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대 격전지 PK ‘빨간불’ 대비책 마련에 골몰
한국당, 수도권 공략 위해 ‘대안정당 이미지’ 구축 나서

지난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여야대표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자유한국당 황교안,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사진=연합뉴스>
▲ 지난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여야대표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자유한국당 황교안,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공직선거법 개정안‧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이후 ‘올스톱’ 상태인 국회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치열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1년도 채 남지 않은 21대 총선 준비에 분주한 상황이다.

내년 총선이 문재인 정부 출범 3주년이 되는 시점에 치러지는 만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문재인정부 심판론으로 공격을 가할 태세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같은 공격에 대응할 대비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두 당 모두 최근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민심 흐름의 변화를 분석하며 지역별 대응 전략 마련에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에 폴리뉴스는 지난 6일 총선 기획 1편으로 여야의 ‘총선 프레임’ 구상과 ‘핵심 공략층’ 전략을 주제로 한 기획 기사에 이어 2편으로 총선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여야가 공을 들이고 있는 핵심 전략지역에 대해 살펴봤다. 

최근 언론을 통해 표출되고 있는 여야 지도부의 동향을 분석해보면 여야가 각기 어떤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할 전략지역으로 삼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산·울산·경남(PK)을, 자유한국당은 서울과 경기‧인천, 수도권 지역을 핵심 전략지역으로 세웠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 환송인사와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 환송인사와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민주당, PK 민심 이반 현상에 ‘긴장’
  ‘전국정책+지역 정책’으로 민심 공략

내년 총선 최대 격전지인 PK는 ‘전국정당’을 내건 민주당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크다.

민주당은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보수 강세 지역인 PK에 끊임없이 문을 두드렸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었고 이후 2016년 20대 총선에서 거점 지역 확보에 성공했다. 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부산 18석 가운데 5석(부산 진구갑, 남구을, 북구강서구갑, 사하구갑, 연제구)을 확보했고 지난해 6월 부산 해운대을 지역구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면서 6석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경남은 16석 가운데 민주당이 김해시(갑‧을)와 양산시을 3석을 차지하고 있고 울산에서는 6석 가운데 1석(북구)을 확보하고 있다.

이후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은 한국당을 밀어내고 PK 광역단체장 3석을 모두 싹쓸이했다. 그러나 내년 총선에서도 PK지역 돌풍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최근 PK지역 민심 이반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민주당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남지역 국회의원 2곳(경남 창원성산, 경남 통영·고성)과 기초의원 3곳(전북 전주시 라선거구, 경북 문경시 나·라선거구)에서 치러진 4‧3보궐선거 결과를 두고 사실상 여권이 패배한 선거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여권을 더욱 긴장하게 하고 있다.

여론조사 업체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선거 직후인 6월 14일 PK의 민주당 지지율은 55%로 20%인 한국당을 압도적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달 28~30일 조사에서는 민주당 35%, 한국당 32%로 두 당의 격차가 바짝 좁혀졌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하락 흐름도 심상치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5월 4주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 결과에서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문 대통령은 부정평가 56%, 긍정평가 34%로 격차가 22%포인트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PK 민심 잡기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민주당 지도부와 PK 의원들은 지난 5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PK 민심과 관련해 논의하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공공기관 이전, 동남권 신공항 추진, 경부선 철도 지하화 등 민심을 끌어올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7일 민주당 소속 PK 광역단체장과 의원들은 국회에 총출동해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다시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총선 병참 기지’ 역할을 하겠다고 자처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최근 김경수 경남지사, 오거돈 부산시장과 송철호 울산시장을 연달아 만난 것도 민주당의 총선 전략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5일 ‘환경의날’ 기념식 및 수소 시내버스 개통행사 참석을 위해 경남 창원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창원 중소기업 스마트혁신 전략보고회 참석 이후 반년 사이 7번째로 PK를 공식 방문한 것을 두고 경남 지역 민심을 겨냥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13일 ‘폴리뉴스’ 통화에서 “지난 지방선거에서 PK지역에서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이 많이 당선돼서 민주당의 텃밭처럼 변화돼 있는 상태인데 이번 총선에서 유지될 것인가 걱정이긴 하다”며 “지난 지방선거 때보다 상황이 확실히 나빠진 것은 사실이고 지방선거에서 많이 밀어줬는데 실질적으로 달라지는 게 없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위원장은 “최저임금 인상 문제나 주52시간제 등과 같이 전국적 정책에 대해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면 지지도가 약한 지역에서도 부정적 평가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전국적 경제정책과 해당 지역 정책이 잘 결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위원장은 대구‧경북(TK) 지역에 대해서도 “집권세력이 어떤 한 지역에서 굉장히 취약점을 보인다는 것은 굉장히 완결성을 갖지 못하는 느낌이다”며 “원래 안되는 지역이라고 포기해서는 안되고 TK에서도 정면 승부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 세번째)가 13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유관순 열사 서훈 1등급 추서 국민대축제' 국회 발대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 세번째)가 13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유관순 열사 서훈 1등급 추서 국민대축제' 국회 발대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한국당, 수도권에서 민주당에 크게 열세 “수도권‧중도로 외연확장 당의 숙명”
 
한국당은 민주당에 크게 밀리고 있는 수도권 지역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내년 총선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도권 지역 의석 분포도를 보면 서울 지역의 경우 현재 49석 가운데 민주당이 35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비해 한국당은 제1야당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9석만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는 현재 59석 가운데 민주당이 37석, 한국당이 15석을 확보하고 있다. 인천은 13석 가운데 민주당이 7석, 한국당이 6석이다.

한국당은 현재 수도권 지역 의석수에서도 민주당에 크게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민심 흐름까지 한국당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수도권 공략 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한국일보>가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념 성향이 ‘중도’라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50.7%가, 서울(50.3%) 경기/인천(55.4%) 거주자의 절반 이상이 보수야당 심판론에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부여당 심판론에 공감한 중도층은 36.8%, 수도권 거주자는 30% 후반대에 머물렀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총선구도에 (여당이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현재 정당지지율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수도권 거주자나 중도층에서 야당심판론에 대한 공감이 특히 컸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거주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면접(85.1%)와 무선전화면접(14.9%)를 병행해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14.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이다. 앞서 언급된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자유한국당 김광림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폴리뉴스’ 인터뷰에서 총선 전략 지역과 관련 “일반 정치전문가들은 30% 정도 중도가 있다는 것 아닌가. 주로 많은 곳이 수도권이다”며 “여기 여론들을 어떻게 잘 담아내느냐 하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최고위원은 “황교안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50%로 당 대표에 당선됐지만 그 내용으로 들어가면 책임당원 투표에서는 월등하게 앞섰다. 그러나 국민 여론은 1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으로 수도권, 지지층으로 보면 중도쪽으로 외연을 넓혀야 되는 게 당의 숙명이고 정치를 하는 황 대표의 숙제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중도 성향을 보이는 수도권 지역 민심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대안정당 이미지 구축에 나선 상황이다. 한국당은 경제대전환위 활동 등을 토대로 내년 총선 수도권 민심을 잡기 위한 맞춤 공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광림 최고위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 출범 등도 수도권 공략의 일환이다”며 “총선을 앞두고 구체적 수도권 공략 공약을 마련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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