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제외, ‘與野 4당·법무부’ “특별재판부 구성될 수 있다”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류를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류를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승태 사법부 농단’의 재판을 다룰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을 놓고 여야간 ‘위헌’ 공방이 벌어진 가운데 법원행정처와 법무부도 이견 차를 드러냈다. 특히 대법원은 “사법부 독립 침해가능성이 있다”며 위헌이라는 공식 의견을 냈다.

8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선 대법원이 ‘특별재판부 설치법’에 대해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돼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사개특위 ‘핫이슈’된 특별재판부 설치 
대법원은 지난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특별재판부는 헌법상 근거가 없고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한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으며, 사법행정권의 핵심인 사건배당과 사무분담에 개입해 사법부 독립 침해 문제가 제기되는 등 위헌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에 8일 특별재판부 설치에 뜻을 모은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의원들은 일제히 대법원의 의견에 비판적 시각을 나타냈다. 반면 특별재판부 설치의 위헌성을 주장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이어갔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날 “특별재판부의 ‘특별’이라는 표현을 붙이면 그게 헌법상의 무죄추정 원칙이 바뀌어 유죄추정이 되나. 그런 논리를 일부 법관이 쓰고 있고, 대법원이 그런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데 저는 위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별재판부 설치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는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부 중 지금 현재의 배당시스템에 의해 배당을 하면 사법농단 사건의 배당이 높은 부는 7개부고 그중 5개부의 부장판사들이 피의자 조사를 받았거나, 피의자로 조사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은 “특별재판부를 구성해서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와 국회의 논의에 대해 사법부 수장이라면 ‘재판의 공정성을 어떻게 담보하겠다’, ‘사법부의 독립이라는 명제를 어떻게 지켜내겠다’ 이런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게 아니냐”며 김명수 대법원장을 겨냥했다.

반면 이철규 한국당 의원은 “저도 사법농단에 대해 실망스럽고 분노할 때도 있지만 지금 분노스럽다 해서 우리가 제도를 송두리째 부정하고 있다는 우려가 든다”면서도 “현행 법체계에서 사법농단에 관여한 사람, 공정한 재판이 의심스러운 사람은 당연히 제척되거나 본인스스로 기피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법원행정처·법무무 ‘위헌’ 의견차
이날 사개특위 전체회의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법원행정처와 법무부의 의견차였다. 대법원 산하의 법원행정처의 경우 특별재판부 도입이 사법부의 독립성을 해치는 등 위헌 소지가 있다며 대법원과 함께 반대 입장을 개진했고 행정부인 법무부는 사실상 찬성 의견을 나타냈다.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특별재판부 도입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원행정처의 공식 의견”이라고 밝혔다.

안 처장은 “특별재판부 설치법안의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할 게 있다”면서도 “그러나 10년, 20년 후에도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 특별재판부를 도입하게 되면 결국 사법부 독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처장에 따르면 해당 의견은 김명수 대법원장에게도 보고됐다.

반면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특별재판부 설치에 찬성입장을 내비쳤다. 박 장관은 박주민 의원의 “특별재판부 설치는 위헌이 아니며 국회의 입법재량권 안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의에 “그렇게 검토했다”고 밝혔다.

다만 박 장관은 ‘특별재판부 설치에 찬성하는 것이냐’는 질의에 대해선 “법무부가 사법부 문제에 관해 주장하는 것 자체가 오해의 소지가 있어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무부는 중립성이나 독립성이 담보된 재판부가 구성돼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특별재판부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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