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승용·김관영 등, 손학규 퇴진 요구하며 최고위 불참...‘나홀로 최고위’
바른미래 당권파 “안철수 다음주 중 복귀할 듯...손학규 거취 당분간 거론 않겠다”
“안철수 복귀 전 사퇴 불가” 못 박은 손학규...안철수계 ‘불만’
‘손학규 배제’ 비대위 가능성도...당내 갈등 계속될 듯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입지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당초 손 대표의 사퇴를 강하게 요구했던 비당권파 의원들은 ‘새로운 보수당’으로 바른미래당을 빠져나갔지만, 이제는 당권파 의원들이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정계복귀를 선언하면서 손 대표 퇴진·비대위 설치 여부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당초 안 전 대표가 돌아오면 전권을 위임하겠다고 밝혔던 손 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한 적 없다”고 입장을 바꾸면서 다시 한 번 ‘버티기’에 나섰다.

바른미래당에 남은 안철수계 의원·당권파 의원들이 손 대표를 배제한 비대위를 구성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당권파는 7일 안 전 대표 복귀가 점쳐지는 다음 주까지는 손 대표의 퇴진 등 거취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일단 ‘보류’ 결정을 내렸다.

손 대표의 거취 결정은 결국 안 전 대표 복귀 이후로 미뤄졌지만, 전방위 사퇴 압박이 최고조에 이른 만큼 당내 갈등도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당권파 “안철수 복귀하면 손학규 스스로 결정해야”...사실상 다음주 ‘마지노선’

손 대표는 지난 6일 ‘나홀로 최고위원회’를 진행했다. 최고위원들은 모두 불참했고, 임재훈 사무총장·강신업 대변인·이행자 사무부총장 정도만 자리를 키졌다. 손 대표는 “연초라 의원님들이 못 오신 모양”이라고 말했다. 주승용·김관영 최고위원 등은 지난 3일부터 당 혁신을 위한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최고위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 임재훈 사무총장, 채이배 정책위의장, 박주선·김동철·김성식·최도자 의원 등 바른미래당 당권파 의원 7명은 7일 오전 긴급 회동을 가지고 손 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안 전 의원이 다음 주 중 국내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손 대표가 안 전 대표의 복귀 이후 거취 문제를 정리하겠다고 한 만큼 당분간 이 사안을 거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임 사무총장은 기자들을 만나 “정확히 언젠지는 알지 못하지만, 다음 주 중에 (복귀가) 예상되는데, 안철수 전 의원이 복귀하면 손 대표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그때까지 더는 손 대표 거취 문제를 거론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손 대표도 당을 너무 사랑한 분이고, 그동안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당을 지켜오신 분이라 애정을 갖고 대승적으로 협조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손 대표의 거취 문제를 다음 주까지 결정하라는 ‘마지노선’을 정한 셈이다. 


“퇴진, 내 입으로 말한 적 없어” 입장 바꾼 손학규
안철수계 이태규 “거짓말 너무 쉽게 하신다” 비판

손 대표는 ‘안철수 복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손 대표는 최근 당대표실에 걸려있던 유승민 전 대표의 사진을 모두 떼고, 대신 안 전 대표의 사진을 걸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였던 안 전 대표와 손 대표가 선대위 발대식에서 두 손을 맞잡고 웃는 사진이다. 슬로건도 안 전 대표를 떠올리게 하는 ‘개혁 중도’로 바꿨다.

그러나 안 전 대표 측이 손 대표와 특별한 교감을 하지 않고 있어 아직은 ‘일방적 구애’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손 대표도 “안 전 대표와 논의가 진행된 것은 특별히 없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지난해 12월 18일 안철수계 의원들과 만나 “안 전 대표가 돌아오면 그에게 전권을 주고 물러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곧 “‘손학규 사퇴’가 모든 것의 전제가 돼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입장을 바꿨다.

그는 이번달 2~3일에도 기자들을 만나 “왜 대표직을 내려놓는다는 얘기를 계속하느냐. 내가 대표직을 내려놓는다는 얘기를 내 입으로 한 일이 없다”며 “‘기승전 손학규 퇴진’은 (당을) 나가는 사람들의 구호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안 전 의원이 오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안 전 의원의 말을 들어주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안 전 의원 복귀전에는 사퇴할 용의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앞서 지난해 12월 23일 안 전 대표 복귀에 필요한 최고위 해체 및 비대위 구성을 요구한 바 있다. 

대표적인 안 전 대표 ‘측근’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7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바른미래당 같은 경우에는 천장부터 바닥까지 다 뜯어 고쳐야 하는데, 손 대표 본인은 거기 앉아있으면서 들어오면 도와주겠다고 하는 것이 될 것인가”라며 “본인이 스스로 뜯어고쳐 달라고 옆으로 비켜나 있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손 대표가 ‘대표 자리를 내놓겠다고 직접 말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데 대해 “의원들이 ‘아, 이분이 참 거짓말을 너무 쉽게 하시는구나’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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