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7% “현재 호남, 개혁적이지 않다”, 42.5% “민주 호남참패, MB견제 부족 탓”

정동영 전 장관이 민주당을 탈당해 4.29재보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민주당이 호남에서 전패하는 상황이 발생한 가운데 호남지역민 과반 이상이 ‘호남기반 신당이 창당한다면 지지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한겨레21’의 의뢰를 받아 광주, 전남, 전북 등 호남지역민들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1.3%가 ‘호남기반 신당이 창당한다면 지지하겠다’는 의견이었다.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자는 31.3%에 그치며, ‘지지하겠다’는 응답자층과 무려 20%p나 차이가 났다. ‘잘모름/무응답’은 17.5%였다.

호남지역 정서가 민주당에서 멀어져 있음을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호남신당’에 지지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지역과 성별, 연령별을 막론하고 높게 나타났다. 특히, 정동영 전 장관의 무소속 돌풍이 일어난 전북지역의 경우와 40~50대층에서 ‘지지하겠다’는 의견이 높은 편이었다.

반면, ‘지지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광주지역과 남성층에서 전체평균보다 다소 높은 편이었다. 민주당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호남신당을 지지하겠다’는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지지하겠다’ 의견과 ‘지지하지 않겠다’ 의견 격차가 13%p로 전체평균보다는 격차가 줄어들었다.

한편, 2007년 열린우리당 23명 의원들이 선도 탈당한 시기 KSOI 조사에서 ‘호남정서를 대변하는 정당 출현시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무려 71.8%나 됐던 바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광주, 전남, 전북지역 20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ARS방식으로 신뢰도는 95%신뢰수준에 ±3.1%p다.

민주당 호남 참패, ‘MB정부 견제 못한 평가’ 42.5%....‘공천문제 때문’ 39%
민주당 앞으로 ‘수도권 신경 써야’ 43.0% 〉‘호남 신경 써야’ 39.7%

4.29재보선에서 민주당이 호남 참패라는 수모를 겪은 것과 관련해서는 ‘현 민주당 지도부가 이명박 정부의 독주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것에 대한 평가’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명박 정권 독주 견제를 못한 때문’이라는 응답자는 42.5%로 나타났으며, ‘현 민주당 지도부가 재보선 공천문제를 원만히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한 평가’라는 응답자는 39.0%였다.

또, 재보궐선거 이후 민주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전국정당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호남지역민들 43.0%는 ‘민주당 지지기반 확대를 위해 수도권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견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적 지지기반의 복원을 위해 호남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견은 이보다 적은 39.7%로 나타났다.

특히, 호남지역 민주당 지지층(N=538)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기반 확대를 위해 수도권에 신경써야 한다’는 응답자가 47.5%로 전체평균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수도권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응답은 광주지역과 남성, 40대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으며, ‘호남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응답은 전북지역과 여성, 50대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호남신당이 창당되면 지지하겠다’는 의견과 ‘민주당이 수도권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견 사이에 다소 모순점이 나타나는 대목이다. 호남민심이 그만큼 민주당에 대해 복합적 정서를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호남민들은 ‘호남만을 위한 민주당’을 기대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지만, ‘호남에 대해 신경 끄라’는 반감을 표시한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호남지역 민주당 지지층...호남 대표 정치인으로 DJ 34.5%, DY 33.3%

호남의 대표적 정치인으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34.1%로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 1위에 올랐으며, 뒤를 이어서는 ‘포스트 DJ’를 꿈꾸는 정동영 전 장관이 29.4%의 선택을 받았다.

영남 출신이면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10.4%로 3위에 올랐고,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가 나란히 5.2%를 얻었다. 재야파 수장인 김근태 전 장관은 3.3%였으며, 목포 천재로 유명한 천정배 의원은 2.1%였다. ‘기타/잘모름’ 의견은 10.2%로 나타났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선호도는 광주와 전남지역, 여성, 20~30대 젊은층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정동영 전 장관의 경우는 전북지역과 남성, 50대층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보다 높은 선호도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34.5%, 정동영 전 장관이 33.3%의 선호도를 기록하며 팽팽했다.

2005년 같은 여론조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43.6%, 정동영 전 장관이 7.8%로 나타났던 바 있어, 호남지역 대표 정치인에 대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음을 강력 시사했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서는 유력 대권후보였던 고건 전 총리가 30.9%를 기록하며 호남의 대표 정치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었다.

호남이 개혁적인가? 54.7%는 ‘현재 호남은 개혁적이지 않다’

호남지역에 대한 개혁성향을 묻는 질문에는 ‘예전에도 개혁적이었고, 지금도 개혁적’이라는 응답자가 37.0%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예전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의견도 30.2%로 만만치 않게 높았다. 또, ‘예전에도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자 또한 24.5%나 됐다.

결과적으로, 호남지역민의 다수인 54.7%는 ‘현재 호남은 개혁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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