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양산·을 절충안에... 공관위, 긍정반응은 일단은 큰 고비 넘긴 모습
김두관, "우리 양산 시민이 선택할 것" "당당하게 승부하겠습니다"
두 후보의 정치행보, 너무 닮아 마치 '데자뷰 현상'을 보는 듯…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vs 황교안' 종로대첩 빅매치에 이어 부산·경남(PK)에서도 빅매치가 성사될 전망이다. 이름하여 '김두관 vs 홍준표' 양산대첩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그동안 한국당 지도부와 공관위의 '수도권 험지 출마' 요청에도 불구하고 "당이 어려운 것도 알고 나라 걱정도 있지만 고향 출마는 확고하다"며 고향인 밀양(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출마를 굽히지 않았다. 그러다 '이낙연 vs 황교안' 종로 대첩이 성사된 후 지난 11일 양산·을에서 이른바 '양산 대첩'을 치를 수 있다고 타협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에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2일 홍 전 대표 제안에 즉시 화답했다. 자신이 바라던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과 당이 요구하던 수도권 대신 제3의 길인 '경남 양산·을'로 가겠다는 뜻에 긍정적 반응을 내놓은 것이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간다고 했던 지역구에서 떠나겠다는 의사가 나온 만큼 그동안 자기를 위해 도와줬던 당원동지, 친지들에게 고마움과 배려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며 "자기가 머물렀던 곳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새 출발 하는 시간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홍 전 대표를 '거목'에 비유하며 "거목이 될 나무를 엉뚱한 데다 뿌리를 박게 하면 거목으로 자랄 수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해 문재인 대통령 사저가 있는 양산·을에 출마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런 한국당의 공천과정은 민주당의 김두관 의원의 양산·을 출마과정과 매우 흡사해, 마치 '데자뷰 현상'을 보는 듯하다.

김두관 의원이 양산을 지역구 출마를 수용한 후 봉하마을 고 노무현 대통령 빈소에 헌화하고 있다.<사진=정하룡 기자>
▲ 김두관 의원이 양산을 지역구 출마를 수용한 후 봉하마을 고 노무현 대통령 빈소에 헌화하고 있다.<사진=정하룡 기자>

먼저 더불어민주당에서 김두관 의원을 경기 김포에서 경남 양산·을로 전격 배치했다. 문 대통령 사저가 있는 양산·을 지역구가 뜨거워진 계기는 서형수 민주당 의원이 현역이지만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 고부터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이 기존 지역구였던 경기 김포·갑을 떠나 경남 양산·을로 이동했다.

김 의원도 경기 김포에서 지역구 활동을 시작한 뒤 주민들과 했던 '떠나지 않겠다'는 약속을 저버릴 수 없다고 처음엔 항변했다. 이는 앞으로 정치를 하는 데 있어 신뢰의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버티기도 했었다. 

그러나 김 의원은 13일 아침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2년 전 지방 선거에 비해서는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고 제가 2010년에 어렵게 야권 도지사에 당선된 그런 경험이 있어서 당에서 PK 지역으로 저를 좀 차출해서 역할을 해 주십사하는 그런 요청이 있었고 제가 그것을 받아들여서 양산을로 출마를 결심했습니다"고 출마과정을 밝혔다.

이어 "황교안 대표께서 좌고우면하시다가 떠밀려서 종로에 출마를 했는데 홍 전 대표께서도 편안한 고향 출마를 고수하시다가 어려운 수도권 대신 타의적으로 제가 있는 양산을을 선택한 것 같다"라며 "자유한국당으로서는 강남 3구를 빼고는 수도권이 험지에 가깝지 않습니까? 아마 그래서 자유한국당에 보니까 한강벨트를 구상해서 제대로 한번 수도권에서 선전해 보겠다 하는 그런 차원에서 홍준표 전 지사 또 김태호 전 지사를 아마 요청을 했는데 두 분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아마 한 분은 창원 성산으로 가고 한 분은 우리 양산을로 오시는 것 같다"고 뼈있는 말을 전했다.

또한 "지난번에 자기(홍준표)는 PK를 지키는 수비대장이라고 하고 병졸(김두관)하고는 싸우지 않는다"고 말해놓고, 이제 어쩔 수 없이 '한판 붙게 됐다'며 "도망다니는 대장은 언제든지 병졸한테 패할 수 있다라는 사실을 좀 명심"했으면 좋겠다라고 결기를 세웠다.

'데자뷰'는 또 있다. 두 명 모두 경남도지사를 역임했고, 또 하차한 경력도 같고,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공통점이다.

공교롭게도 두 후보 다 경남지사를 지내다가 중도에 하차한 공통된 경력을 갖고 있다. 김두관 지사가 먼저 2012년 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하면서 경남도지사를 중도 사퇴했고, 그 뒤에 보궐선거로 홍준표 지사가 당선됐는데 역시 홍 지사도 대선 때문에 중도에 지사직을 내려놨었다.

20대 국회에서 첫 금배지를 단 김 의원은 중앙정치 기반은 상대으로 취약하지만 남해군수를 역임한 뒤 경남지사를 지낸 관록을 앞세워 지역에서는 비교적 탄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한때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며 대권 도전에 나섰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이번 총선 PK 지역에서 기반을 구축한 뒤 다시 대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홍 전 대표가 양산에서 당선되고 황교안 대표가 종로에서 패할 경우, 현 지도부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벌써부터 한국당내에서 나온다. 즉 차기 당권과 대권 도전에 대한 전망 때문이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한국당 공관위가 홍 전 대표에게 사실상 PK 선거대책위원장 역할을 맡겨
'낙동강 벨트' 선봉에 서게 해 PK 지역에서 압승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14일 내지 15일, 한국당 공관위가 홍 전 대표를 후보로 낙점해 김 의원과 '빅매치'가 성사되면, 양 당의 '간판급 주자'가 양산·을 지역구에서 혈전을 벌이게 돼 '양산 대첩'이라 아니할 수 없게 됐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두 인물이 밟아온 정치행보가 너무 닮았다는 것. 마치 '데자뷰 현상'을 보는 듯해, 향후 어떻게 진행될 지 매우 주목되는 빅매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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