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비례 15번 정도를 당선권으로 예상
박창진‧이자스민 등 출마 예정
강상구 “정의당은 유명인이 4년 들르는 정류장 같은 정당”
정의당, 비례대표 출마하려 구의원직 사퇴한 임한솔 제명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정의당이 이전에는 없었던 ‘공천 잡음’으로 시끄럽다. 정의당의 숙원 과제였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정당투표에 상대적으로 강한 정의당의 의석 확대 가능성이 커져 공천 경쟁이 과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4석에 불과한 정의당의 비례대표 의석이 10석 정도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정의당의 비례대표 경선에 나서겠다는 사람도 40명에 다다라 지난 총선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 그 이유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4월 총선 목표를 “원내 교섭단체(20석 이상)”으로 잡았다. 이유는 정의당이 내부적으로 비례대표 15번 정도까지를 당선권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의당은 4월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명부를 24번까지 작성하기로 했다.

예측대로 정의당이 15명 정도 비례대표 당선자를 낸다고 가정하면, 2대 1 정도의 경쟁률이 된다. 정의당이라는 당 브랜드로 첫 총선을 치른 지난 총선 당시 거의 경쟁 없이 14번까지 비례대표 후보 명부를 작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으로 정의당이 이번 총선에 거는 의석수에 대한 기대치가 커졌음을 나타낸다.

구체적인 비례대표의원선거 출마자로는 2017년 정의당에 입당한 ‘땅콩 회항’ 사건을 폭로한 박창진 대한항공 전 사무장, 19대 국회에서 구 새누리당 소속으로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이자스민 전 의원 등을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인물로 꼽을 수 있다.

이외에도 정의당의 영입 인재인 장애인 인권운동가 장혜영 감독과 군 장성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정의당에 입당한 이병록 전 해군 교육사령부 부사령관, 정호진 전 대변인과 김종철 원내대표 비서실장 등도 비례대표 예비후보로 나선다.

반면 비례대표 후보 선정을 둘러싼 당내 갈등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19일 총선 안건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전국위원회다. 정의당은 이 자리에서 비례대표 개방할당제 도입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비례대표 개방할당제란 당의 외연 확대를 위해 비례대표 당선권 경쟁명부 중 20%를 당원이 아닌 외부 인사에게도 배정하는 것을 그 골자로 한다. 이에 진보 정당 운동을 오래 해온 당원들 사이에서는 “당이 진보 정당 정체성보다 대중 인기에 영합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번 비례대표 경선에서는 당원 투표 100%로 후보 순번을 매기던 종전 방식과 달리 당원투표 70%에 일반 시민 선거인단 투표를 30% 반영하기로 하면서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이럴 경우 당에 헌신해온 당원들보다 대중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경선에 이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의당 비례대표 예비후보로 등록한 강상구 전 정의당 대변인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지금 정의당은 유명해진 사람들이 4년간 들렀다 가는 정류장 같은 정당으로 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대표는 지난 21일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례대표 배분을 둘러싼 당내 갈등을 묻는 질문에 “어떤 불협화음이 있다는 거냐”며 “새로운 룰을 결정할 때에는 당내 다양한 의견이 있다. 당연한 건데 그게 왜 불협화음이냐”고 반문한 바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 모습을 촬영해 공개하고 화제가 된 ‘전두환 저격수’ 임한솔 전 부대표 탈당 및 제명 사건도 ‘공천 잡음’의 사례다. 전국적 인지도가 쌓이자 그는 구의원직을 사퇴하고 총선 비례대표 출마를 전격 결행했으나, 당 지도부가 불허하자 지난 17일 결국 탈당했다.

이와 관련, 심상정 대표는 “임 전 부대표가 유권자들을 욕보였다”면서 서대문구 구의원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의당은 지도부와의 상의도 없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저버렸다며 임 전 부대표를 제명 처리했다는 입장이지만, 당 안팎에서는 당내 비례대표 지명을 두고 공천 갈등이 선명하게 드러난 사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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