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주관 개강 후 첫 집회...약 500여명 참석해
도정근 총학생회장 “수사 받는 조국, 모두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 증명할 수 있는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규탄하고 사퇴를 촉구하며 서울대학생들이 촛불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규탄하고 사퇴를 촉구하며 서울대학생들이 촛불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9일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3차 촛불집회를 가졌다.

서울대학생들은 이날 오후 6시 30분께부터 서울 관악구 캠퍼스 아크로광장에서 ‘제3차 조국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는 개강 후 처음으로 열리는 촛불집회로 총 5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다.

촛불집회를 주관한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 3일 제35차 운영위원회 임시회의를 통해 제3차 촛불집회 개최를 의결했다. 총학 측은 “조 장관에 대한 사퇴 촉구 집회로 조 후보자에게 제시된 의혹과 연관되지 않은 정부 및 정책 관련 비판은 없을 것”이라고 미리 밝혔다.

특정 정당과 정치 집단의 개입을 배제하기 위해 총학은 참가자들의 학생증, 졸업증명서, 마이스누 로그인 화면 등을 신분증과 대조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오늘 집회는 정치적인 집회가 아니다.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있거나 특정 정당 및 정치 집단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오신 분들은 당장 집회장 밖으로 나가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법무장관 자격 없다’, ‘지금 당장 사퇴하라’고 쓰인 피켓과 촛불을 들고 집회에 참가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규탄하는 학내 촛불집회에서 서울대학생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규탄하는 학내 촛불집회에서 서울대학생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도정근 총학생회장은 “인사권이 법무부 장관에게 달려있는 검사의 입장에서 피고인의 남편이 법무부 장관이라면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수 있겠는가. 조국 교수의 가족들과 돈 없고 평범한 사람들이 모두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겠느냐”라고 물었다.

도 회장은 “검찰 수사까지 진행 중인 지금의 시점에서 후보자가 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자인 법무부 장관이 되는 것은 검찰의 독립성과 법 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을 키울 뿐”이라며 “조국 교수는 모든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법무부 장관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김다민 부총학생회장은 “내각의 국무위원 하나를 임명하는 문제에 대해 청년 대학생들이 모여 분노의 목소리를 내야만 하는 작금의 상황이 참담하게만 느껴진다”면서도 “상식과 정의를 위한 우리들의 외침이 이 사회에 전달되어야만 하는 것은 분명하기에 우리들이 촛불을 드는 것은 그 자체로 가치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학생회장은 “자녀, 가족 혹은 본인의 문제로 논란이 불거진 고위 공직자들을 전수조사하고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자들은 모두 사퇴하라”며 “조국 교수 또한 법무부 장관 직을 지금 당장 사퇴하라”고 외쳤다,

그는 “촛불집회가 보수 야당에 대한 지지와 집권여당에 대한 비판 따위로 획책되는 모든 시도를 거부한다”며 “본인 정당의 무능함과 부끄러움을 덮기 위해 청년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이용하는 것 또한 단호히 거부한다”고도 덧붙였다. 

"조국, 국가 장관으로 자격이나 있는가"

첫번째 발언자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며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경험을 언급하며 “왜 과거의 부정에는 민감했었고 현재의 위선에는 이토록 관대한가. 부정과 위선을 규탄하는데 니편 내편이 어디있느냐”고 반문해 학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그는  “검찰 개혁은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여러 부정과 비리의 의혹을 받고 있는 모순적인 존재가 무엇을 어떻게 개혁하겠다는 것인지, 애초에 국가의 장관으로 자격이나 있는 것인지 스스로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두번째 발언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조 장관의 무책임한 태도를 보고 있자니 왜 그렇게 당당하게 청문회를 하자고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며 “국민들을 기만한 꼴”이라고 분노했다. 

그는 “이번 결정이 저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더 이상 자기 말에 책임을 지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라며 “조국 교수는 사법개혁을 외칠 자격이 없다. 고양이에게 너무 큰 생선을 맡겨버린 꼴”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이 집회를 마친 후 구호를 외치면서 행진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 참가자들이 집회를 마친 후 구호를 외치면서 행진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세번째 발언자는 “조 장관은 우리가 용이 될 필요가 없고 모두가 행복한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자고 했지만 그 자녀는 2주 만에 논문을 써내는 용들이 됐다”고 꼬집었다.

또한 작금의 청년들이 조 장관에게 실망한 것은 후안무치한 정치인과 그가 달랐으리라고 믿었기 때문이라며 조 장관을 향해 “다시 진정한 정의를 찾으셨다면, 당신의 찰나 같은 부도덕함을 지금이라도 인정하시고 법무부 장관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집회 이후 ‘학생들의 명령이다, 지금 당장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서울대 정문까지 행진했다.

앞서 서울대는 2차례의 촛불집회를 통해 조국 당시 후보자 딸의 입시비리 의혹의 규명과 조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1차 집회에는 약 500명, 2차 집회에는 약 800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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