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명 중 40명 참석, 29명이 ‘비상상황’으로 유권해석
당헌 96조, 비대위원장 임명권한에 ‘당대표 직무대행’ 추가
"차기 지도부는 2년 임기…비대위원장은 5선 중진 거론"

국민의힘 서병수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서병수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가 5일 현재 당 상황을 '비상 상황'으로 의결했다. 비대위 전환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상임전국위가 이날 당내 상황을 비상 상황으로 인정하면서 다음 절차는 오는 9일 예정된 전국위원회로 넘어갔다. 전국위에서 의결을 통해 비대위 출범 여부가 결정되면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출범 3개월 만에 비대위 체제로 운영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를 개최했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서병수 상임전국위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상임전국위 재적 인원 54명 중 40명이 참석했다.

서 의장은 “이준석 대표가 윤리위 징계로 당적이 6개월 제한된 상태다. 그로 인해 직무대행을 하고 있고 최고위원들이 사퇴를 함으로 인해 최고위원회 기능이 거의 중지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이 우리가 생각하는 비상상황인가 여러분들이 결정해주셔야 한다”며 “당의 운명,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라는 것을 인식하고 좋은 말씀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금 현재 상황이 비상상황인지, 이를 수습하기 위해 비대위를 출범해야 할지 이 두 가지 부분에 대해 의원총회에서 거의 만장일치로 현재의 상황이 비상상황이다, 비대위 출범시켜야 한다고 이미 의결을 한 바 있다. 최고위원회에서도 네 명의 찬성, 의총과 똑같은 결론을 내려 오늘 상임전국위 소집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의결 내용을 상임전국위원들이 참여해 빨리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혜를 내주시길,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서 의장과 권 원내대표의 모두발언 후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에서 상임전국위원 29명은 현재 당 상황이 '비상 상황'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상임전국위가 비상 상황을 인정하면서 오는 9일 전국위에 올릴 당헌 개정안 성안 작업도 시작됐다. 당 대표 또는 당 대표 권한대행'으로 명시된 당헌 96조의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에 당 대표 직무대행'을 추가하는 내용이다.

당헌 개정안을 최종 의결할 전국위는 오는 9일 개최된다. 비대위원장이 사전에 내정될 경우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도 당일 의결될 예정이다. 전국위는 위원 정수가 최대 1천명에 달하는 만큼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표결이 이뤄진다.

서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상 비대위가 출범하면 이준석 대표는 자동 해임된다”며  “당헌당규상 비대위가 구성되면 최고위, 지도부가 해산한다는 조항이 있다. 이것은 현재 당대표 ‘사고 유무와 상관이 없는 것”이라며 “자의적 해석이 아니라 당헌당규에 못 박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대위가 출범하게 되면 다음에 열리는 게 전당대회"라며 "해석에 따르면 (차기 지도부는) 2년 임기를 가진 온전한 지도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대위원장이 5선 중진급 의원이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당내 5선 중진으로는 김영선·서병수·정우택·정진석·조경태·주호영 의원이 있다. 이중 정진석·주호영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계파 프레임에서 자유로운 정우택·조경태 의원 역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서 의장은 "어느 정도 비대위원장의 윤곽이 잡혀가는 거 같다"면서 "(권 원내대표가) 이미 비대위의 성격과 기간이 어느정도 가르마를 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조해진‧하태경 제출한 당헌개정안 부결

조해진 의원과 하태경 의원은 이날 상임전국위에서 이 대표 복귀를 전제로 한 당헌개정안을 설명했다. 하지만 상임전국위원 40명 중 10명이 찬성하는데 그치면서 상임전국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 의원은 "국민은 우리 당을 어떻게 보나. 대선에서 이기자마자 그 다음날부터 권력싸움으로 날뛰는 당, 한심한 당으로 보고 있다"며 "이 대표를 쫓아내는 편법으로 비대위를 하게 되면 우리 당의 운명이 법원으로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자기 방어차원에서 대응 안할 수가 없고, 그럼 당내 파워싸움이 멈추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임전국위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이제 사람들 일정 맞춰 과반 소집해 과반 의결하는 것도 귀찮은지 ARS 전국위로 비대위를 출범시키려 한다"고 반발했다.

이어 "코로나로 집합금지가 있는 상황도 아닌데 ARS 전국위까지 하느냐"며 "공부모임 한다고 국회에 수십, 수백명씩 모이다가 전국위 (의결은) ARS로 해야 하는 이유는 또 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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