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유재수 사건으로 청와대 있는게 도움이 안될 수도 있겠다 판단”
“文 대통령, 측근 두지 않고 인정하지 않는 분...기존의 정치 문법과 다르신 분”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사진=연합뉴스>
▲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사진=연합뉴스>

 

4·15 총선 출마를 선언한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총선출마 배경으로 유재수 사건을 겪으면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윤 전 실장은 1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총선 출마와 관련된 이야기를 비롯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순간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등을 담담하게 밝혔다.

이날 윤 전 실장은 ‘문 대통령이 그만두라고 한 것도 아닌데 왜 청와대를 나온 것이냐’는 질문에 “청와대에 있을 때부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한 길이 어떤 것인지 고민을 했다”며 “최근 한, 두 달간 진지하게 고민을 하다가 결정적으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사건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청와대 안에 있는 게 대통령님께 도움이 안 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결정적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실체도 없는 게 텔레그램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라는 존재 자체가 청와대 안에 있는 게 ‘대통령님께 더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다”며 “저의 고민은 어쨌든 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치를 계속 권유해서 하자고 한 사람 중에 한 명으로 ‘문재인 정부를 성공한 정부로 만들겠다’라는 게 저의 핵심적인 가치였다. 그것을 어디에서 하는 게 제일 좋을 건지에 대한 판단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공수처라든지 검경수사권 조정이라든지 문재인 정부가 이루려고 했던 여러 가지 것들이 결국 통과되긴 했지만 국회에서 발목이 잡히는 것을 봤다”며 “정치를 바꿔야하는 그런 부분들도 우리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부분도 있다”고 출마 배경을 밝혔다.

이날 윤 전 실장은 그간 청와대에서 지낸 날들을 회상하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윤 전 실장은 대통령의 최측근이 맞느냐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측근을 두지 않고 인정하지 않는다”라며“촛불집회를 보셨고 촛불 정신으로 탄생한 정부이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문고리 권력같은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경계하고 계신다. 청와대 인사들 역시 그런 부분들은 답습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시절 비서실장으로 계실 때 제가 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며 “곁에서 지켜본 결과 문 대통령은 정치권에서 쓰는, 이른바 여의도 문법, 세종시 문법등과는 확연히 다른 분이다. 예를 들면 밀양 화재, 제천 화재, 포항 지진, 강원도 산불 이렇게 큰 재난상황에서 청와대 참모들과 관료들이 만류해도 사고 발생 다음날 현장을 찾자고 하셨다. ‘대통령이 국민들 옆에 있어야지 왜 못 가냐’라고 말하시고 역대 정부의 전례같은 것을 인정하지 않으신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옆에서 지켜봤을 때는 절차와 경청을 굉장히 중요히 여기신다”며 “찬반이 있으면 양쪽 이야기를 다 듣고 심지어 대통령님 마음속에 결정이 끝난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양쪽의 의견을 다 들으신다”고 밝혔다.

 

“文 대통령...조국 장관 임명, 지소미아 결정 당시 가장 고심 많이 해”

“정부, 올해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정상화 목표 가지고 있어”

 

윤 전 실장은 ‘문 대통령이 가장 어렵게 결정 내린 사안이 뭐냐’는 질문에 “조국 전 장관 임명 때와 지소미아 결정, 이 두 건이 저는 제일 기억에 남는다”며 “조 전 장관 임명때는 해외순방을 마치시고 돌아오셔서 바로 청와대 참모들과 회의를 새벽 1시까지 하셨다. 주말에도 찬반 의견을 모두 듣고 다 만나고 전화했다. 어떻게 결정할지 예상이 어려웠다. 임명 여부를 놓고 51:49 정도로 짐작은 했지만 끝까지 알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소미아건에 대해서는 “지소미아는 시간이 정해져 있었다. 그런데 그 시간이 정해지는 그 과정, 날짜가 가면 갈수록 대통령께서 판단하고 집중하시는 강도가 달라졌다”며 문 대통령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매우 고심했다고 밝혔다.

이날 윤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처음으로 청와대에 출근한 날을 회상하기도 했다.

윤 전 실장은 “문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고 새벽 5시에 청와대에 첫 출근했다. 그때는 아무도 없었고 직원도 대통령과 직원 7~8명 밖에 없었다. 나머지는 박근혜 정부 때 임명했던 분들만 계셨었다”며 “사무실도 청와대에서 아주 후미진 곳에 있었고 컴퓨터도 연결이 잘 안되는 여러 힘든 상황을 겪으면서 문재인 정부는 꼭 성공한 정부로 만들어야겠다. 故 노무현 대통령을 억울하게 잃어버린 일은 다시는 안 겪어야 되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윤 전 실장은 대북특사로 다녀왔던 일도 회상하며 “북한이 최근 한국은 중재자 역할을 하지 말라고 했다. 이걸 잘 보면, 역으로 보면 북한은 ‘한국은 중재자가 아니라 당사자다. 당사자로서의 역할을 찾아라’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라며 “김계관 고문의 핵심을 보면 어디에도 판을 깨자라는 말은 없다. 북한의 문법을 이해하고 보면 저는 여전히 ‘북도 비핵화를 할 생각이 있다’라고 저는 해석을 하고 있다. 북미관계, 남북관계가 맞물려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노이 회담이 불발되고 나서 미국의 비건 대표한테 이야기했다.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는 한몸뚱이다. 북‧미 관계가 오른발이라면 남북 관계는 왼발이다. 북‧미 관계가 오른발이 한 발짝 나가면 몸이 나서려면 왼발이 또 나가줘야 된다’고 말했다”며 “올해는 남북관계를 실질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올해 정부는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을 정상화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반드시 전환의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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