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적인 부분 심도 있게 못 다뤄 아쉬워…당 내에서 실천해 볼 터”

조성주 후보가 당 대표 선거 결과에 대해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조 후보가 지난 2일 제주시 연동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정의당 전국 동시 당직선거 당대표 제주 합동유세에서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모습.
▲ 조성주 후보가 당 대표 선거 결과에 대해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조 후보가 지난 2일 제주시 연동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정의당 전국 동시 당직선거 당대표 제주 합동유세에서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모습.

[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정의당 대표 선거에서 심상정‧노회찬 두 스타 정치인에게 과감한 도전장을 내밀어 화제가 됐던 조성주(37세) 후보의 도전이 아쉽게 막을 내렸다.

어제(11일) 정의당 당 대표 경선결과가 발표됐다.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와 심상정 전 원내대표가 각 1, 2위를 차지함으로써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과반수 이상의 득표율이 확보되지 못한 탓이다. 두 사람은 각각 43.0%(3179표), 31.2%(2312표)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진보진영의 차세대 주자로 관심을 모았던 조성주 전 청년유니온 정책기획팀장과 참여당계 노항래 전 정책위원장은 각각 17.1%(1266표)와 8.7%(643표)의 득표율로 3, 4위를 차지했다.

당초 이번 선거는 내년 총선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 탓에 정의당 당원들로서는 타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에서 압도적인 노회찬‧심상정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성주 후보는 자신의 출마가 진보정치 2세대 전체의 도전이라고 밝히는 등 젊은 패기로 똘똘 뭉친 출마선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조 후보가 주목받은 이유는 서른일곱이라는 정치인으로서 어리게 느껴지는 나이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의 이력에 있다. 조 후보는 2010년 청년유니온 설립을 주도한 이래 청년 현실에 밀접한 정치 의제를 직접 다뤄왔으며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정치발전소 등의 단체를 이끌며 청년과 노동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의제를 발굴해왔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는 민주노동당 최순영, 홍희덕 국회의원의 보좌관을 역임하는 등 현실 정치를 가까이에서 경험하기도 했다.

조 후보는 선거 결과가 발표된 다음날인 12일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승복할 수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경력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과분한 지지와 응원을 받았다”고 했다.

조 후보는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 17.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아쉽지는 않았을까. 돌풍을 예상했던 이들은 다소 아쉬운 결과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는 “예상했던 만큼이다”라면서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다. 오히려 그는 “특별히 계파나 당내 지분이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도 그 정도 투표를 받았다는 것은 감사할 일”이라고 했다.

그가 선거 과정에서 아쉬워 한 부분은 ‘정책 선거’가 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는 출마선언문을 통해 인천 자동차공장에서 노동자로 일했던 아버지에 대해 언급을 하기도 했고, 선거 과정에서는 1세대 진보정치가 주장해온 민주노총이나 한국노동 등 각종 노동조합에서 미래를 찾기보다는 그것으로 대변되지 않는 사람들을 대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원내 제3당이라는 한계속에서 그가 원했던 만큼 정책적인 부분을 어필하지는 못했다.

조 후보가 주장해온 ‘2세대 진보정치’는 이번 선거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지만, 굳이 고개 숙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노회찬 후보는 12일 결선 투표를 앞둔 심경을 고백하는 글에서 “조 후보로 인해 정의당의 미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신뢰가 높아진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 할 사실입니다”라고 말했다. 심상정 후보 역시 12일 <결선에 임하며 당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보도 자료를 통해 “조성주 후보의 출마와 반향은 우리 당이 오랜만에 외부로부터 받은 긍정적 관심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젊은 정당으로서의 비전을 뚜렷이 해주었습니다. 당대와 미래의 경쟁구도로 당 대표선거를 의미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라고 했다.

조성주 후보는 결선투표에 진출한 두 사람에게 “정의당의 미래와 진보정치의 큰 미래를 위해서 끝까지 선의의 경쟁을 하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조 후보와의 일문일답.

▲ 선거가 다소 아쉽게 됐다. 소감은?

- 승복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왔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다. 경력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과분한 지지와 응원을 받았다.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캠페인을 치렀다고 생각한다. 진보정치가 한번 더 변화해야 한다는 메시지에 당 내외적으로 많이 호응을 해주셨다. 앞으로 당에서 어떻게 잘 만들어갈까 고민하고 있다.

▲ 득표율이 17%가 나왔다. 만족하나.

- 딱 예상한 만큼 나왔다. 당초 1300표 정도를 예상했다. 특별히 계파나 당내 지분이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도 그 정도 투표를 받았다는 것은 감사할 일이다. 

▲ 선거를 치르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 제3의 당 선거여서 그런지 정책적인 부분들이 아쉽다. 후보들끼리 공방을 벌인다든지 당원들에게 정책적인 부분을 많이 어필하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지역 유세를 다니다보니 심도 있게 못 다룬 것 같다.

▲ 조성주 후보에게서 정의당의 미래를 발견 할 수 있었다는 말들이 나온다.

- 과분한 칭찬이다. 부족한 것이 많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선거 때 얘기했던 것들을 이제 당내에서 실천하는 것이 남았다. 그것을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해서 일해 볼 생각이다. 과분한 칭찬이라서 감사하다.

▲ 결선투표에 진출한 심상정‧노회찬 두 후보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너무 훌륭한 분들이다. 어느 분이 (당 대표) 되어도 정의당을 잘 이끌어 갈 것 같다. 정의당의 미래와 진보정치의 큰 미래를 위해서 끝까지 선의의 경쟁을 하셨으면 좋겠다.

▲ 향후 계획은?

- 일단 결선투표가 끝나고 신임 당 대표가 선출이 되어야 어떤 역할을 할지 정해질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정치발전소 공동대표로 있는데 계속해서 다음 세대 정치가들이나 리더십들을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다. 당 내에서도 여러 가지 역할을 하고 싶은 생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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