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주제 “취임 100일 윤석열 정권, 국민의 불신과 불안 어떻게 치유해 갈까?
홍형식 “차기 당 대표 여론조사 1위 유승민, 국힘의 전당대회 전략을 진퇴양난으로 몰아가고 있다”
차재원 “여당 내홍의 직접적 원인 제공자는 대통령, 국정혼선까지 이어져 직접 나서서 수습해야”
황장수 “이준석의 공격적인 언행, 궁극적인 목적은 윤대통령이 빨리 체제 변화를 모색하게 하는데 있다”
김능구 “혁신이 동반되지 않은 정권교체, 달라진 바 없는 보수정당이 현재 집권여당의 모습이다”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사상 초유의 낮은 국정지지율 속에 취임 100일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도 미래 약속도 담기지 않은 메시지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8월 24일, “취임 100일 윤석열 정권, 국민의 불신과 불안 어떻게 해결해 갈까?”라는 제목 하에, 경제위기의 우려 속에 난맥상을 겪고 있는 정치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정국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삼권분립에서 국회의 힘이 가장 중요하고 거기에서 또 집권여당의 역할이 중요한데,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혼돈이다. 집권 초기에 여당이 비대위 체제로 가는 것도 우리 역사상 최초의 일인데, 그 비대위도 현재 이준석 전 당대표의 가처분과 본안 소송에 의해 흔들리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 갈등에는 윤핵관이라는 존재가 있다. 주호영 비대위 체제 어떻게 보고 계시는가?

차재원 : 주호영 비대위가 위기 상황에 등판해서 일단 조금 안정화시키는 데는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갖고 있는 나름대로의 경륜, 일종의 합리적 균형감 이런 것들이 작용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큰 문제가 있다.

지금 이준석 전 대표가 끊임없이 반발하며, 이제야말로 진짜 내부 총질을 하고 있다. 이 상황까지 온 것 자체에 이준석 본인의 책임도 크지만, 결정적인 사태의 서막은 윤 대통령의 내부 총질 문자였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 사태에 대한 궁극적 책임은 대통령이 져야 된다. 사실 그동안 대통령은 여당의 내홍 사태에도 불구하고 ‘당무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누누이 이야기 해왔다. 그런데 본인이 보낸 메시지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노출됐고 결국 그 문제 때문에 당이 비상 상황이라고 해서 비대위가 떴다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거다.

그런데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때, 대통령은 ‘민생을 챙기느라고 나는 못 봤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제가 볼 때 그게 사실이라면 정무수석, 홍보수석 라인 싹 다 갈아야 된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나? 그리고 대통령이 솔직하지 못하다는 거다. 누가 봐도 이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고심했을 것 같은데, 이준석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언급하지 않겠다고 내부 정리를 했던 것 같다. 결국 지금 이준석을 철저히 패싱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데, 이게 패싱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나는 다른 사람의, 다른 정치인의 말에 대해서 논평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이 문제가 다른 사람의 주장 때문에 비롯된 게 아니다. 이준석에 대해서 입장을 표명하거나 하지 않는 그런 사안이 아닌 거다. 자신의 문자 때문에 여당의 내홍이 일어나고 국정이 흔들리는 상황이라면 국민 모두가 피해를 입고 있는데, 그 원인 제공자인 대통령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뭉개고 지나간다는 것은, 앞서 이야기했던 국민적 관점하고는 정말 동떨어진 이야기다. 이런 식의 대처는 정말 문제 있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대통령의 기자회견 때문에 이제 이준석은 완전히 ‘루비콘 강’을 건넌 것 같다. 8월 13일 본인이 기자회견 할 때만 해도, 윤핵관과 윤석열을 구분하면서 ‘자기와 윤 대통령 사이에 말을 전달하는 윤핵관들이 왜곡하고 사심이 개입해서 이간질을 했다’는 식으로 문제를 정리했는데, 윤 대통령이 17일에 이것을 완전히 소위 말하는 개무시를 하니까 그때부터는 완전히 돌아섰다.

그 결과로 지금 이렇게 공격을 하고 있는데, 이준석이 하고 있는 행위 자체는 과유불급이라고 본다. 본인이 지금 당을 깨고 나간 상황도 아니고 당 안에서 뭔가를 도모하려고 한다면 윤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 자체는 결국 자신한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거다. 나름대로 금도는 지켜야 되는데 그렇지 못한 측면은 분명히 잘못된 거다.

하지만 이 사태의 수습에 대해 가장 책임이 있는 윤 대통령이 ‘완전히 나몰라라’ 하는 태도로 일관해서는, 설사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다 하더라도 내홍 사태는 끝나지 않는다. 이준석과 이준석을 옹호하는 2030 계열들이 계속적으로 총질을 할 거다. 이러한 상황이 단순하게 국민의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국정의 혼선까지 초래한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퍼펙트 스톰이라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누구에게 도움이 되느냐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저는 정말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고, 이 부분은 어떤 식으로든 대통령이 나서서 수습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법원이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 집행을 본안판결 확정 때까지 정지해야 한다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의힘을 상대로 제기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한 26일 오후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를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회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8.26 [국회사진기자단] 
▲ 법원이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 집행을 본안판결 확정 때까지 정지해야 한다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의힘을 상대로 제기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한 26일 오후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를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회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8.26 [국회사진기자단] 

김능구 : 사람들이 이준석 전 당 대표의 행보와 메시지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부분도 많다. 이준석이 왜 저러는지, 황 소장님이 확실하게 한번 짚어주면 좋겠다.

황장수 : 이준석이 혼자라면 저렇게 못한다. 이준석 뒤에 한편에는 삼촌이라 할 유승민이 있고 또 한편에는 할아버지 같은 김종인이 있다. 그래서 윤석열 지지가 떨어지는 타이밍을 맞춰서 저렇게 집중공격을 하고 있는 거다.

그러면 이준석이 노리는 것은 뭐냐? 이준석은 ‘결국 윤하고는 같이 정치할 수 없다’는 걸 너무 잘 알 거라고 본다. 싸우고 가처분에서 이겨서 간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설사 복귀가 되더라도 대부분 탈당하고 본인이나 몇 명 안 되는 사람이 남을 건데, 그러면 당이 되겠나.

궁극적으로 저 사람들이 노리는 것은 ‘정치의 새 판’이 짜여지는 거다. 세부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김종인이 집요하게 주장했던 ‘이원집정부제 개헌’이다. 윤이 얼마 전에 국회 김진표 의장을 만났을 때 개헌이 언급되었는데, 올 1월에는 ‘국민의 찬성 의사가 먼저’라면서 부정적으로 표현했지만, 이번에는 긍정적으로 말을 했다. 그러니까 본인도 자기 스타일로 갈 때까지 가보다가, 정 안 돼서 지지율이 떨어지면 그때는 ‘2024년 총선에 국민투표 같이 하자’라든가, 그 전에 국회에서 의결을 하든가, 판의 변화를 모색할 거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이준석이 저렇게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전체적으로 여권 내부에서 계속 움직여서 그야말로 윤이 빨리 체제 변화를 모색하도록 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된다. 그걸 단지 서로 간에 감정이 격화돼서라고 해석하는데, 정치하는 사람들이 언제 감정 때문에 끝까지 가버리는 것 봤나? 이준석을 지원하는 그룹에서는 나름대로 계산 속이 있다고 본다.

김능구 : 그런데 성상납 문제는 그런 로드맵에 상당히 장애가 되지 않을까?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날 이 전 대표 지지 당원들의 모임 '국민의힘 바로세우기'(국바세) 소속 1천500여 명이 비슷한 취지로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도 같은 시각, 같은 법정에서 함께 심문이 진행됐다. 2022.8.17 [공동취재]
▲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날 이 전 대표 지지 당원들의 모임 '국민의힘 바로세우기'(국바세) 소속 1천500여 명이 비슷한 취지로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도 같은 시각, 같은 법정에서 함께 심문이 진행됐다. 2022.8.17 [공동취재]

황장수 : 장애가 될 수 있지만, 이준석이 지금까지 판단해 봤을 때, 성상납 문제가 경찰 조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입증되서 처벌받을 수 있는가, 즉 공소시효 문제부터 여러 가지 의문이 있다고 본 것 같다. 그러니까 억지로 시켜서 경찰이 하고 있지만 빨리 입증을 못하고 시간을 끌고 있는 형국이라, 오히려 윤이 빨리 무너지면 그 사건이 흐지부지될 수 있다고 보고 저렇게 하는 거라고 본다.

김능구 : 홍 소장님, 국힘 전당대회 당 대표 여론조사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1등으로 나왔는데, 그 다음 조사에서도 흐름이 그대로 가더라.

홍형식 : 조사 대상 후보를 협의하는 과정에 실제 출마할 사람을 넣자고 하면서 나경원, 유승민, 주호영 등을 열거했는데, 저는 유승민한테 너무 잔인한 게 아닌가 생각도 했다.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무너지고 정치 생명 끝났다는데, 잘못해서 친구 아들한테도 뒤지면 정치적으로 너무 비참해지지 않겠나 했던 건데, 조사를 하고 나니까 유승민이 1등으로 나왔다. 그 결과를 두고 항의를 엄청 받았는데, 다른 조사에도 그렇게 나오니까 없어졌다.

김능구 : 본래 유승민 의원이 당원들 지지가 낮았었다.

홍형식 : 국민의힘은 7:3 즉 30% 비율로 국민여론을 반영하는데, 역선택을 배제하는 민주당과 달리 역선택 방지 없이 조사를 한다. 유튜브부터 시작해서 ‘한길은 왜 민주당 지지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했느냐’고 몰아붙이는데, 국힘의 당헌·당규가 그렇게 정해져 있는 거다. 사실 지난 대선에 윤석열과 홍준표가 그것 갖고 크게 싸웠다. 그때 윤석열은 역선택을 방지해서 민주당지지자는 조사하지 말자고 했고 홍준표는 포함해야 된다고 했는데, 결국은 해오던 방식대로 결정됐고 지금은 그렇게 굳어졌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유승민이 전체 1등을 해도 국힘당에서는 3, 4등인가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 어찌 됐든 규정에 의해서 30%가 반영되는 여론조사를 하게 되면 제가 볼 때 국민의힘은 진퇴양난일 거다. 징계 후 6개월이 지나면 이준석이 다시 출마할 것이고 만약 그 전에 전당대회를 하면 유승민이 나올 텐데, 유승민이 나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교통정리가 돼서 1 대 1로 붙으면 당연히 유승민이 질 거다. 그런데 안철수는 분명히 나올 것 같고 나경원이 나오고 또 김기현도 나오고 해서 3파전, 4파전으로 가면 장담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그래서 그 조사 결과 때문에 지금 국힘당은 향후 전략 측면에서 흐트러지고, 말이 거칠어진 데 대한 이준석 재징계 이야기도 나온다고 보여진다. 또 한편에서는 6개월 전 전당대회 개최를 염두에 두고, 나경원 입각설도 나오고 또 다른 강력한 당권 주자로서 원희룡이 다시 당으로 돌아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김능구 : 지난 번에 권성동 원내대표를 만들기 위해서 김태흠 의원을 충남지사로 정리했었다. 그런 측면에서 나경원 장관설이 나오는 걸 보면 누군가를 당 대표로 하려는 것 아닌가 생각도 얼핏 든다. 아무튼 전당대회 시기가 중요할 것 같다.

차재원 :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정기국회 끝나고 난 뒤에 하자는 거다. 정기국회는 12월 9일 끝나지만 예산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사실상 12월 말까지 간다고 봐야 되는데, 그러면 12월 말 이후니까 1월 초다. 이준석의 징계가 1월 8일까지라서 현 상황이면 1월 9일 이후부터는 이준석이 다시 출마할 수 있다. 8월 13일 기자회견에서 이준석이 당시 비대위원장 물망에 올랐던 주호영을 두고 ‘훌륭한 사람이다. 자기가 예를 갖추고 있다’고 호평을 했었다. 주호영은 비대위 기간을 1월 초까지 가자고 벌써부터 이야기하고 있었고, 당시 이준석 입장에서는 윤 대통령하고 관계를 끝장낸다는 생각을 안 했기 때문에, 아마 1월 초에 열리는 전당대회에 도전해서 정치적 재기를 도모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 돌아가는 당내 분위기를 보면, 이준석이 계속적으로 아주 강하게 총질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이준석의 가처분이 기각되면 전당대회를 좀 당기자는 요구가 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또 하나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거의 확실시 되고 이재명의 민주당은 강하게 반여 투쟁을 한다고 보면, 비대위체제로는 정기국회에서 맞서 가기가 힘들다는 주장들이 나온다. 그래서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애초에 이야기했던 1월 초 전당대회를 약간은 접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당원 뜻에 따라서 한다’는 식으로 한 발 빼고 있다.

그게 아마 대통령 생각인 것 같다. 대통령이 전당대회 시기 언급했다는 것을 부인했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안 난다는 속담처럼 저는 대통령실 기류가 ‘빨리 전당대회 해서 제대로 된 체제를 내세우자’는 것이라고 보는데, 아마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동조하면 그렇게 될거다.

그런데 문제는 ‘대안이 누구냐’는 거다. 이준석이 마음에 안 든다고 쫓아낸 사람은 사실 윤핵관이 아니라 윤 대통령이다. 그러면 윤 대통령 마음에 드는 사람이 돼야 하는데, 나경원 전 의원 같은 경우 복지부 장관 물망에 올랐다는 이야기는 빼겠다는 이야기인 것 같고, 그러면 남는 사람은 김기현 전 원내대표, 그리고 안철수 의원 정도다. 제가 생각했을 때 김기현 의원 같은 경우는 너무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자생력이 없다. 예를 들면 아까 말씀처럼 유승민 전 의원이 나올 경우에는 붙어보나마나 뻔한 게임이 된다는 거다.

그러면 한번 해볼 만한 사람은 안철수 의원인데 여기에 또 딜레마가 있다. 차기 당권을 쥐는 사람은 24년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이 공천권 행사를 통해서 총선 승리를 하게 되면 완벽하게 당을 장악할 수 있다. 그러면 그 사람은 차기 대권 도전에 아주 유리한 고지로 올라간다. 그런데 과연 윤 대통령이 안철수를 차기 구도로 내세울 거냐? 안철수가 당 대표를 맡는다는 이야기는 그것을 용인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 해야 되는 거다.

저는 그런 마음의 준비는 안 돼 있다고 본다. 두 사람의 신뢰관계가 그 정도에 있는 것 같지도 않고, 제 생각에 윤 대통령은 자기 마음에 쏙 드는 다른 후보를 내세워서 정권을 재창출하려는 생각이 아주 강할 거다. 그게 한동훈이 될지 또 다른 윤핵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안철수는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 차기 당권에 대한 방정식을 풀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김능구 : 앞으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에서 국힘의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는 아주 중요하다. 자기가 국정운영의 그립을 세게 쥐고 갈 수도 있고, 만약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사람이 됐다면 그 순간부터 국정운영은 어려워지는 거다. SBS-넥스트리서치의 15일~16일 조사에 의하면 민심에서는 유승민 19%, 이준석 13.9%, 안철수 13.7% ,나경원 12.3%, 김기현 3.9%, 권성동 1%로 나온다. 반면에 당심은 나경원 28.2%, 안철수 20.9%, 이준석 16.2%, 유승민 8.8% 이런 순서다. 금방 말씀대로 나경원이 장관으로 가게 되면, 안철수 의원이 굉장한 경쟁력을 갖게 되는데, 거기다가 윤핵관의 또 한 축인 장제원 의원하고 이른바 ‘간장연대론’이 있다. 권성동 의원의 경우에도 당대표까지 생각했는데, 독자적으로는 어려울 것 같다.

차재원 : 권성동 원내대표는 거의 정치적 상종가를 치고 이제는 하락하는 걸로 보인다. 다른 기회가 별로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이번에 문자 노출 때문에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다.

김능구 : 그러면 하나의 상수가 안철수 의원이다. 안철수 의원은 정기국회가 중요하다는 원론적 입장이었지 꼭 내년으로 가자는 이야기는 아니었고, 그래서 ‘12월달 안철수’ 이렇게 그림을 잡아가는 거 아닌가 싶은데, 거기에서 변수는 ‘과연 안철수 의원을 믿을 수 있느냐’ 예를 들면 ‘2기 윤석열 정부를 안철수랑 같이 갈 수 있느냐’ 여부인데, 어떻게 보시는가.

황장수 : 제가 한때 안철수 박사였는데, 지난번에 안철수 의원을 인수위원장을 시켜주고 그다음에는 본인이 굉장히 하고 싶어 했지만 다른 공직을 안 줬다. 또 자기 쪽의 몇 안 되는 사람들을 해달라고 강하게 푸쉬했는데, 결국은 차관급의 백경란 말고는 안철수 사람이 있는가 의문이다. 백경란도 정기석이라는 감염병 전문가를 뽑아 감염병전문위원회인가 만들어서 사실상 무력화 시켰다.

그 뒤로 윤 정권이 하는 모습을 쭉 보면, 윤핵관이란 뿌리가 별로 깊지도 않지만 윤핵관이라는 틀에 부합되지 않는 것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결국 다음 전당대회 할 때 쯤에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지금보다 더 빠져 있을 거다.

과거에 박근혜 정권이, 국회의장 정의화, 당 대표 김무성 등, 자기하고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 계속 뺏겼고, 그러면서 사실상 박근혜 몰락이 시작된 거다. 그런 것을 굉장히 꺼리고 있을텐데, 이번에 비대위원장에 왜 주호영이 됐고, 또 왜 김무성이 다시 등장해서 평통 수석부의장이 됐을까 생각해보면, 저는 본인도 사실상 야당과의 타협을 통해서 정치적 딜을 하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자기는 다른 보수 후보들처럼 크게 빚이 없고, 그래서 퇴로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럼 그렇게 가는 과정에서 안철수라는 캐릭터가 자기하고 맞는가를 봤을 때, 나는 고양이나 개처럼 둘이 잘 안 맞다고 본다. 검사 출신하고 스타일이 기본적으로 다르다. 그래서 철저하게 자기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을 갖다 꼽을 건데, 정 안 되면 원로들 중에 하나를 꼽을 수도 있다. 거기에 위협이 되는 나경원 같은 사람들은 치울텐데, 안철수를 시키지도 않을 것 같다.

홍형식 : 그래서 내가 제일 주목하는 인물이 원희룡이다. 대통령하고 관계가 제일 좋은 사람이고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다. 이번에 1기 신도시 때문에 타격이 있었지만, 그 정도 갖고는 상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 원희룡 카드를 쓸지 안 쓸지는 모르겠는데, 정치권의 경력도 있고 학연이나 여러 가지를 감안해도 제일 쓰고 싶은 카드로 원희룡을 염두에 두지 않을까 싶은데, 사실 이런 사태를 예상했다면 국토교통부 쪽에 안 올렸을 거다.

그렇다 해도 경쟁력은 장담 못하겠다. 만일 원희룡이 나갔을 때 안철수가 안 나가겠다고 하면 되겠지만, 원희룡과 안철수가 경쟁하게 된 상황에서 유승민하고 붙으면 또 갑갑한 상황이 된다.

김능구 : 윤석열 대통령에게 여당의 차기 당 대표가 누가 되는가는 상당히 중요하다. 역대 대통령들, 전두환 때도 그렇고 노태우 때도 그렇고, 자기하고 맞는 사람을 당 대표로 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는데 결국 마음대로 안 됐다. YS는 뭐 본인이 쟁취했다는데 그 과정도 활극 비슷하게 정리된 거다. 집권여당의 전당대회 불과 몇 개월 남지 않았는데, 그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가 어떻게 모습을 갖춰나가면서 여당과 움직임을 같이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그런데 저는, 여당의 현재 모습은 보수 세력의 혁신이 동반되지 않은 정권교체, 그 속에서 전혀 달라진 바 없는 보수 정당의 모습 그 자체가 아닌가 생각도 든다. 차 교수님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시는가.

차재원 : 사실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서 윤석열 후보라는 정치 초보가 1등이 된 이유가 바로 그런 측면 아니겠나 싶다. 저는, 기존에 있던 후보들이 소위 보수 혁신을 이뤄내지 못했기 때문에, 새로운 피를 수혈해야 되겠다는 보수 지지층들이 윤석열을 선택한 거라고 본다.

김능구 : 일정 정도는 그 사람들이 혁신을 할 수 있는 정치인도 거부한 거다.

차재원 : 물론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윤석열이 훨씬 더 잘하겠다는 기대를 갖고 뽑은거죠.

김능구 : 혁신을 잘한다고 뽑은 게 아니라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다고 뽑은 게 아닌가.

차재원 : 지난 대선 때 국민의힘이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탄핵의 강을 건너는 거였다. 그러기 위해 혁신이 필요한 건데, 혁신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측면에서 탄핵 수사를 했던 윤석열이라는 후보를 내세웠고 보수의 혁신이라는 기대를 갖고 윤석열을 뽑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우리가 계속 이야기했듯이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난 뒤 보여주고 있는 국정 운영의 스타일이 전혀 혁신적이지 못하고 오히려 구태의 모습을 더 심하게 반복하고 있다는 측면 때문에 비판을 하고 있는 거다. 이 부분에 대해서 과연 어떻게 돌파구를 만들어 갈 것이냐인데, 앞서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모든 변화의 출발점은 결국 윤석열 대통령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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