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박재형 기자]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2017년을 마감하고 2018년이 밝았다. 

지난해는  새 정부 출범, 국정 농단 사건 등으로 외풍도 많았다. 올해는 5G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는 평창동계올림픽, 5G 주파수 경매, 한미 FTA 협상, 美 무역장벽 강화 등의 이슈가 산업계를 기다리고 있다. 또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해제 여부도 관심 대상이다. 
이에 올 한 해 각 산업별로 주요 이슈와 전망을 살펴보고자 한다. 

전자업계 - 반도체는 전환기 맞아, 가전은 프리미엄 전략 지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업계는 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 초호황의 혜택을 올해에도 누릴 전망이다.  

하지만 반도체산업을 초호황으로 이끌었던 PC와 휴대전화 중심의 수요는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의료산업 수요로 점차 옮겨질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하면서 반도체 시장 전망이 밝다. 자동차·부품에 쓰이는 반도체 매출은 지난해 229억 달러에서 올해 280억 달러, 오는 2021년에는 429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IoT 관련 반도체 매출도 지난해 184억 달러에서 올해 209억 달러를 찍고 2021년 34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 산업에서도 의료전자와 웨어러블 시스템에 사용되는 반도체 매출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각각 9.7%, 9.0%로, 비교적 높은 성장세가 예측됐다. 
 
메모리반도체 수요를 이끌었던 휴대전화용 반도체 매출도 연평균 7.8%의 성장률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IC인사이츠는 “지난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이 급등한 데 힘입어 반도체 시장이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며 “올해에도 반도체 시장 매출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계는 지난해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초고가 제품들을 잇따라 시장에 선보였다.  

초고가 프리미엄 제품은 매출 비중은 낮지만 마진이 높고, 브랜드의 상징성과 첨단 기술력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힘이 크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심혈을 기울이는 아이템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에도 인공지능, 음성인식, 로봇 등 첨단 기능을 담은 프리미엄 전략 제품을 대거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기능 담은 가전<사진=LG전자 제공>
▲ 인공지능 기능 담은 가전<사진=LG전자 제공>
특히 LG전자는 뉴라이프 가전(무선청소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빌트인가전 등)과 스마트 가전, 인공지능 가전 등 새로운 가전 전략을 통해 가전업계를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프리미엄 바람은 스마트폰 시장에도 불고 있다. 

이에 전체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이 내년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은 2013년 333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까지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반등이 유력해 보인다. 올해에는 300달러 선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이 307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수익성과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을 위한 제조사들의 혁신 경쟁이 고조되면서 100만 원을 훌쩍 넘는 초고가 제품들이 시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와 애플이 100만 원 중반에 이르는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고 최근 LG전자도 초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2018년도에는 이 같은 고사양의 초고가 폰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측된다. 

자동차 업계 - 내수·수출 부진, SUV·전기차로 뚫는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은 주요국의 수요 감소와 성장 둔화로 올해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원화 강세와 신흥국의 제한적 경기 회복으로 인해 글로벌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의 이보성 이사는 ‘2018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글로벌 경제는 지난해보다 올해에 더 좋아지겠지만 자동차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자동차 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율은 달러화와 엔화 약세가 지속하면서 가장 큰 불안 요인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엔저 효과를 보고 있는 일본 업체들은 수익성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이사는 “장기적으로는 일본 업체가 엔저에서 얻은 고수익을 연구개발과 신흥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게 되고, 이는 한국차의 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자동차 시장별 올해 전망을 보면 미국은 금리상승에 따른 실구매 부담 증가, 중국은 구매세 인하 종료의 영향으로 각각 판매가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분석됐다.

내수는 신차 효과 축소의 영향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소는 이런 분석을 토대로 올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총 9372만 대로, 지난해보다 1.2%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사실상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 셈이다.

내수는 180만 대(1.1%↓), 미국 1698만 대(1.7%↓), 중국 2423만 대(1.3%↓), 유럽 1807만 대(1.5%↑), 인도 348만 대(8.7%↑), 브라질 233만 대(7.8%↑), 러시아 186만 대(16.7%↑) 등이다. 

차급별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전 세계 자동차 판매 중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만 해도 20% 미만이었으나 지난해 31%까지 올랐고, 내년에는 32%로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은 신차 출시 확대와 정책 수혜에 힘입어 배터리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예상 판매 규모는 지난해 대비 15.5% 증가한 301만 대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도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올해 판매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반등 전략으로 꾸준한 성장세가 예측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을 강화하고 현지 특화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에서 자동차 판매가 둔화된 데다 공급과잉으로 판매량이 줄었다”며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노력으로 판매량을 다시 끌어 올리겠다”며 “중국 소비자들에게 차별화한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2018년 부분변경 모델과 신모델을 출시하며 내수와 수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당장 올해 상반기 중 미국시장 인기 SUV 모델인 쉐보레 에퀴녹스 출시가 예정됐다. 

또 지난해 출시한 전기차 볼트EV를 국내 공급량을 늘려 친환경차 시장 규모에 대응할 방침이다.  

르노삼성차는 최근 한국을 전기차 허브로 만들겠다는 비전 제시와 함께 신형 전기차 SM3 Z.E.를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질 노먼 르노그룹 부회장은 “한국에 르노의 경험을 접목하고 공장과 연구개발(R&D) 시설을 활용하는 한편 한국이 강점을 갖는 전기차 배터리, 정보기술(IT), 커넥티비티 등을 현지 소싱해 확대되는 아시아 전기차 시장 공략의 허브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르노삼성차는 신형 SM3 Z.E. 출시와 함께 전기차 라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르노그룹의 2016년 대비 2배의 판매량과 3배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공격적인 성장 목표에 발맞춰 르노삼성은 신차 출시, 영업점 확대, 마케팅 등을 통해 공격적으로 국내 판매량 증가에 힘쓸 계획이다.  

쌍용차는 G4 렉스턴의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전 세계 SUV 시장 성장세에 맞춰 G4 렉스턴을 유럽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에 공식 출시하고 수출 물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지난 9월 ‘2017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G4 렉스턴을 유럽 시장에 첫 공개하고 영국에서 공식 론칭을 진행한 바 있다. 이어 올해에도 순차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G4 렉스턴을 공식 출시할 계획이다.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추이 및 전망.<사진=글로벌경영연구소 제공>
▲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추이 및 전망.<사진=글로벌경영연구소 제공>
통신업계 - 2018년은 세계최초 5G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는 ‘5G 원년’

올해 KT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세대 이동통신(5G)을 시범서비스하면서 5G 주파수 할당 등 이통사들이 다시금 5G 경쟁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커넥티드카에도 필수적인 5G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대표적인 기반 기술이다. 이에 전 세계 이통사들은 2020년까지 상용화 준비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국내 이통사들도 2019년까지 상용화 준비를 끝낼 예정이다. 

특히 KT는 올해에 동계올림픽에서 세계최초 시범서비스를 위한 최종 점검을 하고 있으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상용화 준비를 내년 중으로 마무리 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서울 을지로·강남, 인천 영종도, 경기 분당에 구축한 ‘5G 전초기지’와 화성 자율주행 실증단지(K-시티) 등을 통해 5G 생태계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오는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 5G 시범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KT는 지난해 6월 대회통신망 및 방송중계망 구축을 완료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강원도 평창, 강릉 등의 경기장을 중심으로 5G 시범망을 구축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에서 모여든 선수와 관람객들은 자율주행버스를 타고 경기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또한 자율주행버스 내부 한쪽 면의 유리창 전체는 대형화면 역할을 해 경기상황 및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지난 9월 KT는 2022년 커넥티드카 매출 5000억 원 달성이라는 목표 하에 커넥티드카 부문에도 주력하고 있다. 

KT는 ‘메르세데스-벤츠’사와 협업을 통해 커넥티드카 상용 서비스 추진하고 있다. 또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10월 일론머스크 테슬라 회장과 만나 자율주행 사업 협력을 논의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서울 강남역 인근에 신규 5G 시험기지국을 개소하고, 3.5GHz 및 28GHz 주파수 대역을 활용해 도심 속 5G 기술 및 서비스 테스트를 시작했다. 또한 5G 클러스터를 통해 기지국 사이를 이동해도 서비스 끊김이 없는 핸드오버 기술 검증을 완료했으며, 5G 버스에 5G 시험 단말기를 설치한 뒤 5G 클러스터를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LG유플러스는 5G기반 스마트 시티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화웨이와 5G로 연결된 도시인 ‘서울 테크시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양 사는 분야별 산업 파트너와 협력해 5G 고정식 무선액세스(FWA)를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구축할 방침이다.
KT 관계자들이 평창 알펜시아 경기장에서 5G 네트워크 기지국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KT 관계자들이 평창 알펜시아 경기장에서 5G 네트워크 기지국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선업계 - 올해는 일감 절벽, 당분간 위기 지속
 
지난해 한국 선박 수주량은 2016년 대비 거의 4배 가까운 성적을 거둬 선전했다. 하지만 2016년까지 수주절벽에 시달려 왔던 영향 때문에 조선업계가 올해는 일감절벽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올해 올린 수주 계약이 매출로 이어지는데 2∼3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매출액 6조4886억 원, 영업흑자 717억 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지난해 4분기에만 5600억 원의 영업적자를 내면서 지난 한 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고 공시한 것이다. 올해 수주 실적을 74억 달러, 내년은 77억 달러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2017년 연간 기준으로 매출액 7조9000억 원, 영업적자 49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내년에는 매출액 5조1000억 원, 영업적자 2400억 원으로 전망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4분기 5600억 원대의 영업적자를 내는 것은 2016년까지 수주 급감 상황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 4분기부터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삼성중공업은 “수주 시점이 지연되면서 2018년 조업가능 물량이 급감했고, 구조조정 실적도 당초 목표에 미달했다”며 “최근 2018년 사업 계획 수립과정에서 이로 인한 영향을 평가한 결과 2017년 4분기와 2018년에 적자가 전망돼 이를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비슷한 처지다. 연간 수주액은 2013년 273억 달러에서 2014년 198억 달러, 2015년 145억 달러로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한 뒤 조선업 불황에 절정에 달했던 2016년은 83억 달러까지 급감하며 최악의 수주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유가상승과 글로벌 업황개선 등으로 지난해 들어 수주실적이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 8조6087억 원, 누적 영업이익이 1조945억 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자구책을 충실히 이행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는 영업활동이 아닌 자산매각 등이 흑자 요인으로 작용해 대우조선해양이 확실히 경쟁력을 회복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특히 지난해 신규수주에서 25억7000만 달러를 기록해 대우조선해양은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조선업이 올해 전망을 어렵게 하는 요인은 이뿐만 아니다. 

대우조선해양이 완성한 시추선(소난골)은 2년 넘게 타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고, 지난해 하반기 확정된 강재가격 인상(톤당 5만 원 인상)은 조선업계 전체에 피해가기 힘든 비용 증가 요인이다. 올해 초엔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추가적인 강재가격 협상도 있다.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려있는 셈이다. 선박가격 중 강재가격 비중은 20~30% 가량이다. 

이 같은 어려움이 예상되자 정부는 향후 1~3년 내 조선업 불황을 견디기 위한 신규 수주 및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본격화한다. 

이는 당분간 어렵지만 조선업 총 발주량이 2019년께 중소 탱커·컨테이너선을 시작으로 2022년께 대형·고부가선박까지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해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정부는 올해 초 주요 정책과제 및 프로젝트를 포함한 ‘조선산업 혁신성장 추진방안’을 발표한다.  
세계 조선 발주량 전망.<자료=산업통상자원부>
▲ 세계 조선 발주량 전망.<자료=산업통상자원부>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은 향후 총 발주량은 2022년께 2011~2015년 수준인 4230만CGT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선박별로 대형·고부가선박은 2022년께, 중소 탱커·컨선은 2019년께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향후 대응 방안으로 1~3년의 불황을 견디기 위한 신규 수주 및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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