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이재명 출마하면 친명·반명으로 당 분열 심화”
조응천 “이재명, 민주당 해법 아닌 위기의 일부”
김종민 “이재명 민주당, 미래 없다는 흐름 많아”
이원욱 “후보 모두 단일화하면 ‘어대명’ 맞설 승산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1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노천극장 창고에서 연세대 청소노동자 현장 간담회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1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노천극장 창고에서 연세대 청소노동자 현장 간담회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 출마 선언을 했다. 이에 지난 선거 연패 이후 꾸준히 이재명 책임론을 두고 불출마를 촉구해왔던 소신파 조응천, 정세균계 이원욱, 강경 친문 김종민 의원은 “이재명 출마로 당 분열 심화된다”며 민주당내 ‘어대명’에 맞서 연대를 구축하고 있다.

17일 이재명 의원이 “책임을 해결하기 위해 출마하겠다”며 공식 당대표 출마 선언을 했다. 당내 재선, 초선 모임을 비롯해 주류 친문 의원들이 주축이 된 민주주의4.0에서 불출마를 촉구했음에도다.

계파 구분 없이 30명 가량 모인 모임에서부터 다선 중진 설훈 의원까지 이 의원 출마에 반발하고 있는 이번 ‘반명’ 세력은 소신파 의원들까지 가세해 이 의원 고립 전략으로 비쳐지고 있다. 이런 당대표 후보 특정인 한명을 두고 온갖 계파가 모여 맞선 형세가 과거 민주당 전당사에서 유례없던 일이다.

앞서 97그룹 박용진 의원은 ‘어대명’을 겨냥해 등판했고, 이들 중심으로 이재명 당대표를 막기위한 단일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더해 17일 이 의원 출사표 직후 설훈 의원의 당대표 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당내 ‘반명’ 구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당대표 출마자 총7명 중 박주민 의원과 이동학 전 최고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이 모두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반대하고 있다.

설훈 ”이재명 출마는 친명·반명 당 분열 심화" 

=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대표적으로 이 의원 불출마를 촉구했던 설 의원은 18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내가 이재명 의원 방을 찾아가서 간곡히 출마를 안 해야 된다. 출마하면 당 분열 심화된다고 (말했다)”며 “본인이 심사숙고하겠다고 했는데 결과는 출마하는 걸로 결정이 났다. 사실은 그 대화를 통해서 출마하겠구나 하는 느낌을 강력히 받았다”고 전했다.

설 의원은 “어제 (이재명 의원이) 출마를 하고 나니까 사실은 기다리고 있었다”며 “출마할 거라는 걸 알고 어제도 잇따라 이어서 출마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 분열은 어떤 근거에서 생각하신거냐’는 질문에 “친이재명, 반이재명 이렇게 나뉘는 거다”고 답했다.

이어 “반명에 속하는 사람들이 나는 더 많다고 본다”고 전했다.

설 의원은 “1년 반 뒤에 국회의원 선거를 하는데 만일에 당 내에 이재명 의원이 대표가 된다면 그 분열이 더 심화될 건데 그래서 총선을 어떻게 치를 것이냐”며 “총선에 실패하게 되면 결국은 대통령 선거도 실패할 것이기 때문에 따라서 지금은 이재명 후보가, 이재명 의원이 좀 쉬어야 된다”고 피력했다.

당대표에게는 24년에 있을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공천권이 주어진다. 이는 당권을 쥐락펴락할 수 있을 권한으로 만약 이 의원이 당대표로 당선된다면 후보 공천 과정에서 ‘친명’ 의원들이 출마 기회를 더 얻을 수 있게 되면서 국회 안의 ‘친명’ 세력이 커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즉, ‘계파’ 갈등이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지난달 29일 일찍이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97그룹 강병원 의원은 지난 12일 ‘민주당 혁신 청사진’에서 당 대표 공천권 포기를 약속했다. 그러면서 “’당대표 공천권 내려놓기’를 강훈식·김민석·박용진·박주민·설훈 그리고 이재명 의원께 공식 제안 한다”고 피력했다.

설 의원은 이어진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인은 자기가 당이 위기이기 때문에 나가서 자기가 정리하겠다. 이런 입장인데 그건 상당히 잘못된 판단이다”라며 “쇄신하고 혁신하기 이전에 당의 분열이 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 (이 의원이 불출마하고 그냥) 지켜보면 당이 훨씬 더 화합된 상태에서 나갈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될 것인데 본인이 계속해서 주장하면서 ‘내가 나가서 해야 당이 쇄신되고 혁신된다’는 이 얘기는 지나친 판단이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인 주장과 다르게)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는 쪽에서 나오는 개딸이나 이런 사람들 주장하는 거 보면 그건 학살 수준이 아니고 뭐든지 하겠다. 이런 입장이다”라며 “물론 개인적인 의견들이겠지만 그게 깔려 있는 부분이 있다고 봐야한다. ‘수박들 다 박살내야 한다’ 이런 시각들이다”라고 전했다.

‘이재명 의원이 “무슨 사법 리스크냐. 흠결이 있다면 진작 먼지라도 나고 이미 난리 났을 거다”라고 말했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자기 변명을 하기 위해서 그런 표현을 썼겠지만 안 맞는다”라며 “대장동 의혹을 보더라도 지금 구속돼 있는 사람들이 다 자신이 아주 측근 중의 측근들이었다. 자기 다 부하들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라고 저격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성남FC 후원금 문제, 이것도 객관적으로 누가 보더라도 그 문제가 심각하겠네라고 나오는 것이 틀리지 않는 이야기다. 그다음에 변호사비 대납 문제, 이건 아귀가 안 맞는다”며 “누가 봐도 지금 누가 대납했을 것이다라고 보는 것이 상식적인 시각인 것 같다”라고 직격했다.

사실상 이 의원에 대한 의혹들을 사실화 한 셈이다.

‘그럼에도 경선 후보로 등판했었다’는 진행자의 지적에 “정치공학적으로 볼 때 집권 여당 입장에서는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게 참 좋은 입장일 거라 생각한다. 말하자면 정확히 표현을 하자면 바둑에서 꽃놀이패라는 게 있는데 그 입장으로서 할 거라고 봤다”며 “우리 당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상황에서 계속 끌려가는 상황이 되는 거였다. 그럴 위험이 대단히 높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부분도 잠깐 지켜보고 있어라는 주문의 하나였던 것이다”고 피력했다.

소신파 조응천, 정세균계 이원욱, 민주주의 4.0 ‘친문’ 김종민…계파 구분 않고 쇄신 위한 ‘반명’ 연대 30여명 결성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원희룡 국토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며 바라보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원희룡 국토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며 바라보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한편, ‘조금박해’ 조응천 의원은 지난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뜻 있는 의원들 한 서른 분 정도가 모여서 공개 토론회 하려고 한다”고 밝힌 데 이어 18일 SNS에서 “이재명 의원은 민주당의 해법이 아니라 문제의 일부, 위기의 일부다”고 연일 직격했다.

조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된다면) 대표직이 ‘인계철선’이 되어 당 전체가 전면적 대여투쟁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라고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 수사에 대해 기소 여부는 검경 주관대로 처리되어질 것을 짚으면서다.

그러면서 “지금 이재명 의원의 지지율만으로, 지금 민주당의 지지율만으로는 총선승리도, 정권교체도 장담할 수 없다”며 “이 의원 주위에 포진한 의원들 중 상당수가 이 의원과 러닝메이트를 자처하며 최고위원후보로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정치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며, 주위의 사람을 보면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당 대표는 당장에 가장 유명하고 힘쎈 우리동네 골목대장이 아니라 내일을 위해 꾹꾹 참을 줄 알고, 머리숙여 분열을 극복하고, 당의 확장을 위해서라면 당원들에게도 욕먹을 각오로 일을 할 인물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이며 97그룹 강훈식 의원을 지지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뜻 있는 의원들 한 서른 분 정도가 전당대회하고는 상관없이 매주 한 번씩 의원들끼리만 모여서 공개 토론회를 한 10번 정도 계속 하려고 한다”며 “대표적으로 이원욱, 김종민 의원도 함께한다. 친명계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20대 후반도 있다. 기자분들 다 모시고 할 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손뼉이 맞아야지 소리가 나는데 (이례적으로 낮은 대통령 지지율을 두고) 대통령의 실정을 비난해야지 왜 자꾸 총구를 우리 내부로 들이대냐. 왜 내부 총질하냐. 그러면서 과일 얘기가 나온다”고 꼬집었다.

<폴리뉴스>가 조응천 의원실에서 받은 관련 자료에 따르면 공개토론회는 오는 19일 12시부터 시작된다. 공동주최 의원들은 27명으로 고영인, 김영배, 김종민, 송갑석, 이원욱 등 이재명 의원 출마를 반대하는 '비명'계를 비롯해서 이상민, 조응천 등 소신파 의원들도 함께한다. 

5번의 공개 토론회로 구성된 이번 '민주당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에선 1회 민주당 위기의 근본 원인(부제 민주주의 제대로 못했다), 2회 민주당 집권 5년 반성과 교훈 (180석 딜레마, 왜 개혁 못했나, 왜 독주했나), 3회 대선과 지방선거 반성과 교훈 (정권교체 민심, 이재명의 민주당), 4회 한국 정치의 고질병 (적대적 공생정치, 승자독식 기득권 정치), 5회 민주당의 뿌리, 민주당 정신 (김대중, 노무현, 촛불)로 기획되었다.

모두 한시간 반 가량 진행될 예정으로 1회 발제는 김종민, 고영인 의원이 맡았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언론ㆍ미디어 제도개선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언론ㆍ미디어 제도개선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김종민 의원은 지난 6일 이재명 의원 출마 미정 당시 “민주당의 큰 흐름, 이 물 밑에 있는 이 수면의 이런 파도 말고 밑에 있는 조류의 큰 흐름은 두 가지 흐름이 있다”며 “이재명의 민주으로 가야 민주당의 미래가 있다는 사람이 있고.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가면 민주당의 미래가 없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두 사람, 이 두 의견이 완전히 쫙 갈려 있다”고 역시 당 분열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게 이재명 의원의 계양을 출마로 완전히 선이 뚜렷해졌다”며 "당대표 출마를 하면 완전히 이게 갈라질 거다. 그러니까 이 두 가지 의견이 아마 전당대회에서 부딪칠 거고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돼도 아마 민주당 내에 선명하게 아마 갈라설 거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민주당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될 거다. 위기 상황이다 이렇게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하고 붙어서 싸워야 하는데 오히려 우리가 더 공격거리가 많게 될 거다”라며 “윤석열이 아무리 실수를 해도 윤석열 정부가 실수를 해도 너희는 이재명 있지 않느냐. 욕을 할 텐데. 이 구도가 과연 우리 민주당의 갈 길이겠느냐 이 논쟁이 있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받은 표 1614만 7738표를) 겸허하게 이게 내 개인의 지지가 아니고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였다. 민주당에 대한 지지였다. 이런 겸허한 마음을 가지고 민주당 안의 이재명으로 돌아와서 함께 가는 이런 방향으로 저는 가는 게 좀 맞다”고 피력했다.

지난 7일 이원욱 의원도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나머지 후보들이 전체 단일화해서 1:1로 붙는데 뭐 이런 구도가 짜여진다라고 한다면 (‘어대명’에 맞서) 한번 승부를 해 볼 수도 있지 않겠는가라는 가능성은 조금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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