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이재명 되면 당내 계파갈등 심해질 것”
“당대표 되어 ‘5대 쇄신안’ 이뤄내는 게 책임지는 법”
우상호 “당규상 출마 자격 없다…비대위서 논의해봐야”
김남국 "남한텐 엄정, 자신에겐 혜택 요구…떼쓰는 정치"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6·1 지방선거 패배 후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8.28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유력한 당권 후보인 이재명 의원에 대해서는 분당과 계파갈등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표했다.
박 전 위원장은 2일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해 "당대표 출마를 결심했다"며 "민주당을 다시 국민을 위한 정당, 청년의 목소리를 듣는 정당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이 자리에서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당 대표 선거에 출마를 하려면 당원 가입을 한 지 6개월이 지나야 하는데 제가 아직 당원 가입을 한 지 6개월이 안 됐다"면서 "그래서 제 출마 당락은 이제 우리 당 비대위와 당무위에서 논의를 할 사안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당규상 최소 6개월 전에 입당한 권리당원만 당대표나 최고위원에 출마할 수 있지만, 당무위가 의결을 통해 권리당원의 자격을 변경할 수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에 반대 입장을 표했다. 그는 "일단 이재명 의원께서 당 대표가 되신다면 우리 당내 계파 갈등이 보다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리 당 의원님들도 많이 말씀하고 있고, 분당의 우려도 있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이시고 있는데 그에 대해서 저도 동조하는 바"라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지점은 이 의원이 지금 여러가지 수사 문제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 아무래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정치보복을 하려는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당 같은 경우에는 그걸 방어하기에 급급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또다시 우리 민주당이 정말 해야 하는 민생은 실종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많이 크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청년 출마자 연대 '그린벨트'의 결과 공유 행사에 참석해서도 이 의원의 출마 관련해 이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내 97세대(70년대생·90년대 학번) 그룹의 당대표 출마에 대해서는 "당을 바꾸겠다는 용기를 내주신 것에 대해선 정말 좋은 일이라고 생각을 한다"면서도 "다만 지금 출마선언을 하신 분들 중에 박용진 의원 빼고는 제가 쇄신을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을 때 계속 침묵으로 일관하셨던 분들"이라고 했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대선 패배에 책임 있는 이들의 출마를 비판했던 박 전 위원장이 지선 패배 후 당권에 도전하면 같은 비판을 받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자신도 물론 책임이 있다"면서도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진 건 반성과 쇄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저는 계속해서 반성과 쇄신을 주장했지만 거부됐다"며 "명확하게 책임지는 방법은 당대표가 되어 5대 쇄신안을 이뤄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상호 “朴 출마는 논의해봐야…이재명 돼도 분당 가능성 없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당헌·당규상 출마 자격이 없어서 이 문제는 비대위원들 사이에서 논의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우 비대위원장은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아직 50대 50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 위원장은 이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될 시 ‘민주당 분당’ 우려에 대해서는 "전혀 분당 가능성은 없다"며 "이재명 의원이 대표가 돼도 이재명 대 97세대 대결은 계파 싸움이 아니다. 분당까지 갈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당내 '97세대' 출마 행렬에 대해서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 과거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때 40대였다"며 "새로운 세대들이 앞 세대들과 경쟁해보겠다고 과감히 도전해주는 건 당의 일신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충고해주자면 출마 자체가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 당시 40대 김대중 후보가 내건 여러 가지 정책은 대단히 혁신적이었다"며 "이 출마가 단순히 젊어서가 아니라 이들의 주장 내용이 기존 정치권 문법과 다른 새로운 주장을 해줬으면, 우상호 같은 사람이 주장할 수 없는 내용들을 주장하고 나와주면 좋겠다"고 했다.
우 위원장은 또 전대 투표에서 권리당원과 일반 국민 반영비율을 높이자는 주장에 대해 "일리있는 주장"이라며 "당원 입장에서 보면 대의원에 비해서 당원 권한이 좀 적다고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비중을 어떤 기준으로 조정할 것이냐 전당대회준비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번주 초반에 결론을 내릴 계획"이라며 "그 외에는 큰 틀에서 바뀌는 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청년 정치인들 “‘청년정치’와 거리 멀다…고무줄잣대‧내로남불”
야권의 청년정치인들은 박지현 전 위원장이 당헌상의 출마 자격에 해당되지 않는데도 출마 결심을 밝힌 것은 ‘청년정치’와 거리가 먼 ‘내로남불’이라며 비판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대표 출마자격은커녕 출마요건도 안 되면서 출마를 결심하고, 오직 자신만을 위한 예외를 특별히 인정해달라니 정말 너무 황당하다”며 “남한테는 엄정하게 원칙을 강조하고, 자신에게는 특별한 혜택을 요구하는 것으로 특권을 거부하며 공정한 경쟁을 강조하는 ‘청년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고 적었다.
이어 “억지 부리고, 떼쓰는 정치 좀 그만하시길 바란다. 본인만 옳다는 식으로 무조건 우기고, 안 받아주면 ‘민주당 반성을 안 한다’, ‘혁신과 쇄신을 거부한다’는 식으로 프레임 짜서 민주당을 공격해서 자기는 언론에 띄우는 정치는 당장 그만두시길 바란다”고 했다.
김빈 전 대통령비서실 디지털소통센터 행정관은 페이스북에 “추하다”라며 “지방선거라는 비상상황에서의 외부 초대손님이었던 박지현 전 위원장이 언론을 이용해 민주당을 겁박한다”고 올렸다.
이어 “비대위가 그 어떤 결정을 내려도 자신에게 유리하게끔 간사한 수를 쓴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출마를 가능케 하면 자신의 화려한 출마가 가능해지고, 당이 원칙대로 당헌·당규를 근거로 출마자격을 불허해 출마를 못하게 되면 더 강하게 피해자 코스프레를 할 것”이라며 “폭주열차의 끝은 파멸일 뿐”이라고 했다.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오늘 박지현 씨의 MBC 인터뷰는 그동안 거듭 외쳐온 사과 요구와 원칙을 무색하게 만들었다”며 “남에겐 엄격하고 나에게만 관대한 고무줄 잣대와 내로남불 태도, 유체이탈 화법으로는 결코 민주당을 새롭게 바꿀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과연 이러한 행보가 다른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건지도 한 번쯤은 돌아봤으면 좋겠다”라며 “당안팎 청년들이 각자의 소신을 밝히며 토론하고 평가받을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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