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정세균, 갈등과 분열의 정치에서 국민 통합 이끌 적임자”
與 “정세균,실물경제 밝고 정책조정 뛰어난 최적의 인사”
한국당 “입법부 수장이 행정부 2인자로 가는 것은 문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국무총리 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에 첫 출근했다. <사진=연합뉴스>
▲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국무총리 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에 첫 출근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총선을 앞두고 역대 최장수 총리로 기록된 이낙연 국무총리의 거취가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차기 총리 후보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선택했다.

임기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는 원래 차기 총리로 여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인 김진표 의원을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정 전 의장을 차기 총리로 발탁하기에 이르렀다.

17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집적 정 전 의장을 차기 총리 후보로 발표하며 “입법부 수장을 지내신 분을 총리로 모시는 데 주저함이 있었다”며 “하지만 갈등과 분열의 정치가 극심한 시기에 야당을 존중하고 협치하면서 국민 통합과 화합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정 후보자는 경제를 잘 아는 분이다”며 “성공한 실물경제인 출신으로 참여정부 산업부 장관으로 수출 3억불 시대를 열었다”고 이번 인선의 배경을 밝혔다.

청와대의 이 같은 선택에 여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 역시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전 의장님은 6선 국회의원으로 산자부 장관과 당대표, 국회의장을 거치며 통합과 경청의 리더십을 보여주셨다”며 “특히 실물경제에 밝고 정책조정 능력이 뛰어나셔서 최적의 인사라고 생각한다”고 환영했다.

이어 정의당 김종대 수석 대변인 역시 “그동안 쌓아온 6선의 경륜과 역량은 국정을 운영하는데 충분히 발휘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환영을 나타냈고, 민주평화당의 박주현 대변인도 “ 민생이 어렵고 갈등이 표출되는 상황에서 정 전 의장이 총리로서 민생 해결과 국민 통합에 역할을 다해주기를 기대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과연 청와대가 차기 총리로 정 전 의장을 선택한 배경은 무엇인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제 총리의 필요성

당초 청와대는 차기 총리대상으로 여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인 김진표 의원을 유력하게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 배경으로 문재인 정부는 집권 전반기에는 적폐청산을 비롯해 남북관계개선과 같은 외교적인 측면에서는 큰 성과를 보였지만,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기에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는 상황에서 경제 문제를 해결할 총리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재정경제부 차관을 비롯해 청와대 정책기획수석비서관,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거친 여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차기 총리가 유력할것으로 보였지만, 친여 성향의 시민단체들은 대기업에 치우친 경제관, 종교인 과세 유예 논란, 부동산 개혁에 보수적인 태도, 기독교 편향적인 사고관등을 들며 김 의원을 반대해 왔다.

결국 청와대는 조국 사태에서 비롯된 지지율 하락을 경험해서인지 지지층 이탈을 우려하며 김진표 발탁을 보류했고 결국 정 전 의장을 총리로 선택하게 되었다.

김 의원 만큼은 아니지만 정 전 의장 역시 경제 분야에 있어서 유능한 인사로 알려졌다. 정 전 의장은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뒤 쌍용그룹에 입사한 뒤 미국에서 주재원으로 일하며 상무이사 까지 승진해 수출업무를 담당한 경제인으로 살았던 경력이 있다.

이후 정치인으로 변신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경제 문제에 관심을 보여왔고, 결국 참여정부시절엔 산업자원부 장관에 발탁되어 수출 3억불 시대를 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국회의장 시절 정세균 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회의장 시절 정세균 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 통합의 필요성

또한 정 의장 발탁의 큰 배경으로는 6선 의원의 국회의장 출신이라는 점도 한몫했다.

문 대통령도 밝혔듯 청와대는 당초 입법부의 수장을 지내신 분을 총리로 모시는데 주저함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여야의 합의로 추대되는 국회의장을 지낸 정 전 의장은 정치인으로 살면서 여야 정치인들과 고르게 잘 소통하며 지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실제로도 정 전 의장은 항상 미소를 띈 얼굴로 사람을 대해 미스터 스마일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인관계에서 친화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고, 정치인생 도중 비리에 연루된 적도, 개인 사생활이나 정치활동상의 구설수도 거의 없이 깨끗한 정치를 해왔다.

때문에 정 전 의장은 신사적인 국회의원에게 시상하는 백봉신사상을 수상하기도 하며 인품을 널리 인정받기도 했다. 그리고 정 전 의장은 6선 출신의 의원으로 그간 선거를 거치며 검증을 받았기에 청문회 통과에 있어서도 유리하단 점도 이번 인선의 유력한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청와대는 정 전 의장의 이 같은 강점을 통해 여야간 극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여야 통합을 이끌수 있는 최상의 카드로 정 전 의장을 발탁했다고 분석된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권규홍 기자>
▲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권규홍 기자>

 

제기되는 논란

다만 정 전 의장의 총리 발탁을 두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제기된 논란은 입법부의 수장을 지냈던 사람을 과연 총리로 지명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는 18일 최고의원 회의에서 “입법부 수장, 그것도 바로 직전에 입법부 수장이 행정부 그것도 제2인자의 자리로 가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며 “삼권분립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고, 입법부의 권위를 실추시켜서 의회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청와대가 정 의장을 지명한 것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대 민주주의에서 입법부는 국민을 직접적으로 대표하는 국민 주권의 전당이자, 민주주의의 중추기관이다”며 “그래서 국회의장직의 격을 지키는 것, 그것은 입법부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이고, 의회 민주주의의 신성함을 지키는 것이다. 정세균 의원을 총리 지명함으로써 문재인 대통령은 입법부의 권위를 무너뜨리고, 입법부를 행정부의 시녀로 전락시키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범여권의 일부 의원도 이번 인선에 문제가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대안신당의 천정배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입법부 수장을 했던 정 전 의장을 행정부 2인자로 삼겠다니 헌법과 민주법치주의의 핵심인 3권분립의 정신을 이렇게 짓밟아도 되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하고 나섰다.

정 전 의장이 총리가 되면 기존의 국가의전서열 2위를 지내던 분이, 의전 서열 5위로 내려 앉게 됨으로서 해석에 따라 한직으로 밀리는 것처럼 보일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에 정 전 의장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전직이긴 하지만 의장 출신이기에 총리를 맡는 것이 적절한지 고심을 했었다”며 “국민을 위해 할 일이 있다면 그런 것 따지지 않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하는 판단에 지명을 수락했다”며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정 전 의장이 국회인준을 받는다면 헌정사상 최초의 의장 출신 국무총리이자 의장과 총리를 모두 역임한 3번째 정치인으로 남게 된다. 과연 정 전 의장이 총리에 발탁되어 후반기 문재인 정부를 잘 이끌어 갈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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