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의원들, 귀막고 'X' 반대표시.. “조국!”, “야당을 우습게 안다“ 등 외쳐
공수처 얘기할 때 여야 갈등 최고조 달해
‘근조’ 리본 등 등장했던 과거와 달리 다소 차분해
[폴리뉴스=이경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에 이어 올해 시정연설에서도 자유한국당 의석을 먼저 찾았다. 대다수의 한국당 의원들이 연설 종료 직후 자리를 떠나는 바람에, 문 대통령이 어색한 표정으로 한국당 의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 등의 진풍경이 펼쳐졌다.
문 대통령은 22일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등 여당 의원들과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눈 뒤 민주당 의석을 가로질러 시정연설을 하는 국회 연단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곧 연설을 시작했다. 민주당 의원들과 국무위원들은 소재·부품·장비 산업 국산화 성과를 문 대통령이 설명하는 대목에서 처음 박수를 보냈고, 이어 33분간의 연설 동안 모두 28번의 박수로 호응했다. 2017년 첫 시정연설 때 23회, 지난해 시정연설 때 21회였던 것과 비교해 늘었다. 일자리 개선 상황이나 무상교육 계획, 한반도 평화정책에 대한 북한의 호응을 촉구하는 대목 등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반면 한국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았다. 오히려 문 대통령이 “청년 고용률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고 말할 때 “에이∼”라며 웅성거린 것을 시작으로 국방의무 보상 계획 등의 대목에서 수차례 야유를 보냈다. “공정을 위한 개혁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말이 나왔을 때에도 야유를 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특별한 동요 없이 몸을 좀 더 야당 쪽으로 돌려 연설을 계속했다. 검찰개혁 연설을 할 때에는 내내 한국당 의원들만 바라볼 정도였다.
가장 많은 박수와 고성이 오고간 것은 문 대통령이 공정·개혁을 강조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필요성을 역설할 때였다. 문 대통령이 “정부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한 특권과 반칙, 불공정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국민의 요구는 그보다 훨씬 높았다”고 말하자 한국당에서는 “조국!”,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를 외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이다.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손으로 ‘X’(엑스)자를 만들어 문 대통령에게 반대의 뜻을 표시했고, 손으로 귀를 막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국회 계류 법안 통과 필요성을 말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야당을 우습게 안다", "협치를 해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럼에도 대통령의 연설을 듣는 한국당의 태도는 과거에 비해 많이 차분한 편이었다. 한국당은 2017년에 검은색 상복과 ‘근조’라는 적힌 리본을 착용하고 ‘민주주의 유린, 방송장악 저지’등이 적힌 종이와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렇게 과거보다 다소 야당의 분위기가 누그러져서인지, 문 대통령은 연단에서 내려온 뒤 한국당 의석을 통해 본회의장을 나섰다. 이 과정에서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등 야당 의원들과 웃는 표정으로 악수를 나눴다.
이어 문 대통령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민주당 의원들과도 한차례 악수와 함께 짧은 대화를 나눈 뒤 국회 본회의장을 떠났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 유승민 “문대통령 시정연설 오기뿐, 반성‧책임도 없어”
- 여야, 文대통령 시정연설에 “공감” VS “현실부정” 대립
- 황교안 “文대통령 시정연설, 조국 대란 사과 없어…불통”
- [文대통령 시정연설 전문] “무소불위의 검찰에 대한 개혁 멈추지 않겠다”
- [文대통령 시정연설④] “공수처에 이견 있지만 다른 대안 있는지 묻고 싶다”
- [文대통령 시정연설③] “공정에 대한 국민 열망 절감, 무거운 책임감”
- [文대통령 시정연설②] “한반도는 지금 항구적 평화 가기 위한 마지막 고비”
- [文대통령 시정연설①] “내년도 확장예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
- [폴리TV 생중계] 문재인 대통령 예산안 시정연설
- 文대통령 “정시확대” 시정연설, 교육부 “서울소재 일부 대학, 정시비율 올려야”
- 文대통령 野 지도부 비판에...“워낙 전천후로 비난들을 하셔서” 머쓱한 웃음
- 강기정 “법무장관 후임 인선, 문대통령 아직 말씀 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