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의장 측 “선진화법 불합리 설명 취지”…한국당 “의장으로서 중립 지켜야”
홍준표 “지역구 세습 위해 文 정권 시녀 자처하는 것”

문희상 국회의장이 세르비아·아제르바이잔·조지아 순방을 마치고 동행 기자단과 인터뷰 하고 있다. 문 의장은 2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연합뉴스>
▲ 문희상 국회의장이 세르비아·아제르바이잔·조지아 순방을 마치고 동행 기자단과 인터뷰 하고 있다. 문 의장은 2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이경민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동유럽 외유 중 국내 정치 현안을 거론하며 “내년 총선에서 (의석) 3분의 2를 어느 당이든 몰아줬으면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 의장은 동유럽·캅카스 외유 중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가진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광장에 나와 소리 지르지 말고 촛불민심을 제도화하고 헌법을 고치고 검찰개혁 등 개혁입법을 할 사람을 눈 부릅뜨고 뽑아야 한다”며 “(의석) 과반이 아니라 3분의 2를 어느 당이든 몰아줬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문 의장은 현재 국회의장으로 당적을 가질 수 없어 무소속 신분이지만 출신은 더불어민주당이다. 이에 야당은 “노골적인 여당 편들기”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외에도 문 의장은 공수처·선거법 패스트트랙 정국과 관련해, 해당 법안에 대한 야당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본회의 상정을 강행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문 의장의 이런 발언을 놓고 ‘어느 당이든’이라고 했지만 동시에 검찰 개혁 등을 강조한 만큼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해야 한다는 속내를 피력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패스트트랙 법안의 본회의 상정까지 주장했기 때문이다. 올 4월에 크게 논란이 된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총선 260석’ 발언과 그 배경이 유사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이에 같은 날 논평을 내고 “귀를 의심케 하는, 국회의장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며 “국회의장의 민주당 사랑이 도를 넘어섰다. 의장으로서 중립이란 정도를 지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국회의장실 측은 “국회선진화법의 불합리성을 설명하는 취지일 뿐 특정 정당을 지지해달라는 뜻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는 그의 페이스북에서 “문희상 의장은 합리적으로 봤는데 (의회쿠데타를) 강행하려고 시도하는 것을 본다”며 “지역구 세습을 보장받기 위해 문정권의 시녀로 자처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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