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위원장으로 지명된 이배용 이화여대 전 총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지명된 이배용 이화여대 전 총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중장기 교육정책의 방향을 정할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가 이달 27일 '지각 출범'하는 가운데, 박근혜 정부 시절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참여한 경력이 있는 이배용 전(前) 이화여대 총장이 위원장으로 지명되고 교원단체 추천을 둘러싼 진통이 이어지는 등 논란이 여전한 상황이다.

교육부는 22일 국가교육위원회의 대다수 위원 구성이 마무리돼 27일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교위는 정부와 정파를 초월해 미래교육 비전을 제시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구로, 학제·교원정책·대학입학정책 등 중장기 교육정책, 교육제도 개선 사항을 담은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국가교육과정의 기준과 내용 고시,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의견 수렴·조정이 위원회의 핵심 기능이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과 함께 7월 21일 출범해야 했지만, 인선이 지연돼 출범도 늦어졌다. 국교위는 위원장 1명(장관급)과 상임위원 2명(차관급)을 포함해 총 21명으로 구성된다. 교원관련단체 추천몫인 2명을 제외한 19명의 인선이 완료됐다.

위원장에는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을 지낸 이배용 청와대 관리활용자문단장이 지명됐다. 국회 추천 상임위원은 김태준 전 동덕여대 부총장, 정대화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다. 

상임위원 2명을 제외한 나머지 국회 추천 위원은 김석준 전 부산교육감, 김태일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 박소영 교육바로세우기 운동본부대표, 이민지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회장, 이승재 국회 교육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장석웅 전 전남교육감, 전은영 서울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공동대표 등 7명으로 결정됐다.

대통령 지명은 이배용 전 이대 총장, 강은희 대구교육감, 강혜련 이화여대 명예교수, 김정호 서강대 겸임교수, 천세영 충남대 명예교수 등 5명이며, 단체 추천으로는 홍원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 이영달 시·도지사협의회 사무총장이 참여하고, 장상윤 교육부 차관과 조희연 시도교육감협의회장도 당연직으로 참여한다.

교원관련단체 추천의 경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3개 단체가 추천자 2명을 정하는 과정에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공석이다. 전교조는 관련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한 상황이다.

국교위가 닻을 올렸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국교위는 '백년대계'인 교육정책이 정권에 따라 뒤집히지 말아야 한다는 문제의식 속에 탄생한 기구지만, 대통령 지명 위원과 국회 추천 위원 명단을 보면 정치색이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사학자인 이배용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참여해 비판이 일었다. 정대화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참여연대 출신으로,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 중형을 내린 재판부를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오석환 교육부 기획조정실장은 "(이배용 위원장은) 다수 기관의 대표직을 역임했고, 리더십과 교육분야 전문 지식을 갖고 있다"며 "위원장을 맡은 만큼 중립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영학 전문가 등 교육분야 비전문가가 위원으로 참여하는 점, 주요 교육정책을 다뤄야 함에도 정원 31명에 불과한 왜소한 조직으로 출발하는 점도 논란이다. 이에 대해 김정연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국교위법에는 교육전문가뿐 아니라 경제·사회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도록 돼 있다"며 "대통령 지명 위원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굵직한 현안이 산적했는데 교원단체 추천 인사가 빠진 채 출범하는 것을 두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교위는 올해 말까지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심의·의결해야 한다. 2028학년도 대입개편 절차를 시작하고, 학제·교원정책·학급당 적정 학생 수 등 중장기 교육제도 개선에 대한 사항도 고민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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