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은주 기자]증권 정보 제공 업체 팍스넷이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 가운데, 시장은 우려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21일 팍스넷의 주가는 전일대비 3.93% 하락한 4030원에 거래됐다. 

지난 20일 팍스넷은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바로저축은행과 조은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각각 70억 원과 30억 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전환가액은 4110원이다. 전액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발행할 주식은 243만 3090주에 달하는데, 현재 주식 총수 대비 20.32%에 해당하는 규모다. 

일각에서는 팍스넷의 전환사채(CB) 발행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사업성이 불투명해 보이는 한류 AI센터를 무리하게 지원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팍스넷은 지난 3일 전환사채(CB) 발행의 목적을 ‘한류AI센터’와의 부동산매매계약에 따라 해당 자산의 승계된 채무(융자금)을 지불하기 위함이라고 공시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사진=한류AI센터 본사가 위치한 서울숲 지식산업센터 포휴 건물. 팍스넷은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사채권 양도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 토지와 건물을 ‘주식회사 한류AI센터’에 140억 원에 양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공시에 따르면 양수 건물은 동 건물인 포휴 제10층 14개호다. 다음지도 캡처> 
▲ <사진=한류AI센터 본사가 위치한 서울숲 지식산업센터 포휴 건물. 팍스넷은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사채권 양도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 토지와 건물을 ‘주식회사 한류AI센터’에 140억 원에 양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공시에 따르면 양수 건물은 동 건물인 포휴 제10층 14개호다. 다음지도 캡처> 

지난해 12월 팍스넷은 제3자 유상증자 배정을 통해 한류AI센터의 지분 약 22%를 취득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고 공시했다. 또 지난 1월 지난 31일 한류AI센터의 주식 668만8400주를 약 60억원에 취득하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공시하기도 했다. 

한류AI센터는 지난 17일 채무이행자금 부족으로 자기자본의 약 176%에 달하는 규모의 사채(CB) 58억 원을 미지급했다고 공시한바 있다. 지난해 7월에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전환사채권(제8회차) 발행결정‘ 철회로 인한 공시번복을 이유로 한류AI센터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한류 AI센터의 주식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21일 코스닥 시장에서 한류AI센터는 전일 대비 10.50% 떨어진 89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혹시 팍스넷이 한류AI센터의 부실을 떠안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증권업계는 전환사채 발행은 신중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전환사채를 보유한 투자자는 주가의 추이를 살펴보면서 원금을 돌려받지 않고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가가 지지부진해 주식 전환으로 인한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거나, 만기 보유의 위험이 높아지면 투자자는 회사에 원리금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업의 현금흐름은 나빠지고 최악의 경우 기업 도산에도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팍스넷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전환사채를 보유한 저축은행들이 조기에 원금 상환을 요구하게 되면 팍스넷은 이를 상환해야 하며 이 경우 현금흐름은 악화될 수 있다. 만약 상환하지 못할 경우에도 주가는 악재”라고 우려하는 이유다. 21일 팍스넷은 주식시장에서 40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바로저축은행과 조은저축은행의 전환사채 전환가액은 4110원이다. 

<사진=팍스넷 홈페이지 화면 캡처>
▲ <사진=팍스넷 홈페이지 화면 캡처>

한편 업계 관계자는 “팍스넷의 불안정성도 주주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17일 팍스넷은 타이거밸류 조합을 상대로 신주 278만1642주를 발행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계획대로 증자가 완료될 경우, 이 회사 최대 주주는 타이거밸류 조합으로 바뀐다. 업계에서는 “타이거밸류 조합은 출자자 2명으로 구성된 조합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 외의 정보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이고, 유상증자가 성공할지도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팍스넷은 지난 12월에도 주가가 한 달 사이 반토막 나기도했다. 팍스넷의 모기업격인 키위미디어그룹은 종속사인 피엑스홀딩스가 팍스넷의 주식 164만6498주를 78억1843억원에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채권자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상상인증권, 상상인저축은행이었는데, 팍스넷의 최대주주 피엑스홀딩스가 주식담보채무를 갚지 못해 담보권이 실행되면서 이들 저축은행들의 팍스넷 주식 ‘반대매매’가 일어난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반대매매는 만기까지 대출금을 갚지 못하거나 담보가치가 일정 비율 이하로 떨어지면 대출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팍스넷은 지난해 12월 자회사의 신규사업 추진을 위한 경영 효율성을 제고한다면서 ㈜비트팍스에 자기자본 대비 34.43%인 152억여원을 금전대여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네이버금융정보에 따르면 팍스넷의 PER은 21일 기준 –22.64이다. 폴리뉴스는 팍스넷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에 대한 답변을 듣기 위해 시도했지만 응답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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