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이철희(좌), 표창원(우) 의원
▲ 내년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이철희(좌), 표창원(우) 의원

 

비례대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경기도 용인정 지역구의 표창원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의 경우 경북 영일이 고향이지만 고대 입학하기 전까지는 부산에서 초중고를 나왔다. 고등학교는 동인고를 나왔다. 그래서 이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기 전까지 부산 출마설이 나왔다. 동인고가 소재한 동래구가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치에 신물이 났다는 게 이유지만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원팀’을 강조한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결과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두 사람이 이해찬 대표를 만나 당 혁신과 쇄신을 주문한 이유다. 

이제 시선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총선에서 직접 영입한 두 사람의 불출마 선언이 여권 전반으로 이어질 지다. 특히 그 칼끝은 당 중진과 386세대를 겨냥하고 있다. 과연 누가 불출마 바통을 이어받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단 중진 중에서는 경기 의정부갑의 문희상 국회의장과 부천 오정구의 원혜영 의원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민주당내 5선 이상 정치를 해온 인사들이 백의종군을 해야 한다고 실명이 거론되고 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386운동권 인사들은 무풍지대로 남아 있다. 불출마 선언을 한 이후 이철희 의원은 한 인터넷 매체와 인터뷰에서 ‘386 책임론’을 언급하며 “누릴 만큼 누렸다. 젊은 세대들이 들어갈 길이 다 열려 있다면 상관없겠지만, 막혀 있다면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내려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나마 전직 국회의원이자 문 정권 들어서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낸 전대협 연대사업국장 출신인 백원우 전 의원이 불출마 뜻을 이해찬 대표에게 전했다는 것 정도다. 그러나 여의도의 관심사는 백 전 의원이 아니다. 여당 내 대표적인 386운동권이자 전대협 출신인 3인방에 쏠려 있다. 다름 아닌 이인영, 우상호, 임종석 전현직 의원이다. 

일단 대통령 비서실장을 그만둔 임 전 의원은 정세균 의원의 지역구인 종로로 이사했다. 총선 출마의 뜻은 확고하다. 불출마 선언을 할 처지가 안된다. 자칫 경선이든 본선에서 패배할 것을 우려해 불출마했다는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지역구를 고향으로 옮기든지 종로에서 ‘낙동강 오리알’이 되든지 출마를 할 수밖에 없다. 

서대문 갑의 우상호 의원 역시 불출마할 뜻이 전혀 없어 보인다. 3선의 우 의원은 최근 초선 이철희·표창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그만두는 게 제일 쉬운 일”이라며 “나 혼자 편하게 살면 안 된다”고 부정적으로 봤다. 또한 우 의원은 “결과적으로 이분들이 그만뒀을 때 지역구에 자유한국당 의원이 당선되면 그게 바람직한가”라고 불출마할 뜻이 전혀 없음을 시사했다. 

원내대표이자 3선인 이인영 의원 역시 출마가 점져진다. 구로갑이 지역구인 이 의원은 20대 총선 직전만 해도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원내대표가 된 이후 불출마 뜻을 접고 출마하는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사실상 이철희.표창원 두 인사가 당 쇄신, 인적 쇄신 요구는 중진 물갈이론으로 사실상 반쪽짜리 쇄신이 될 수밖에 없다. 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 대학을 다니고 50대까지 큰 어려움 없이 승승장구하면서 쌓은 기득권을 이제 내려놓아야 한다. 
386 운동권 인사들의 용퇴 없이 민주당의 인적 쇄신은 사실상 빛이 바래질 공산이 높다. 이 의원이 ‘386세대는 사회적으로 장기집권 했다’는 말에 너무 늦기전에 386은 응답해야한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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