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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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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슈] 갈림길 선 안철수, 바른미래당 ‘리모델링’ 혹은 ‘신당 창당’

‘실용적 중도정당’ 선언...바른미래 주도권 잡고 ‘재창당’이 1순위
손학규 ‘퇴진’ 결단 없을 시 신당 창당 가능성...‘동반 2선 후퇴’ 제안엔 답 안해
복귀 후 ‘反文’ 발언 이어져...보수통합·호남3지대 합류 모두 ‘관심 없다’
‘대권주자 3위’ 안철수, 호남지지 못 받아...결국 ‘보수통합’으로 합류할까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1년 4개월 만 귀국해 정계로 돌아온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복귀 일성으로 “진영정치에서 벗어나 실용적 중도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기존 바른미래당을 ‘리모델링’하거나, 새로운 당을 창당하는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의 주도권을 잡고, 조직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당명 개정 등 재창당 수준의 변화를 주는 것이 제1순위다. 

바른미래당이 안 전 대표의 ‘본가’를 자처하고 있으며, 안 전 대표의 지지자들도 바른미래당에 다수 포진해있다. 안 전 대표 역시 복귀 후 바른미래당원들에게 신년인사를 전하고, 당의 지난 내홍에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등 바른미래당과 가까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바른미래당은 내년 총선 직전까지 약 200억원의 정치자금을 보유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른미래당을 ‘리모델링’하면 신당 창당을 위한 자금을 들일 필요가 없다. 또한 내년 4월 총선까지 신당을 창당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철수계’ 의원 7명 중 권은희 의원(광주 광산을)을 제외한 6명이 모두 비례대표라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비례대표는 당적을 옮길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7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만나 당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것을 주문하고,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사실상 손 대표를 포함한 현 지도부의 퇴진을 주문한 것이다.

안 전 대표 측은 “당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도체제 재정립 또는 교체가 필요하다”며 ▲당 비대위 전환 ▲전당원투표로 새 지도부 선출 ▲손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 실시 등 3가지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손 대표 측은 “검토해보겠다”면서도 “예전에 유승민계에서 했던 얘기와 다른 부분이 거의 없다. 지도 체제 개편을 해야 하는 이유나 구체적인 방안이 없었고, 왜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하는 지에 대한 것도 없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어 손 대표는 28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개인회사의 오너가 CEO를 해고통보하듯 (물러날 것을 요구) 했다”며 작심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를 향해 “함께 손을 잡고 미래세대로의 세대교체를 위해 몸을 바치자, 미래세대를 주역으로 내세우고 안철수와 손학규가 뒤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자”고 동반 2선 후퇴를 역제안했다.

손 대표가 ‘퇴진’ 결단을 하지 않을 경우 안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을 떠나 신당을 창당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신당 창당에 나선다면 앞서 언급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극복해야 한다. 

안 전 대표는 28일 바른미래당 의원들과 오찬 모임을 가지고, 의견을 수렴한 뒤 정치적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 오찬에는 안철수계 의원들을 비롯해 김동철·박주선·주승용·이찬열·임재훈·최도자 의원 등이 참석했다. 

안 전 대표는 이 자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어떤 결론이 난 건 없다”며 “아직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손 대표와 안 전 대표가 동반 2선 후퇴하고 새 지도부를 꾸리는 방안도 제시됐지만, 안 전 대표는 별다른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권파 내에서는 의견이 갈린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28일 “손 대표가 제안을 거절한다면 안 전 대표 중심으로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바른미래당을 탈당 할 것이냐는 질문에 “신당을 창당하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권한대행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당권파를 포함한 모든 의원들은 모두 손학규 당대표의 리더십에 등을 돌렸다”며 “나 홀로 최고위원회의 진행으로는 당의 활로를 개척할 수 없다”고 손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다만 당 중진인 주승용 국회부의장은 안 전 대표와의 오찬 이후 “저를 비롯한 박주선·김동철 의원이 ‘제2의 유승민당’이 만들어지는 결과는 좋지 않을 것 같다, 비례대표 문제도 있으니 당이 막 가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분열은 최대한 막겠다는 입장으로, 손 대표의 기자회견 이후 중진의원들이 손 대표와 안 전 의원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명확한 ‘반문(反文)’ 노선, 선거는 불출마, 통합은 관심 없어

안 전 대표는 복귀하면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본인이 직접 선거에 참여하기보단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들을 가능한 많이 국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이후 첫 행선지로 광주를 선택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열풍’을 일으켜줬던 자신의 정치적 기반 호남을 찾은 것이다. 그는 “국민의당을 지지했던 많은 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며 거듭 사과하고 호남 민심을 달래는 모습을 보였다. 

안 전 대표는 총선에 대한 큰 비전을 설명하기보다 AI기술전략 등 정책적인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제가 무엇을 하겠다는 것부터 말씀을 드리고 있다”며 “그래야 그 다음 그것을 하기 위한 형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실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여권을 비판하는 발언을 연달아 내놓으며 ‘반(反)문재인’ 노선을 명확하게 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을 찾아 “현 정부는 능력, 민주주의, 공정 3가지가 없는 ‘3무(無)정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무능이다. 사회생활을 해보지 않다보니 특히 경제문제는 아마추어 아닌가 생각한다”며 “가짜민주주의다. 진영논리 때문에 자기편은 무조건 맞고 상대편은 무조건 틀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이뤄진 검찰 인사에도 입장문을 내고 “검찰총장의 힘을 빼고 청와대 관련 수사를 하지 말라고 지휘라인을 쫓아낸 폭거”라며 “국민께 위임받은 공공재인 인사권을 개인과 진영 그리고 권력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명백한  ‘권력의 사유화’로서 헌법 파괴이자 민주주의 파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안 전 대표는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에 대해 “원래 취지가 많이 훼손됐다”면서 “원래 취지에 맞게 조금씩 바꿔 가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범여권 ‘4+1협의체’에 대해서는 “무조건 힘만으로 밀어붙이는 건 옳다고 보지 않는다”며 “최대한 설득하고 한발자국 못 나가면 반발자국이라도 나간 다음에 합의하는 게 한발 나가는 것보다 바람직하다”고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다.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큰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현 정권을 수사 중인 검사를 인사 개혁하는 건 검찰 개혁이 아니지 않나. 그것을 검찰 개혁으로 포장하면 어떤 국민이 속겠느냐”고 비판했다. 

안 전 대표는 보수통합과 호남 중심의 제3지대 통합 모두에도 별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보수진영의 ‘혁신통합추진위’에는 “관심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안 전 대표는 귀국하면서 “야권에도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진영 대결의 1대1 구도로 가는 것은 오히려 정부·여당이 바라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통합에 대해서도 21일 “예전 생각에 많이 사로잡히신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이야말로 정부여당이 바라는 함정에 들어가는 길”이라며 “일대일 구도가 되면 정부여당이 이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야권에서 치열하게 혁신경쟁을 하는 것이 나중에 합한 파이가 훨씬 더 클 수 있는 길”이라고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호남 중심의 제3지대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의 통합도 쉽지 않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0일 이들에 대해 “선과 방향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노선이 같다면 많은 분들 힘을 구하겠다”면서도 “지금 이합집산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대안신당은 안 전 대표의 귀국 직후 “금의환향이 아닌 돌아온 탕자일 뿐”이라며 “백의종군하라”고 견제했다.

유성엽 대안신당 통합추진위원장은 28일 안 전 대표가 자신이 바른미래당 비대위원장을 맡겠다고 밝힌 데 대해 “사과를 해야 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사람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당을 재건하겠다고 하는 것은 정말 언어도단”이라며 “제3세력의 큰 통합을 역행하는 아주 잘못된 처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대선주자’ 안철수, 보수로 갈까

안 전 대표는 현재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3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14~16일 한국갤럽이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4%,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9%, 안철수 전 대표가 4% 지지를 받았다. (휴대전화 RDD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한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 15%.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전 대표는 ‘실용적 중도정치’를 내세웠지만 사실상 중도층보다 보수층에게 더 지지를 받고 있는 모양새다. 자신을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 중 8%가 안 전 대표를 지지했다. 황 대표는 보수층에서 22%, 이 전 총리는 11%의 지지를 받았다. ‘중도’ 응답자는 4%가 안 전 대표를 지지했다. 이 전 총리가 중도층에서 23%, 황 대표가 4% 지지를 받았다. 

또한 정치적 기반인 호남에서 큰 지지를 받지 못했다. 호남에서 안 전 대표를 지지한다고 응답한 수치는 1%다. 이낙연 전 총리는 호남에서 46%를, 황교안 대표는 2% 지지를 받았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가 “보수통합에 관심이 없다”고 밝힘에도 불구, 결국 보수통합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장진영 바른미래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2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태규 의원 등 안철수계 의원들이 유승민계 의원들과 보수대통합으로 가려는 흐름을 만들었는데 손 대표가 온몸으로 버티면서 저지했다”며 “안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하게 되면 당연히 안철수계 의원 등 측근들을 비대위원에 포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장 비서실장은 이어 “이태규 의원은 최근까지도 보수대통합에 이런저런 조건을 내세우면 안할 이유가 없다는 인터뷰도 한 예가 있다”며 안 전 대표의 비대위원장 요구는 결국 안철수계가 보수대통합으로 가는 중간단계라는 것은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 창당을 함께했으며, 현재 혁신통합추진위원을 맡고 있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 또한 25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도정당을 선택하고 반문연대를 버릴 경우, 문재인 정권 심판에 실패하는 결과를 초래해 총선 후 중도정당이 설 땅이 없다. 반대로 반문연대를 선택하고 총선 후에 중도 정당을 다시 추진하는 것은 훨씬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안 전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은 28일 BBS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지금 통합 신당에 안철수 의원과 정치를 같이 했던 분들 가운데 상당수가 참여를 희망을 하고 있다”며 “일부 인사들이 참여를 결정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안 전 대표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은 그분이 선을 긋고 있기 때문에 지금 만나는 것은 서로 큰 도움은 안 된다”며 “(합류가능성)을 아직 가늠하기 힘들다. 앞으로 한 열흘 간 지켜보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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