 강조하던 이원욱, 박지현 겨냥 “이재명 앞에만 서면 약해져…최고위원하고 싶나” 쓴소리
한편, 지난 21일 "민주당의 허리가 돼 민주당의 중심을 잡고 MZ세대가 도전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달라"며 "장년층에 접어든 386세대와 2030청년세대 정치인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하며 민주당을 역동적인 정당으로 이끌어 달라"고 요청했던 이원욱 의원이 ‘친명’이자 20대의 상징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쓴소리를 했다.
당내 이재명 의원의 불출마 압박이 거세지면서 동시에 ‘친명’이자 지방선거 당시 선거 패인을 민주당 기존 기득권에 탓으로 돌린 이른바 ‘박지현發 쇄신안’ 바람을 주도한 데에 박 전 비대위원장을 대놓고 깐 것이다.
최근 박 전 비대위원장은 최강욱 의원 재심 신청에 "부끄럽다"며 수위 높은 비판으로 직격했으며, 동시에 최 의원을 필두로 하는 강경파 의원 모임인 '처럼회' 해체를 촉구한 바 있다.
28일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청년정치의 본 모습을 잃지 않는 박지현이길 바란다’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강성팬덤, ‘검수완박’, 조국 등 집단 지성을 잃은 채 민주주의가 사라진 점을 선거 패인으로 지적하며 “‘너희는 더했다’라는 이유를 달아 현재 민주당에 해가 되고 있는 팬덤에 대한 평을 한다면 민주당의 혁신과 쇄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박 전 비대위원장이 기존 민주당 기득권을 겨냥한 팬덤 정치 비판을 꼬집어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도 평가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박지현 위원장이 줄기차게 주장해 왔던 현재 당에 해악을 끼치고, 당과 국민의 거리를 넓혀만 가는 정치훌리건 문제다”라며 “박지현 전 위원장은, 지선 공천과 보궐선거 중 주요 후보를 공천하는 과정에서 말바꾸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무엇이 박 전 위원장의 원칙을 흐리는 이유가 되는지는 모르겠다”라며 “한가지 분명하게 다가오는 것은 박지현 위원장은 이재명 의원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모습이라는 것이다”고 말을 이었다.
이 의원은 “이재명 의원 팬덤에게 호감을 사서 최고위원에라도 도전하고 싶은 것인가” 반문하며 “갑자기 말이 바뀌었던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공천, 최소한의 비대위 논의조차 생략된 채 발표된 계양을 이재명 후보 공천과 같은 맥락이겠지요”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국민의 심판으로 충분히 확인됐다”며 “정치에서 중요한 가치는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원칙’을 저버리지 않고 올곧게 지켜나가는 것이다. 박지현 전 위원장 역시 원칙을 중요하게 여기는 모습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앞날을 이끌 청년에 대한 기성세대의 바람이다. 정치신인이 등장하자마자 원칙보다는 실리를 따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은 곧 멀어지게 될 것이다”고 거침없이 힐난했다.
그는 “신뢰없는 정치인은, 뿌리없는 나무다. 뿌리를 만들어가는 정치의 길에 서시길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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