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재판부, 이명박 징역 17년·벌금 130억·추징금 57억8천만원 선고 
"이명박 범행 모두 부인 '허위진술 탓'으로 돌려...반성하고 책임 지는 부분 없어 안타까워”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340억원대 횡령과 100억원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17년이라는 중형을 선고 받고 법정 재구속 됐다.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재판 뒤 “이 전 대통령에게 상고를 권하겠다”고 밝혔다.

19일 서울 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김세종, 송영승 부장판사)에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 8천여만원을 선고했다.
 
이중 대통령 재직 중 저지른 뇌물 범죄는 형량을 분리해 선고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뇌물죄에 대해서는 징역 12년과 벌금 130억원이, 횡령 및 나머지 범죄에 대해서는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기업 다스의 회삿돈 약 349억원을 횡령하고, 삼성전자가 대신 대납한 다스의 미국 소송비 119억여원을 포함해 총 163억원 정도의 뇌물을 챙긴 혐의등으로 기소되었다. 

당초 이 전 대통령이 기소 될 때는 뇌물 혐의액은 111억원 규모였으나 항소심이 진행된 후 검찰의 공소장 변경으로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혐의액인 51억여원이 추가됐다.
 
1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의 85억여원 뇌물혐의와 246억여원의 횡령등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 추징금 82억여원을 선고한 바 있다.

이날 재판부는 선고 이유에 대해 “피고인은 국가 원수이자 행정 수반인 대통령으로 본인이 뇌물을 받지 않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뇌물을 받은 공무원이 있다면 관리·감독·처벌해 부패를 막아야 할 지위에 있었다”라며 “그러나 이런 지위에 따른 의무와 책임을 저버리고 공무원이나 사기업 등에서 뇌물을 받고 부정한 처사를 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뇌물 총액이 94억원에 달해 그 액수가 막대하다. 아울러 수수 방법이 은밀해 잘 노출되지 않고, 사적 이익을 취하기 위한 목적이 드러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소송비를 대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2009년 말 이건희 삼성 회장에 대한 특별 사면권이 공정하게 행사되지 않았다는 의심을 받게 했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각 범행을 모두 부인하면서 이를 다스 직원이나 함께 일한 공무원, 삼성그룹 직원 등 여러 사람의 허위진술 탓으로 돌렸다. 자신의 행위에 대해 책임질 부분이 명백함에도 반성하고 책임을 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고 밝히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보석을 취소하고 재구속을 선언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만나러 온 권성동 미래통합당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만나러 온 권성동 미래통합당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변호인 강훈 변호사 “재판결과 유감...상고 권할 생각”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강훈 변호사는 “오늘 재판결과는 유감스럽다. 상고 여부는 이 전 대통령과 의논한 후 결정하겠으나 변호인으로서는 당연히 상고를 권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판사와 변호인의 입장은 다르지만 같은 법률가로서 같은 증거기록을 읽고 내린 판단이 이렇게 극과극으로 다를수 있는지 알 수 없다”며 “재판부가 변호인과 다른 결론을 내린 이유는 판결문을 봐야 하겠지만 변호인으로서는 재판부의 판단을 수긍할 수 없다”며 2심 결과에 불만을 제기했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법원에 도착해 권성동 미래통합당 의원을 비롯한 지지자들과 이야기를 나눈뒤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 입장했고 선고뒤엔 법정 구속되어 구치소로 향했다.

그간 건강상의 이유로 보석을 허가받아 석방되어 자택에서 지냈던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선고로 인해 350일 만에 다시 구속되었다.

이 전 대통령은 선고 결과가 내려진 뒤 한참을 멍한 표정으로 법정에서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방청객들과 악수를 나누고 “고생했다. 갈게”라고 말한 뒤 구치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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