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코스피 순매도 21일째 지속....미국 경기 둔화 우려 코스피 고스란히 흡수중
12월에도 당분간 외국인 순매도 지속 전망도

[폴리뉴스 이은주 기자] 한국 증시를 떠나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 미국 경기 둔화 조짐이 조금씩 점쳐지면서, 그 우려를 코스피가 고스란히 흡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시작된 코스피 외국인 순매도는 5일까지 21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직전 최장 외국인 연속 순매도 기록은 2015년 12월 2일부터 2016년 1월 5일까지 22거래일 연속이었다. 현재 시각 2시 34분 기준 외국인은 515억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12월이 시작되면 '산타랠리'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2월에도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MSCI지수 반기 조정 영향으로 조정 마감일인 26일까지는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겠지만, 그 이후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지지부진하고,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들의 미국 경제 전망 상승 기대가 낮아지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기에 그 타격이 고스란히 흡수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의 기업 실적은 대체로 미국의 경기 사이클이나 수출 등과 같은 외부 매크로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이미 지난달 말부터 4분기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제로’에 수렴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며, 미국 내에서는 경기 둔화 우려가 나왔다. [관련기사:불확실한 2020, 안전성‧수익성 모두 잡으려면]

지난 4일(현지시간) 공급관리자협회(ISM)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11월 서비스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지난달 54.7에서 53.9로 떨어졌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54.7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PMI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신규 주문, 생산, 재고 등을 토대로 발표되는 경기동향 지표다.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을 밑돌면 경기 수축을 뜻한다.

미국 증시의 상승을 이끈 기술주들의 실적 흐름도 좋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의11개 섹터 중 기술 업체의 수익은 3·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3% 떨어졌다. 모건스탠리도 최근 S&P500의 최고치 경신이 주로 경기방어주에 집중되어 있고 성장 및 경기민감주는 약세를 보여 경기 반등의 신호로 연결하는 데는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이러한 미 경기 우려 조짐이 한국 증시에 고스란히 연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기의 불확실성이 고스란히 한국 증시 우려로 반영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흐름은 12월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간 글로벌 증시 3개월 연속 상승세라는 기록은 미국 통화 공급 확대, 미중 무역협상 전개 등에 따른 기대감을 동력으로 전개돼 글로벌 증시의 되돌림 과정'이 일어날 것이라는 뜻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에 증시가 미리 올랐는데, 기대감이 정점을 통과하면서 실제 펀더멘털과의 괴리를 반영해가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라며 주식시장의 추세를 가늠할 수 있는 신호(펀더멘털)이 아직 미약한데 반해 소음(미중무역합의 지연 등)은 커질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글로벌 증시의 조정 국면에 돌입했다고 봤다. 이는 곧 한국 증시에서 한동안 외국인의 매도흐름이 지속되는 것도 외면하기 힘들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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