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경제상황..정부, 리스크 대비위해 TF구성

[폴리뉴스 김종화 기자]한국은행이 12일 기준금리를 연 2.00%에서 1.75%로 전격 인하했다. 디플레이션에 직면한 경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풀이되는 만큼 시장과 정부는 반색했다.

그러나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우려 등 리스크 요인에 대한 해결책 마련도 시급하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달이 아닌 다음 달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했으나 한은이 전격 인하를 단행하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61포인트(0.08%) 내린 1,979.22로 개장한 후 큰 폭의 변동없이 횡보하다가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날 오후 12시10분 현재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91포인트(0.27%) 오른 1,986.26을 나타냈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증권과 건설 등 기준금리 인하 수혜 업종이 상승하면서 지수가 올라오고 있다"며 "경기 부양 측면에서 금리 인하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시장·정부·정치권 반색.."경기부양 측면에서 긍정적"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반가운 소식"이라고 환영했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도 "이번 금리 인하로 회복세가 미약한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되고 저물가 상황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한은은 지난해 단행한 두 차례의 금리 인하와 정부의 경기부양책에도 경기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데다 정부와 정치권의 금리안하 압력이 세지자 전격적으로 금리를 내린 것.

한국은행이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12일 이주열 한은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 한국은행이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12일 이주열 한은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금리를 더 내리면 1100조 규모의 가계부채가 더 늘어나고, 미국이 금리인상을 예고한 상황에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음에도 한은이 금리를 인하한 것은 그 만큼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뜻이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국내경제는 수출이 석유제품 등의 단가하락 등에 기인하여 감소하고 민간소비, 설비투자 등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었으며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뚜렷이 회복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임을 예고했다.

한은은 "국내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나 당초에 전망한 성장 경로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GDP 갭(실질 성장률과 잠재 성장률의 차이)의 마이너스 상태 지속기간도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저유가의 영향 등으로 당초 전망보다 낮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결국 당장 급해서 금리를 내린데 따른 댓가를 치룰수도 있다는 의미다.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은 "이제는 고성장·고물가 시대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한국은행이 디플레 파이터가 돼야한다"며 "1%대 기준금리는 한은이 디플레 시대가 왔음을 인정했으며, 그만큼 경제주체들이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당장 가계부채 급증 문제는 발등의 불이다.

◇가계부채 급증·외국자본 유출 우려..정부 "TF 꾸려 리스크 관리"

지난해 단행된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부동산금융 규제 완화 이후 급증한 가계부채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층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수 서강대 교수(경제학)는 "금리 인하로 가계부채가 더 늘어날 것이 분명한데 나중에 금리가 인상됐을 때 높아진 원리금 상환 부담을 어떻게 감당하느냐가 큰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예고한 상황에서 한은이 섣불리 금리를 내려 자본과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줄어들면서 풀렸던 유동성이 미국으로 환류하기 시작하면 한국 금융시장에서도 자본이 대거 빠져나가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주장.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이후에 미국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는데, 이렇게 되면 한국도 인상 압박을 받게 된다"며 "금리를 내리기는 쉬웠지만 다시 올리기는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금리 인하가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자극해 부진한 경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전방위로 경기 부양에 나선다는 방향성 측면에서 금리 인하는 긍정적이지만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며 "지금은 경기 심리가 상당히 위축돼 있어 인하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가계부채는 전반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면서도 "취약계층 중심으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국은 다른 신흥국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모든 경우에 대비해 자본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 기관이 참석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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