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파장의 빛만 반사…위조 방지 장치·라이다 센서에 활용 가능성 ↑

포스텍 화학공학과 이기라 교수. <사진제공=포스텍>
▲ 포스텍 화학공학과 이기라 교수. <사진제공=포스텍>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 화학공학과 이기라 교수·고분자연구소 문정빈 박사 연구팀은 미 산란을 강하게 일으키는 구형 금속 산화물 나노입자의 대량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입자의 크기를 조절해 반사되는 파장과 물질의 색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도 있다.

비정질 상태인 이산화티타늄(TiO2)에 열을 가하면 무질서하던 입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된다. 다만, 이때 이산화티타늄의 모양이 뾰족뾰족한 침상형 또는 평평한 판상형으로 바뀐다는 한계가 있었다. 물질에 들어 있는 탄소가 열에 의해 공기 중으로 흩어지며 모양이 흐트러지는 탓이다.

이러한 이산화티타늄에 빛을 쏘면 입자들이 제각기 다르게 산란하며 색이 흐리게 보였다. 어느 방향의 빛을 받아도 일정하게 미 산란을 일으키는 구형의 이산화티타늄이 필요했던 이유다.

연구팀은 이산화티타늄 나노입자에 열을 가해, 탄소가 포함된 구형 루타일(Rutile) 나노입자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이 입자는 빛의 굴절률이 매우 높아 미 산란을 강하게 일으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빛을 사방으로 반사하는 기존 물질과 달리, 특정 빛만 강하게 반사해 육안으로도 선명한 색을 볼 수 있었다.

이 연구성과는 향후 위조 방지 장치 또는 자율주행 자동차용 라이다(LiDAR) 센서의 성능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로 이목을 끈다. 입자가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영역에서 파장에 따라 다른 색을 띠기 때문에, 특정 파장에서만 보이거나 특정 파장만을 검출하는 소재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국제 학술지 ‘케미스트리 오브 머터리얼스(Chemistry of Materials)’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한국도레이과학진흥재단, 삼성전자 산학협력과제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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