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미팅서…"스필오버 효과 최소화해야"

(연합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3일(현지시간)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한 양적완화(QE) 정책의 출구전략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월 850억달러에 달하는 채권 매입 규모를 연내 축소하기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리고 있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해 각국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책이 세계 경제에 아직 필요하며 이를 끝냈을 때의 위험성은 아무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중에 돈을 푸는 이례적인 금융 정책을 끝내야 할 날이 올 것이고 물론 이를 종료해야 한다. (양적완화 정책) 입구가 그랬듯이 출구 또한 우리를 미지의 영역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부양책이 핵심 지역, 특히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유럽과 일본 등에 여전히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중앙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낮게 유지하려는 노력을 거둬들일 때 매우 조심스럽게 전략을 짜야 한다. 또 정책 변경이 가져올 스필오버(spillover)를 최소화하기 위해 서로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필오버 효과는 한 영역에서 일어난 경제 현상이나 한 국가에서 취한 경제 정책이 다른 영역이나 지역으로 전이되는 것이다.

양적완화 조치나 이를 축소 또는 종료하는 조치가 자국 경제 상황에 따라 결정돼야 하지만, 다른 국가나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이 최근 신흥시장에 큰 충격을 준 사실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연준의 연방준비은행 총재들도 잭슨홀 회의에 참석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양적완화 축소 시기에 대한 이들의 생각은 다소 엇갈렸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CNBC와 인터뷰에서 "경제 지표가 지속할 수 있는 성장세를 보여줘야 하지만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를 축소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는 9월 양적완화 축소가 어렵다던 그의 이전 발언과 다른 것이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양적완화 축소 시기는 경제 지표에 달렸다"면서 "지표가 꾸준하게 개선된다면 연내에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제임스 불러드 세이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 상승률은 낮고 다른 경제 지표들은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조심스러운 생각을 보였다.

잭슨홀 회의는 원래 각국 중앙은행 총재와 학계 인사들이 모여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학술회의적 성격이 짙은 행사이지만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이 회의에서 양적완화 등 중요한 내용의 연설을 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 회의에는 버냉키 의장을 비롯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뱅크 오브 잉글랜드의 마크 카니 신임 총재 등 거물급 인사들이 참석하지 않아 예년보다 관심도가 떨어졌다.

버냉키 후임으로 유력시되는 재닛 옐런 연준 부의장은 참석하지만, 연설 일정이 없고 다른 유력 후보인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참석하지 않는다.

올해 회의에 참석하는 거물은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 정도라고 미국 언론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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