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당권파 “제3지대 통합 속내는 당권 투쟁...비례대표·공천권 위해”
유성엽 “탈당 않고 당에 남아 9월말 신당 창당 목표...당내·외부까지 설득할 것”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제3지대 정당 창당 준비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출범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제3지대 정당 창당 준비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출범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평화당 내 반당권파가 당권파와의 ‘끝장토론’ 끝에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위한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를 구성했다. 이들은 1차 창당시기를 오는 9월 말로 설정했지만 탈당하지 않고 평화당에 남아 논의를 더 이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당권파와 반당권파 간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만큼 분당 예고된 상황이다.

평화당은 지난 16일 제3지대 신당 창당에 대한 논의를 위해 정동영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유성엽 원내대표, 박지원 의원을 중심으로 한 반당권파간의 비공개 의원총회, ‘끝장 토론’을 펼쳤다.

이날 저녁 9시께 여의도 모처에서 시작된 끝장토론은 저녁 11시30분께까지 이어졌지만 갈등을 봉합하지 못했다. 

결국 반당권파는 제3디재 신당 창당 준비를 위해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를 결성했다. 이들은 약칭인 ‘대안정치’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 “기득권 양당체제를 극복하고 한국정치를 재구성하기 위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한다”고 밝혔다.

또 발표문을 통해 “우리는 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변화와 희망의 밀알이 될 것을 다짐하며 뜻을 같이 하는 많은 분들의 동참을 호소한다”고 했다.

대안정치연대는 김종회, 박지원, 유성엽, 윤영일, 이용주, 장병완, 장정숙, 정인화, 천정배, 최경환 의원으로 구성됐다.

▲대안정치 “9월 말 창당이 1단계 목표”
유성엽 원내대표는 대안정치연대 구성 후 1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유 원내대표는 향후 목표를 ‘내년 총선 1당’이라고 밝혔다. 이는 호남에서 몇 석 정도 예상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더 이상 호남이 아닌 전국에서, 전체 1당이 되겠다”며 포부를 밝힌 것이다.

특히 그는 창당 시기와 관련한 질문에는 개인적 구상임을 밝히면서도 “총 3단계로 구상하고 있다. 가급적이면 정기국회가 시작되기 전인 9월 말 창당이 좋을 것 같다”면서도 “2단계와 3단계는 각각 정기국회가 끝난 시점인 12월과 1~2월 혹은 총선에 임박한 3월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1∼2단계를 잘 밟으면 3단계에서 대통령을 하고자 하는 분들이 ‘제3지대 신당에 가서 깃발을 들어야 대통령에 당선되겠구나’하고 우리에게 ‘같이 하자’고 사정할 사람들이 나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제3지대 신당 창당을 구상하는 ‘대안정치연대’는 우선 당장의 평화당 탈당은 없음을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어제 탈당을 결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평화당 전체가 움직이면 좋겠다는 분들이 있어 탈당 결정은 보류했다”면서 “그래서 분당이라기보다 새로운 신당으로 가기 위한 전환이라고 본다”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들과의 접촉에 대해선 “정당과 정당 차원의 이야기는 없다. 분명히 말씀드리는 것은 바른미래당에 전적으로 기대하거나 바라는 건 아니라는 점”이라며 “(바른미래당 내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하는 사람들을 받아줄 수 있으면 받아준다는 의미다”라고 했다.

특히 그는 손학규, 정동영 대표의 공동대표 체제와 관련해선 ‘최악의 카드’라고 밝히며 “애매한 봉합을 만들어 내진 않을 것이다. 가급적이면 외부에서 첫발을 들이는 분들이 얼굴이 되고 대표가 돼서 신선한 정치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당내 갈등’
결국 정동영 대표는 당내 갈등을 봉합하지 못했다. 여기에 당내 다수 의원들이 당에 남아 신당 창당을 구상한다는 계획까지 밝혔다.

하지만 정 대표를 중심으로 한 자강파인 당권파는 반당권파의 이러한 움직임을 비례대표 선정권과 공천권을 위한 당권투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 대표는 이러한 반당권파의 움직임에 한 ‘원로 정치인’이 분열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 대표가 지적한 원로 정치인은 박지원 의원이다.

실제로 정 대표는 끝장토론 다음 날인 17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지원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원로 정치인’으로 지칭하며 “당의 단합을 위해서 노력하기 보다는 뒤에서 들쑤시고 분열을 선동하는 그분의 행태는 당을 위해서 참으로 불행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을 겨냥해 “당 흔들기를 즉각 중단해주시길 바란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어 “당의 분열을 주도하고 그리고 결사체를 주도하고 도대체 그분이 원하는 당의 최종적인 모습은 무엇인가”라며 “비례 선정권과 공천권을 내놔라, 당 대표직 내놔라. 지난 1년 동안 그 원로정치인은 정동영 대표를 대표로 인정한 적이 없다”고 했다.

특히 “어제 가장 많은 얘기는 모두 내려놓자는 것이었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자는 것”이라며 “제2의 안철수 찾아보자는 얘기다. 제2의 안철수 국민이 뭐라고 볼까. 기득권 내려놓자”라고 했다.

그는 “기득권을 내려놓자면 이 자리 모든 의원들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그 얘기를 하자. 그런 각오를 갖는다면 여러분이 하는 얘기가 진정성이 있을 것”이라면서 “입으로만 외치는 기득권 포기가 아니라 의원 불출마를 감당할 각오를 가지고 새 정치를 얘기해야 맞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유성엽 원내대표 역시 ‘대안정치연대’관련 기자회견에서 “제3지대 신당 창당으로 가는 것에 대해 당대표 지휘아래 가야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다수 의견은 제 3지대 신당에 당대표는 걸림돌”이라며 “잘못해서는 아니지만 내려놓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의원 역시 지난 16일 공개된 언론 유튜브 채널에서 “우리 모두가 내려놓고 좋은 사람을 영입해 비례대표 1번을 주고, 공천권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서 (총선을 향해) 나가야 한다”며 공천권 백지위임론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사실상 정동영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을 대비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그는 이어 “평화당을 창당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1~3% 지지율에 갇혀있다. 친박신당인 우리공화당 지지율과 똑같더라. 이대로는 안 된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당권파인 평화당 원외위원장협의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박 의원의) 말은 제3지대 통합을 이야기 하지만 속내는 당권투쟁이었다”며 “전당대회까지 불복하며 그토록 원하는 비상대책위 목적이 ‘비례대표 선정권’과 ‘총선 공천권’에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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