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
“고의로 사적 유용한 바 없다…제도적 보완 요청”
복지장관 후보 자진사퇴, 尹정부 정호영 이어 두 번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자진 사퇴했다. 사진은 지난 5월 30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자진 사퇴했다. 사진은 지난 5월 30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자진 사퇴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오늘자로 복지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한다"며 "정치자금에 대해서는 고의적으로 사적인 용도로 유용한 바가 전혀 없다. 회계 처리과정에서 실무적인 착오로 인한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사실과 별개로 최종적으로 관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국회의원 당시 자신의 정치자금을 활용해 보좌진에게 격려금을 지급하거나 같은 당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줬으며, 정치자금으로 렌터카를 도색한 뒤 매입하고 입법정책 개발비를 여론조사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선관위가 김 후보자가 정치자금법 일부를 위반했다는 혐의를 확인, 대검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야권에서 사퇴 촉구가 거세졌고 여권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김 후보자 측은 지난 1일만 해도 청문준비단 설명자료를 통해 "성실하게 혐의가 없음을 소명하겠다"며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으나 검찰수사 대상이 되자 여당 내에서도 불가론이 나오며 상황이 바뀌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에서 "현재와 같이 정치자금 사용의 기준과 관리가 모호한 체계에서는 정치자금과 관련한 논란은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저와 같이 억울하고 불합리한 피해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국회 내 논의를 통해 정치자금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윤 대통령이 지명한 두 명의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연달아 자진사퇴로 물러나게 됐다.

앞서 정호영 후보자는 경북대병원장 시절 자녀가 의과대학에 입학한 점을 두고 '아빠찬스'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아들의 척추질환 관련 병역 특혜 논란까지 겹쳐 지명 43일만인 지난 5월23일 자진사퇴한 바 있다.

김 후보자는 사흘 뒤인 5월26일 윤 대통령의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국회 원 구성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인사청문회 날짜는 미뤄졌다. 인사청문 시한은 지난달 29일 만료된 상태다.

감염병을 비롯한 국민 건강 및 복지정책을 총괄하는 복지부 장관직은 지난 5월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두 달 가까이 공석 상태다. 복지부는 조규홍 1차관과 이기일 2차관 등 2명의 차관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다음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 입장문 전문이다.>

입장문
저는 오늘 자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합니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객관적 근거가 없거나 저와 관련이 없는 가족들의 사생활에 대해서까지 수많은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여 각종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반복적으로 설명드렸으나, 이 과정에서 공직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던 저의 명예는 물론이고, 가족들까지 상처를 입는 것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특히 정치자금에 대해서는 고의적으로 사적인 용도로 유용한 바가 전혀 없으며, 회계 처리과정에서 실무적인 착오로 인한 문제이긴 하나, 이러한 사실과 별개로, 최종적으로 관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지적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다만, 현재와 같이 정치자금 사용의 기준과 관리가 모호한 체계에서는 정치자금과 관련한 논란은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며, 저와 같이 억울하고 불합리한 피해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국회 내 논의를 통해 정치자금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지기를 요청드립니다.
 
그동안 저를 지지하고 성원해주신 윤석열 대통령과 저의 가족을 포함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저의 사퇴가 국민을 위한 국회의 정치가 복원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하며, 앞으로도 국민 행복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가 처한 어떠한 위치에서도 최선의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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