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여야간의 날선 프레임 공방 속에 민생 국회를 위한 협치는 이미 물 건너간 분위기다. 경제와 민생의 위기, 북한 미사일 위협 등 중차대한 현안이 산재해 있지만, 레임덕 수준 지지율에 머물러 있는 대통령과 차기 당권 향방에 몰두하는 여당은, 과연 과제를 해결할 국정 동력을 이끌어낼수 있을지 우려되는 모습이다. 국정감사 현장이 한창 뜨거워진 17일, 폴리뉴스는 10월 <김능구와 이강윤의 여론조사대해부> 대담을 통해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현 주소를 가늠해봤다.

김능구 : 2022년 10월 17일 김능구와 이강윤 여론조사 대해부, 오늘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전당대회, 정부 여당에 대한 이야기다. 먼저 윤석열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현재 약보합세라고 봐야 될 것 같다.

이강윤 : 당선으로부터 7개월이 좀 넘어섰고 정식 취임으로 보면 5개월이 좀 지났다. 도중에 6월 1일 지방선거가 있었는데, 아시다시피 국힘의 대승으로 끝났다. 그때가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가 정점이었고 이후 계속 내리막길인데, 이제는 조금 고착화되는 게 아닌가 싶다.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이 약 30% 부정이 약 60%, 그러니까 ‘3 대 6’구도가 6월 이후 5개월째 굳어져 가고 있다.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515호 www.gallup.co.kr>
▲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515호 www.gallup.co.kr>

그리고 조금 다른 질문을 던져도, 이를 테면 윤 정부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쭤봐도, 긍·부정 비율이 거의 3 대 6 구도를 벗어나지 않는다.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바뀔 수도 있는 건데, 큰 틀에서는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약 30%, 비판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한 60%다. 그중에서도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비율이 52~53%를 넘고 있다는 것, 언제 어느 여론조사를 봐도 거의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는 하나의 팩트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최근 추이를 보자면, 영국과 미국 방문 과정의 비속어 등등으로 인해 굉장히 흔들릴 것 같았고, 당시 갤럽 조사에서는 윤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인 24% 동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다음 주 조사에서는 더 빠지지 않고 오히려 상당히 올라갔다. 갤럽 기준으로 긍정 비율이 29%로 올라갔는데, 이후에는 1%p 정도의 등락이 있다.

10월 들어 이루어진 몇 군데 조사를 간단히 일람해드리면, 먼저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서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조사한 것은 긍정이 31.9% 부정은 67.2%로 나왔다. 쿠키뉴스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한 조사는 같은 기간에 이루어졌는데 긍정 31.3% 부정 67.0%로 사실상 똑같은 결과였다. 그리고 10월 11일부터 12일 미디어토마토에서 실시한 걸 보면 긍정 30.4% 부정 67.1%였다. 그러니까 긍정은 30%에서 32% 사이, 부정은 67% 정도가 고정적으로 나오고 있다.

갤럽의 10월 2주차 11일부터 13일까지 조사한 국정 지지율은 긍정이 28% 부정은 63%였다. 아시겠지만 갤럽은 주관식 답변으로 사람이 전화를 걸어서 묻고 응답자들이 자기 생각을 직접 말하는 방식이다. 앞서 말씀드린 세 가지 조사는 ARS 방식인데, 결과에서 보듯이 전반적으로는 ‘긍정 30 부정 60’의 구도가 이미 굳어진 듯 보인다. 그리고 조금 이른 감은 있지만, 앞으로도 윤 정부 국정에 대한 평가는 크게 바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515호 www.gallu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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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지지율은 조금 변동이 있다. 반드시 대통령 지지율하고 비례해서 움직이는 이른 바 커플링 현상이 나타나는 건 아닌데, 민주당이 국힘에 역전해서 상승하는 추세로 돌아섰다. 여러 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민주당이 많게는 40% 넘는 지지를 받기도 한다. 갤럽에서는 민주당 38%, 국민의힘 32%로 오차범위 이내의 결과지만, 한 주 전에는 민주당 32%, 국힘 33%로 거의 비슷했는데 민주당이 역전시키며 차이를 조금 벌린 모습이다.

주요 이슈에 대한 여론도 함께 짚어보겠다. 먼저 쿠키뉴스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한 결과인데, 이준석 전 당대표에 대해 당원권 1년 추가 정지한 2차 징계가 있었다. 그것에 대해 ‘이준석이 그만큼 잘못했다’고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 36.5%, ‘국힘이 왜 저래? 징계하는 거 옳지 않다’고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58.3%였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했던 질문 중에 보면, ‘윤석열차’라고 풍자했던 고등학생 그림에 대해 문체부가 경고한 것에 대해 ‘경고할 만하다’는 분들이 25%,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억누른다‘는 비판적 의견이 65.1%였다. 그다음 김건희 여사의 국감 증인 출석 문제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35.3%, 필요하면 당연히 나와야 한다가 62.2%다. 감사원이 정치 감사를 하고 있다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청와대 이관섭 정책기획수석에게 문자로 보고 비슷하게 한 것에 대해 물어봤더니 문제 있다는 의견이 62.3%, 문제 없다가 28.8%였다.

정치적으로 꽤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이슈들에 대해서도 윤 정부 측에 비판적인 것이 60% 안팎, 긍정적으로 동조하는 것은 30% 안팎, 결과적으로 ‘3 대 6’ 구조는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다.

김능구 : 외교안보 이슈는 좀 달랐다.

이강윤 : 확연히 달랐다. 북핵 문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한·미·일 안보 체제가 좀 더 강화되고 있는 게 새 정부의 기조인데, 그중에서도 일본과의 군사협력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친일 국방이라고 얘기하면서 비판했다. 지난 주말을 거치면서 민주당이 기조를 조금 바꾸기는 했는데, 이것에 대한 갤럽 측의 조사결과를 보겠다. 북핵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일본과의 군사협력이 필요한가 물었더니, 필요하다 49% 필요없다 44%로, 필요하다는 쪽이 조금 많지만 오차범위 이내다. 다른 이슈에서는 윤 정부를 비판적으로 보는 게 많은 반면에, 일본과 협력해서라도 북핵에 대응한다는 것에는 팽팽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김능구 : 현재 국정 지지율에 대해서 한 세 가지 측면에서 짚어봤으면 좋겠다. 첫 번째는 조문과 비속어 파문 이후에 지지율이 더 내려갈 것으로 봤는데 24%를 최저점으로 다시 조금 올라갔다. 그걸 어떻게 봐야하는가라는 것이 하나고, 두 번째는 정당 지지율이다. 말씀대로 지난 주 갤럽조사에서 민주당이 역전을 했는데, 그 전에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양당이 비슷하거나 국힘이 우세인 것도 있었다. 그래서 민주당 의원들이 ‘당 지지율이 너무 안 올라서 걱정이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다. 세 번째는, 일본처럼 내각제에서는 지지율이 30% 가까이 떨어지면 수상을 다시 선출해야 되는 상황인데, 현재 20%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 왔다 갔다 하는 윤석열 정부, 과연 국정의 동력은 어느 정도일까라는 것이다.

먼저 지지율 추이인데, 이전에 MB 같은 경우 광우병 사태 때 10%까지도 떨어졌었다. 그런데 윤 대통령 지지율은 20% 초중반에서 멈추더니 오히려 반등했다. 현재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걸 보수 지지 세력의 결집으로 봐야 될까?

이강윤 : 흔히들 그렇게 분석하는데 일견 합리성이 있다고 보여진다. 숫자의 일관성이라는 측면에서 갤럽의 조사결과를 보면, 8월 첫째 주가 24%로 윤 정부 출범 이후 최저였다. 당시 박순애 교육부 장관에게서 나온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논란이 피크였던 때인데, 직후에 박 장관은 사퇴했고 실질적인 경질이었다. 그리고나서 조금 올라오다가 다시 영미 순방 과정에서 이슈가 터졌는데 ‘이 XX라고 했다’는 등 상당히 직관적이고 감정적인 문제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20%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크겠구나 생각했고, 그 문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도 논란이 더 확대됐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더 내려가지 않았다. 굉장히 많은 시간이 흘렀거나 여론이 필터링되고 가라앉을 정도의 시일이 지난 후 조사를 한 게 아니고 매주 조사를 해오고 있었는데, 즉 그 이슈가 아직 완전히 꺼지지 않았는데도 지지율이 더 이상 추락하지 않았다는 거다.

이것은 첫째, 이전의 학습 효과로 보수권 지지층이 자각한 게 아니겠는가 생각된다. 이를테면 MB 같은 경우 광우병 사태 때 15% 정도까지 추락했었는데, 청와대 진용을 전부 바꾸는 등 정권 초반의 위기를 겨우겨우 헤쳐 나왔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하고 나서 계속 난타당하고 있는데, 아직 강한 지지를 보내고 있는 이른 바 콘크리트 지지층에서도 ‘어떤 점 때문에 지지하십니까’ 물으면 똑바로 언급하는 게 별로 없다. 그냥 ‘잘 모르겠다, 응답하지 않겠다’ 하면서도 다른 당을 지지할 수는 없는, 요즘 유행어를 빌자면 ‘찐 보수’라 표현할 수 있는 층인데 ‘이대로 더 놔뒀다가는 10% 이하로 추락하고 굉장히 흔들릴 것 같다’는 위기의식이 작동된 것 같다.

두 번째는 대통령실이 MBC를 콕 집어서, ‘MBC가 자의적으로 자막을 달았는데 이것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다’라면서 논란의 주요 이슈를 살짝 바꾸었는데, 이것이 일정 부분 성공했던 것 같다. 특히 민주당이 그 이슈를 가지고 계속 코너로 몰고 가지 못하도록 하는 데는 조금 영향을 주었다고 보이는데, 무엇보다도 이 정도로 흔들려버리면 앞으로도 4년 몇 개월이 남아 있는데 어떻게 운영될 것인가라는 위기의식이 크게 발동한 것은 확실한 것 같다.

또 하나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실망과 지지 이탈을 잘 흡수하고 있느냐인데, 이른바 반사 이익은 전혀 못 보고 있다는 점이다. 3월 9일 대선 득표율이 48대47이니까 거의 5대 5이고 이것이 지금 30대60으로 바뀌어 있다.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던 50% 중에 약 20% 정도가 이탈했지만, 그걸 민주당이 고스란히 넘겨받기는커녕 반 정도도 못 받고 있는 거다. 민주당 내부의 여러 가지 리스크가 있는 건데, 이재명 사법 리스크도 있을 것이고 많은 의석으로 제대로 뭘 하지 못한다는 오래 전부터 제기되었던 문제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정치적 중립층이나 무당층으로 빠져버리지 민주당으로 전이되지 않는다는 점도 있는 것 같다.

김능구 : 말씀하신 갤럽조사의 통계표를 보니까, 전체적으로 긍부정이 28%대 63%인데, 대구경북은 긍정이 41%로 약 10%p 정도 높지만 여기서도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 52%로 더 높다. ‘3 대 6’이 아닌 ‘4 대 5’ 정도라는 것이고 PK에서도 ‘37 대 55’니까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연령층에서도 20대 21%, 30대 18%, 40대 14%인데, 한창 내려갈 때 9%로 한 자릿수까지 내려갔었으니까 조금 회복을 한 상태다. 이념 성향으로 보수를 보면 ‘53 대 40’으로 역시 절반 이상이 잘하고 있다고 한 거다.

금방 이야기하신 몇 가지 점과 결부시켜 보면, MB와 박근혜 때의 학습 효과로 인해, 더 추락한다면 제2의 탄핵 사태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한 거다. 최저치를 벗어난 줄 알았지만, 다시 한 번 더 떨어지는 것은 완전히 가는 거다.

이강윤 : 사실상 식물정부 상태로 간다는 걸 우려했다는 얘기다.

김능구 : 탄핵 당시에 ‘보수 정당은 미래가 없다’는 분석도 제법 있었다. 한국의 보수가 환골탈태하지 않는 한 어려울 것이라고 했는데, 사실 지금 보면 국힘이 바뀐 게 별로 없다. 대통령만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을 데리고 와서 대선에서 0.73%를 이긴 거다. 과연 당이 혁신되었느냐 하면, 혁신위원장으로 있었던 사람들도 아직 당에 있지만 사실 그 분들도 혁신됐다는 이야기를 못 한다. 그리고 혁신의 총아라고 했던 이준석이 날아가 버렸고 그 속에서 국힘의 개혁적인 변화를 지지했던 젊은 층의 지지도 같이 날아가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지지율이 더 떨어졌다가는 그냥 바닥을 치는 정도가 아니라 멸망한다는 위기의식까지 갖지 않았나 생각된다. 첫 번째로 지적하신 부분이 정확하다고 본다.

두 번째 나름대로의 위기관리 전략으로 대상을 약간 변화시키는 효과를 줬다는 건데, 이것도 결국은 위기의식 촉발에 준하는 것이라 본다. 보수 세력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 ‘맞아, MBC와 친문 세력, 친명 세력의 사실 왜곡이다’라는 식으로 자기들이 명분을 가지려 한 거다. 중도나 진보 세력에서 이것 때문에 무엇인가 바뀌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는 것처럼, 지금 마지막으로 버티고 있는 것은 30%의 콘크리트 지지층, 도저히 물러설 수 없는 보수 세력이다. 이 세력이 이전에 광우병 때는 15%까지 내려갔고 박근혜 때는 8%까지 내려간 거다. 그래서 그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금 윤석열 정부나 국힘에서 뭔가를 해야 되는데, 제 느낌에는 자꾸 엇박자로만 나가고 있다. 정도라는 것은 결국 보수 정당의 혁신이다. 그런데 자꾸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강윤 : 그런데 대통령의 마이웨이를 제어까지는 못해도 ‘대통령 스스로 느끼도록 해주는 사람이나 브레이크를 당길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나’하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의 마이웨이는, 후보 시절 자기 캐릭터가 굉장히 강하고 자기 신념 체계에 대한 확신이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실제 정부를 구성해서 몇 가지 주요 스텝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걸 보니까 ‘후보 시절 느꼈던 것이 확실하다’고 아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비판하는 반대 측 뿐만 아니라, 보수 중에서도 비교적 온건하달까 또는 상식과 합리를 좀 더 중시하는 측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살 수 있는 길은 합리와 상식에 기반한 그리고 나름대로 윤석열 표 공정의 뭔가를 기대한 사람들을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봤다. 그렇게 하면 가까스로 이긴 불안한 승리였지만 그래도 어떻게 꾸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지만, 그런 사람들을 확 돌아서게 하는데 주저함이 없었고 정말 짧은 시간 밖에 필요치 않았다. 이번에 비속어 파문이 나왔을 때도 대통령이 대응하는 걸 보면, 자신이 한 말임에도 불구하고 ‘팩트를 가리자, MBC 이상하다, 진상을 좀 알아야겠다’는 거였다. ‘논란이 됐으니 어쨌거나 좀 유감이다’라고 하는 것도 별 무리가 없을 일인데, ‘진상 가리자’라는 말은 ‘조사하라’는 말로 들린다.

출근하는 윤석열 대통령.영국ㆍ미국ㆍ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9월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출근하는 윤석열 대통령.영국ㆍ미국ㆍ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9월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무튼 김 대표님이 정확히 짚어주신 것 같은데, 윤석열 정부가 가지고 있는 것을 종잣돈이라고 생각하면, 아직까지는 최악 상태의 이명박이나 박근혜보다는 많다. 찐보수들을 갤럽 조사로 최소한 24%는 확보하고 있고 다른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하면 30% 정도는 나오고 있다.

윤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안타 같은 안타는 한 번도 친 걸 못 봤고 계속 안 좋은 타구만 나오고 있어서, 굉장히 불안하고 신뢰할 수 없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박근혜나 이명박 정부의 최악 시점을 보면, MB 때는 광우병 사태로 국민 여론이 굉장히 나빠졌지만 국회의석은 집권당이 많았다. 지금은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가 ‘3 대 6’ 거의 더블스코어로 불리하고, 국회 의석도 민주당이 169 또는 170석. 국민의힘은 다해봐야 110석 남짓으로 절대적인 열위에 있기 때문에, 과연 무엇을 근거로 끌고 갈 수 있을까 의문이다.

의원내각제 같으면 당연히 새로 선거를 해야 되고 물러나는 정치적 책임을 져도 진작에 졌어야 하는 상황인데, 대통령제니까 이렇게 끌고는 가는 거다. 앞으로 연금 개혁, 교육 개혁, 인구 정책 등을 완전히 뜯어고치겠다고 하고, 대북, 안보 문제도 다른 스탠스로 가겠다고 하는데, 과연 무엇을 가지고 이끌어 갈 수 있을까. 노동개혁도 중요한데 무슨 총살감 어쩌고 하는 김문수가 무슨 역할을 할까. 별다른 카드가 없어 보이는데 대통령이 고집하는 마이웨이만 가지고 과연 될 수 있을까. 더구나 협치는 이미 안 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인데.

김능구 :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김문수 위원장을 임명했다. 한 때 우리가 존경했던 선배인데, 누가 그런 비유를 했다. 독립운동가인데 전향하고 배신한 사람도 계속 독립운동가라 해야 되느냐고. 노동개혁을 위해서 경사노위가 노와 사의 중재 역할, 균형적인 역할을 해줘야 되고, 국회에도 그런 균형 감각을 가진 분들이 없다고 할 수 없는데, 한쪽 입장을 가진 사람이 위원장이다. 합법적인 파업에 대해 노조에 대한 손배소를 제재하는 것이 노란봉투법인데, 거기에 대해서 ‘자본주의에서 사유재산을 부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이야기 한다. 자본주의도 최초의 그것과는 다르게 역사적으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발전해왔고, 지혜로운 김문수 위원장님이 그걸 모를 턱이 없을 거다. 국회에서 그 논란이 있었음에도 그대로 임명을 강행했고, 그분이 옛날에 노동운동가로서 이름난 분이었다면서 거기에 대한 설명은 본인이 추가적으로 하면 될 것 같다는 게 대통령실과 윤 대통령의 이야기였다.

윤석열 국정지지율의 변화 가능성과 관련해서 ‘아니면 아니라고 브레이크를 걸 사람이 있느냐’는 이야기를 하셨다. 우리 현대사를 보면 해방 이후 이승만 대통령이 독재 정권의 효시라고 볼 수 있는데, 그다음에 그보다 더한 군사독재 정권이 나온다. 노태우도 물태우라고 하지만 실제 그 본성은 같았다. 그래서 기성세대 50대 이상이라면 생생히 경험했다. 길거리 다닐 때도 서로 눈치를 봐야 되고, 지하철 내려갈 때도 항상 청자켓 입은 사람들이 여성들 핸드백까지 검사하는, 지금 젊은 친구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회였다. 대학교 강의실에도 사법 경찰들이 와서 교수들 강의를 체크할 정도로, 진짜 폭압적인 권력을 행사했던 게 전두환과 5공화국이었고, 또 많은 사람들을 형장에 이슬로 사라지게 한 게 박정희 대통령 시절이었다.

그런데 그런 시절에도 여당 내에서 박정희와 전두환에 맞서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무슨 파동이다, 무슨 파동이다 해서 4인방이 나오고 중앙정보부 잡혀가서 고문당하는 그런 뭔가가 있었다. 그야말로 쌍팔년도 시대의 이야긴데, 윤 대통령의 시대는 어떤가? 민주화가 되고 국민의 의식 수준도 높아졌고 군부하고는 전혀 성격이 다른 민간인 출신 대통령이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지금 윤 대통령한테 ‘벌거숭이 임금님’이라는 말들이 여권 내에서 나오고 있다. 딴 게 아니라 사실을 사실대로, 진실을 진실대로 진언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오는 거다.

누가 보더라도 그냥 간단한 사과 ‘아, 죄송합니다 제가...’ 이렇게 끝낼 수 있었던 문제를 끝까지 고집을 피우고, 참모들이 전부 다 거기에 맞추려다 보니까 해외 정상외교 과정에서 15시간 동안이나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을 초래한 거다. 본인 표현처럼 이것이 ‘나라의 안보에 문제가 되는 것’ 아니면 뭐겠나.

그래서 제가 볼 때 차제에 누군가는 나서야 된다. 언론하고 야당이 아무리 소리친다 해도 그것이 대통령한테 미치는 영향은 너무나 제한적이라고 본다. 흔히 말해서 친윤, 윤석열 대통령을 만든 분들, 특히 초등학교 동기부터 시작해서 대학 동기까지 쭉 같이 갔던 사람들이 있다.제가 보기에 훌륭한 사람들이 많은데 이분들이 친구를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지금 나서야 하는 것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그런 생각을 해본다.

정말 당의 혁신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는가라는 부분에서도, 대통령과의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동시에 정부에 대한, 대통령에 대한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여당 정치인이 존재하지 않으면 어렵다. 지금도 국회가 엄청난 여소야대다. 실제로 법안으로 뭘 할 수 있는 것은, 협치가 되지 않는다면 하나도 통과되기 어려울 거다. 정부 조직법부터 시작해서 여가부 폐지까지 하나도 되기 어렵다. 그게 11월, 12월이면 현실로 다 드러날 거다.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48%의 국민들. 지지하지 않았더라도 대통령으로서 훌륭한 나라 만들기를 기대했던 수많은 국민들, 이 국민들을 위해서 윤석열 대통령뿐만 아니라 여당 정치인들도 비상한 각오를 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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