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검찰과 경찰개혁은 하나의 세트”, 이인영 “개혁과제 마무리 위해 겸손하게 일하겠다”
한국당 “협치의 실종? 이율배반, 후안무치” 새보수당 “잣죽 목구멍에 넘어가나”
보수야당 "자화자찬 파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23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 인사들을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가진 모습[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23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 인사들을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가진 모습[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의 만찬에서 국회에서의 ‘협치’를 강조하고 검찰개혁에 이은 '경찰개혁' 입법을 주문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이인영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를 초청해 가진 만찬에서 “경찰청법도 입법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라며 “결국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해서 경찰의 권한이 많이 커졌기 때문에 경찰에 대한 개혁법안도 후속적으로 나와야 하고 검찰과 경찰 개혁은 하나의 세트처럼 움직이는 게 아닌가”라고 경찰개혁 입법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결국 자치경찰 그리고 자치분권 이런 틀에서도 그런 부분이 필요하고 행정경찰이나 수사경찰 분리, 국가 수사처 설치 뭐 이런 거에 대해서 법안이 나와 있는데 이런 논의를 통해서 검찰과 경찰 개혁 균형을 맞췄으면 좋겠다”며 “좀 더 고생해주시라. 올해 각자 소원 다 잘됐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선거법과 검찰개혁 입법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로 통과된데 대해 문 대통령은 “선거법개정은 민주당에서는 손해를 기꺼이 감수하였지만 대표성과 비례성 높인다는 대의를 얻었고, OECD에서 유일하게 18세 선거권이 주어지지 않았는데 이번에 해소됐다”며 “공수처설치 검경수사권조정 등 권력기관 개혁은 힘든 과제로 20여년 동안 여러 번 시도가 있었던 것인데 이번에 완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렇지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닌 것이 이번 과정을 통해 공존의 정치, 협력의 정치 이 부분이 많이 아쉬웠다. 여야가 다투더라도 무쟁점이거나 국민의 의사가 분명하게 확인된 사항에 대해서는 협력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국회에서의 협치도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남은 과제가 있는데, 고생했지만 좀 더 고생해줬으면 좋겠다. 남은 과제라는 건 입법과제인데 총선 뒤로 미룰 순 없다. 총선시기와 겹쳐 어렵지만 고생해 달라.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 미세먼지 이런 민생 법안들 좀 더 추가적으로 입법 해주는 노력을 기울여 달라”며 “만약에 다 이뤄지지 못해도 이런 노력들이 다음 국회에서 최우선 과제로 민생법안이 처리돼야 하지 않겠냐”라고 당부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설 전에 개혁입법을 완료하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이행된 상태로 오게 됐다”며 “역시 민생법안 많이 마치고 찾아왔는데 감사하고, 역시 민생경제 현장과 경찰개혁 그리고 국정원법 등과 같은 개혁과제를 잘 마무리하도록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위헌 판결이 나서 보완입법이 필요한 법들, 일몰과제에 대한 부분도 빠른 후속입법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소프트웨어 진흥법, 미세먼지법, 소상공인 지원과 관련된 입법 등 민생법안 최선을 다하겠다. 맛있는 저녁 줬으니까 밥값 하겠다”고 했다.

청와대 본관에서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 가량 이어진 만찬에는 이인영 원내대표와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12명의 원내부대표단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등이 함께했다. 만찬 메뉴는 ‘잣죽+도미찜+갈비+비빔밥+콩나물국’ 등이었다.

한편 보수야당은 18일 문 대통령과 민주당 원내지도부 만찬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고 대안신당과 정의당은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한국당 이창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원망 소리는 끊이지 않는데,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를 초청해 자화자찬 파티를 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짜투리 4당과 날치기 처리로 의회 폭거를 일으킨 여당 지도부에게 ‘협치의 실종’을 이야기했고, 청와대 참모진 수십 명이 민생을 내팽개치고 총선 판에 뛰어든 마당에 민생법안을 입에 올렸다”면서 “그들이 있는 곳에 이율배반, 후안무치가 빠지면 아쉬운 법”이라고 힐난했다. 

새로운보수당 권성주 대변인은 “삼권분립 헌법정신 따위 짓밟은 대통령답게 국회를 평가하고 입법 주문도 대놓고 한다. 가히 삼권 옹립 받은 제왕적 대통령답다”며 “민생 파탄의 주역인 청와대에서 밥값 맹세하는 여당 대표단에게 ‘잣죽이 목구멍에 넘어갑니까’ 묻고 싶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통합과 화합의 의지가 빈껍데기가 아니라면 협치의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것”이라며 “공존과 협력의 정치를 운운하며 만찬을 즐긴 대통령, 자기편끼리만 회동하는 게 협치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 자기편은 살뜰히 챙기는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대안신당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청와대에 가서 밥은 안 먹어도 좋으니 문 대통령은 ‘4+1’에 대해 고마워할 줄 알아야 할 것”이라며 “협치의 진정성이 확보되려면 아쉬울 때만 손내미는 협치가 아니라 연정의 기본이 되는 연정 협약서 수준의 높은 신뢰 관계가 형성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경찰개혁 발언에 대해 “검찰개혁과 경찰개혁은 한 묶음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에 동의한다”며 “경찰이 진정 ‘민중의 지팡이’로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의당은 경찰 개혁에도 앞장서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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