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0대 총선, 새누리당 친박vs비박 힘겨루기 ‘옥새 파동’ 후 총선 참패
윤관석 “정권 교체 후 계파논쟁 사라져, 총선 승리 위한 ‘원팀 정신’”
황교안 대표 체제 공천위원회 ‘물갈이’ 예고...친박 홍문종 탈당 여파 주목
한국, 지역·선수별 차등 평가...영남권 다선 의원들 중심 반발 예고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과 신상진 자유한국당 신(新)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과 신상진 자유한국당 신(新)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


내년 총선이 약 3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는 내년 총선에 적용할 공천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하지만 공천제도를 놓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민주당은 현재 ‘공천 잡음’에서 자유로운 모습이지만 ‘옥새 파동’의 아픔을 겪은 바 있는 한국당은 또 다시 본격적으로 ‘공천 파동’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내년 총선은 문재인 정부 집권 3년 차 국정운영 방향을 결정하게 되는 중요한 선거다. 때문에 ‘정권 심판론’이 내년 선거에서 얼마나 작용하게 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

집권여당과 제1야당은 사사건건 대결구도를 이루며 ‘총선 전쟁’을 시작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당은 ‘경제 문제’를 전면에 내걸며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총선체제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공천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공천 결과에 따라 선거전 구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천 잡음’이 거센 당이 선거에서 이기기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선거결과에 따라 의석수가 좌지우지되고 의석수에 따라 정국 운영 주도권이 달라지는 만큼 당에는 ‘원팀 정신’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바로 이전의 총선인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새누리당의 ‘옥새 파동’은 공천 잡음의 정점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당시 친박계가 비박계를 몰아내는 공천을 진행했고 비박계 간판이던 김무성 대표는 공천위원장 추천란 대표직인 날인을 거부하며 이른바 ‘옥새투쟁’을 일으켰다. 

결국 ‘옥새파동’은 당내 계파간 싸움을 여실히 드러내면서 총선참패의 원인이 되고 말았다.

 더불어민주당 총선공천제도기획단 단장인 윤호중 사무총장이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21대 총선공천제도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총선공천제도기획단 단장인 윤호중 사무총장이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21대 총선공천제도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 공천 잡음 최소화 “원팀으로 총선승리”
집권여당이던 새누리당의 ‘옥새파동’은 지금의 민주당에게도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사건이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일명 ‘물갈이’로 인한 ‘공천 갈등’이 당권 다툼과 계파 갈등으로 번지면서 당을 뿌리째 흔들기 때문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셀프공천’으로 위기를 겪은 바 있는 민주당도 친문과 비문 구도가 존재하는 만큼 내년 총선을 위한 공천에선 ‘공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작업에 들어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당대표 출마 당시부터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며 총선 1년 전 ‘예측 가능한 공천룰’ 마련을 약속해왔다. 

비록 약간의 시간 차는 있지만 민주당은 공천룰의 최종안을 총선 1년 전에 공개했다. 예측가능하고 공정한 공천룰을 강조한 민주당의 공천룰은 가장 큰 특색이 ‘현역의원 경선 원칙’이다. 

전략공천을 최소화하고 기득권을 줄이는 공천룰을 선택한 민주당은 “중요한 점은 현역의원은 경선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으로 모든 현역의원들은 경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민주당은 선출직 공직자 평가 결과 하위 20%에 대한 감산을 10%에서 20%로 강화하기로 했다. 이는 인위적 물갈이가 아닌 선출직 공직자의 평가결과에 따른 것이다.

때문에 민주당의 공천은 ‘시스템 공천’으로 잡음이 최소화되고 있다. 여기에 이해찬 대표가 ‘전략공천’의 최소화를 거듭 강조하고 있는 만큼 공천 과정에서 분열의 모습은 눈에 띠지 않는다.

윤관석 민주당 정책위수석부의장 역시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스템 공천인 만큼 (의원들이) 시스템을 믿고 그렇게 관리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친문패권주의에 대한 우려는 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등장으로 다음 총선에서 ‘친문 중심’의 공천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정책위수석부의장은 “정권 교체 이후 계파 논쟁은 보기 힘들어졌다. 원팀으로 당정청이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남북관계를 이끌고 나가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방향이 (설정)됐다”고 설명했다.

당의 공천룰 가운데 신인에 대한 가점으로 청와대 1기 참모진 출신에 대한 가점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도 윤 수석부의장은 “신인이라는 것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출마경력이 없는 것을 신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일정하게 준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이 18일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이 18일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당, 제2의 ‘옥새 파동?’
제1야당인 한국당도 일찍이 공천제도 정비에 나섰다. 하지만 ‘옥새 파동’의 아픔이 있는 한국당은 이번 공천제도 정비 과정에서도 ‘공천 잡음’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한국당의 공천룰을 논의하는 신(新)정치혁신특별위원회는 ‘현역 물갈이’와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책임론을 꺼내들었다.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신정치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상진 의원은 지난 6일 BBS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20대 총선 공천 후유증과 탄핵 사태의 책임을 거론하며 “현역 물갈이 폭이 클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신 위원장은 “궤멸까지 갔다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한국당의 내년 총선의 승리를 위해서 이기는 공천을 해야한다”면서 “당대표의 ‘자기사람 심기’ 유혹을 뿌리치고 룰에 입각한 공천을 실행하겠다는 의지, 당 대표 권한을 넘어서는 비민주적인 공천 개입을 안 하겠다는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막말 논란’과 관련해 “다가오는 총선에서 공천에 불이익을 주는 수밖에 없다. 감점 또는 경우에 따라 공천을 배제하는 강한 조치 방안을 만들고 있다”면서 ‘막말 삼진아웃제’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 공천위원회가 물갈이를 공식적으로 선언하자 당내 친박계 의원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결국 대표적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은 지난 주말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이제 조금 있으면 한국당의 기천명 평당원들이 여러분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기 위해 탈당 선언을 할 것”이라면서 탈당을 선언했다.

홍 의원의 탈당은 한국당 내 친박계 의원들의 탈당 여부에도 관심이 주목된다. 홍 의원은  “오는 10∼12월 많으면 40∼50명의 한국당 의원도 (탈당에) 동조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홍 의원과 탈당을 함께하겠다고 나선 의원이 없는 만큼 한국당 내 탈당 움직임이 더 이상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성일종 한국당 의원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홍 의원을 따라 탈당할 사람이) 1명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분들이 친박 신당을 만들 가능성’에 대해서도 “살생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신당을 만들 가능성은 현재 단계에서는 없다”고 주장했다.

‘신(新)정치혁신특별위원회’는 지역·선수별 차등 평가를 검토하고 있다. 현역의원에 대한 지역·선수별 차등 평가의 경우 현역의원의 의정활동 평가시 적용되는 것으로 지지세가 약한 수도권 지역과 초·재선 의원들에 대한 가점이 예상된다. 

이로 인해 영남권·다선 의원들에 비해 수도권 지역과 초·재선 의원들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공천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영남권과 다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황교안 대표 체제의 공천룰에 대한 반발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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