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채용 파문 1주일만에 또터진 '권성동 리스크'
윤 대통령 "우리당도 잘한다.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 바뀌어 달라졌다"
권성동 "전적으로 저의 잘못.... 대통령, 이준석 당대표에 불편함 드러낸 적 전혀 없었다"
민주당 "경제위기에 대통령-당대표 문자대화 한심... 이준석 징계 개입 맞네"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그동안 드러내지 않았던 이준석 대표에 대한 불만 메시지가 포착되면서 정치적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26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본회의장에 참석한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과 휴대전화 텔레그램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을 국회 사진기자단이 촬영했다.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가 “우리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는 달라졌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권 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권 대행 답변에 이어 대화창 하단에는 과일 체리를 형상화한 이미지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이모티콘을 보냈다.
이후 권 원내대표가 대화창에 “강기훈과 함께”라고 쓰고있는 와중에 사진이 촬영됐다. 문자에 나타난 ‘강기훈’은 ‘청년 대안우파’를 표방하는 ‘자유의 새벽당’ 창당 발기인으로 지난 대선 때 권 대행과 관계가 깊은 인물로 알려졌다.
한편, 파장이 커지자 권 대행은 이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다. 이유를 막론하고 당원동지들과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파문을 잠재우려 했다.
권 직무대행은 “당 대표 직무대행까지 맡으며 원구성에 매진해온 저를 위로하면서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하신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오랜 대선기간 함께 해오며 이준석 당대표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적이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건 경위는 다음과 같다”면서 “대통령께 국민의힘의 통 큰 양보로 국회가 정상화됐고, 대정부질문에서도 의원님들 한 분 한 분의 열띤 질의를 통해 국민께서 힘들어하는 경제난을 이겨내려 애쓰고 있다고 말씀드렸다”며 “밤낮없이 민생 위기 극복에 애태우는 대통령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또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께서 당 소속 의원들의 헌신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고 문자대화의 경과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 대행은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다”며 “다시 한번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선배 동료 의원들께도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경제위기에 윤대통령 '이준석 징계' 문자...'윤심' 갈등 전면전? '사적채용' 1주일만에 또 '권성동 리스크'
그러나 권 대행의 사과에도 파장은 예상보다 커질 전망이다.
권 대행이 ‘사적 채용’ 파문 1주일만에 또다시 ‘내부총질 문자’ 파문까지 일으키자 당내에서는 '권성동 리스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경제위기 속에 윤 대통령이 집권여당 대표와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시간에 '경제,민생대책'이 아닌 '당대표 징계' 문자 대화를 했다는 것 자체가 국민적 비난 여론에 직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턱걸이를 하고 있는 위기 속에서 이번 파문으로 국민적 질타에 지지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
또한 국민의힘 내부가 다시 흔들릴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부인했던 이준석 대표 징계에 '당무개입' '토사구팽' 등 '윤심 개입설'이 다시 부상하며 가까스로 권성동 직무대행체제로 봉합된 국민의힘이 또다시 소용돌이에 휘말릴 조짐이 있다.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윤리위 징계에 대해 ‘윤핵관’의 정치적 음모설을 계속 주장하며 ‘윤심 개입’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왔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와 비공개 회동에 대해 대통령실의 ‘전혀 사실무근’ 입장을 내고, 윤 대통령과 이 대표를 연결해주던 박성민 당대표 비서실장의 갑작스런 사퇴 등이 윤 대통령의 ‘손절’이 아니겠느냐며 이 대표 징계에 ‘윤심’ 개입이라는 해석이 분분했다.
이준석 대표가 대선과 지방선거 두 번의 선거를 승리로 이끈 공로자임에도 선거가 끝나자 마자 윤 대통령에 의해 ‘토사구팽’ 당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준석 대표의 당 윤리위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증징계에 대해 ‘윤심’ 개입설이 논란을 일었으나 대통령의 ‘당무개입’은 전혀없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징계(7월8일 새벽) 직후인 지난 8일 대통령실 도어스테핑에서 “저도 국민의힘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다”면서도 “대통령으로서 당무를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당으로 나아가는데 대통령의 언급은 도움이 안된다”고 ‘윤심 개입설’, ‘토사구팽설’을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이 대표를 겨냥한 ‘내부총질하는 당대표’라는 직격탄을 날린 메시지로 윤 대통령의 본심이 가감없이 드러나면서 국민의힘 내부 갈등은 다시 커질 전망이다.
이준석 징계 과정에서 ‘윤심’ 개입설 논란이 다시 전면화되면서 국민의힘은 ‘윤핵관’ 대 ‘이준석계’의 당내 세력갈등이 전면화될 가능성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이 다시 '세력 대 세력'의 당내 갈등에 매몰되면 심각한 국정난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이준석 대표는 재심은 하지 않고 사실상 징계를 수용하면서 전국을 순회하며 '친이준석' 당원 조직화로 자신의 세력을 정비하고 있어 조기전당대회가 열릴 경우를 대비 차기 당대표 출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윤심'이 확실히 드러난 상황에서 이 대표가 이번 문자파동을 계기로 '윤핵관'과의 세력대결에 전면적으로 나서기는 오히려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민주당 “윤 대통령 민생 챙기기보다 당무개입 우선이냐... 이준석 토사구팽 맞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즉각 이준석 대표 징계에 ‘윤심 개입설’ 사실로 굳히며 총공세를 펼쳤다. 특히 심각한 경제위기 속에서 윤 대통령이 경제대책보다 '당대표 징계 당무개입' 관련 문자대화에 민주당은 비난을 쏟아내고 여권 악재에 불을 지피고 있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이 나눈 문자 대화 내용은 한심 그 자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민생 챙기기보다 당무 개입이 우선이냐”고 맹비난했다.
이어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던 윤석열 대통령의 말씀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허언이었냐”고 쏘아부쳤다.
조 대변인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 국민은 절박하다. 민생 챙기기에 분초를 다퉈도 부족한 상황에서 당권 장악에 도원결의라도 하는 듯한 두 사람의 모습은 기가 막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걱정은 안중에도 없이 뒤에서 몰래 당권싸움을 진두지휘했다는 말이냐”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민생경제 위기에 대책 마련은 뒷전인 채 권력 장악에만 몰두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직무대행의 모습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은 이준석 대표 징계에 관여했는지 분명히 밝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대정부질문 후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가 확산되고, 민생경제가 다급한 상황인데 대통령께서 참으로 한가하신 모습을 보여주셨다”며 "대통령이 그 시간에 어떻게 문자로 그런 내용까지 써서 보낼 수가 있냐.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그동안 당내 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연거푸 말했는데 오늘 주고받은 문자를 보니 이 대표를 징계하고 내치는 데 배후 역을 맡지 않았나 의구심이 든다”고 ‘윤심 개입설’에 불을 붙였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용진 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은 '좌표부대 총사령관'”이라며 "대통령이 하라는 국정은 관심없고 메시지로 여당 대표 상대로 내부 총질 운운하고 좌표 찍기나 하고 있었단 말인가"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권성동 원내대표, 사실은 집권세력의 위선을 폭로하는 국민요정이었네"라고 비꼬았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 후보는 페이스북에 "이준석, 토사구팽당한 거 맞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정 후보는 "이준석의 내부총질이나 윤 대통령의 말폭탄이나 경중을 따지기는 어럽지만 도어스테핑 폭탄에 이어 ‘텔레스테핑 폭탄’까지 터진 여권에 포연이 자욱하다"며 "이준석 내부총질에 윤석열 말폭탄의 장군멍군. 지지율도 그렇고 윤정권 초장부터 쑥대밭이 될 조짐.여권발 내전이 곧 시작되려나 보다"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홍성국 의원은 대정부질의에서 이 문제를 전면화했다. 홍 의원은 “신문 보도에 따르면 대정부질문이 벌어지고 있는 이 시점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문자로 당내 문제를 주고받았다”며 “너무 한가한 것 아니냐?”고 분노했다.
홍 의원은 “어떻게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국회에서 대통령과 문자를 할 수 있느냐?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너무 한가한 것 아닌가? 이런 무관심과 무감각이 어디 있느냐? 국민 보기 두렵지 않느냐?”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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