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 실사 후 손실액 더 증가할 것”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14일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펀드 환매 연기 사태를 설명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14일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펀드 환매 연기 사태를 설명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중단한 사모펀드 투자자들이 최소 6341억 원의 돈을 날리게 됐다. 투자 손실액 규모는 최대 1조6335억 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24일 모펀드인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 ‘플루토 TF-1호’의 173개 자펀드 손실 규모가 6341억 원(23일 기준)으로 계산됐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 자펀드의 설정액에서 순자산(NAV)을 뺀 액수다.

투자 원금인 설정액보다 펀드 운용 결과에 따른 현 가치인 순자산이 적으면 투자 손실을 보고 있다는 뜻이다. 즉 설정액에서 순자산을 뺀 값이 곧 손실액이 된다.

라임자산운용은 이날 발표한 손실 규모에 대해 “총수익스와프(TRS) 레버리지 효과로 인한 손실이 반영되어 있다”며 “개별 자산이 담겨있는 일부 자펀드의 손실과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의 손실이 추후 반영되면 자펀드의 손실 규모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환매연기 중인 173개 자펀드의 고객 가입 금액은 약 1조6335억 원(23일 기준)”이라며 “펀드 투자금이 전액 손실 되는 최악의 경우에도 이 금액을 넘어서는 손실이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환매가 연기된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는 소수로 설정된 모펀드에 자펀드가 연계된 ‘모자형 펀드’ 구조를 취하고 있다. 때문에 투자자들이 가입한 각 자펀드의 손실률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현재 환매연기 펀드의 자산 기준가격 조정을 진행 중이다. 내달 말 즈음 삼일회계법인이 무역금융펀드에 대한 실사를 마치면, 실사 결과를 토대로 173개 자펀드 손실 규모를 재산정하게 된다.

앞서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14일 무역금융펀드와 관련해 “펀드 자산 기준가격이 약 50%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TRS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한 29개 자펀드 투자자가 아니라면 최소 투자금 전액 손실은 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라임자산운용과 달리 무역금융펀드가 전액 손실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환매연기 4개 모펀드 중 하나인 무역금융펀드 투자금이 전부 날아가면 이에 얽힌 자펀드 투자자들의 전액 손실 가능성도 커진다.

금감원은 같은 날 라임자산운용 중감 검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한 약속어음(P-note) 원금(5억 달러)은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 2개 펀드 등 5개 해외 무역금융펀드 손실과 연동되는 구조”라며 “이 펀드들에서 투자 손실이 2억 달러 이상 나면 무역금융펀드는 전액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IIG는 헤지펀드 손실을 숨기고 가짜 대출 채권을 판매한 다단계 금융사기(폰지 사기) 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등록 취소당했고, IIG 관련 펀드 자산은 동결 조치됐다. 즉 IG 펀드 자산이 동결 조치된 것 등을 고려하면 무역금융펀드는 사실상 전액 손실이 날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라임자산운용이 증권사들과 맺은 TRS 계약도 투자 손실 규모 계산 시 고려해야 한다. 현재 환매가 중단된 4개 모펀드에 투자한 자펀드가 173개이고, 이 가운데 증권사와의 총수익스와프(TRS)계약으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한 펀드는 29개나 된다.

TRS는 투자금을 담보로 증권사가 운용사에 돈을 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일종의 대출계약이다. 즉 이 돈으로 펀드에 투자해 이익이 나면 개인 투자자들은 더 큰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손해가 날 경우 증권사에 TRS 자금부터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건질 수 있는 돈은 줄어든다.

라임자산운용이 4개 모펀드와 관련해 TRS 계약을 맺고 있는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4곳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TRS 계약액(자펀드 포함)을 총 8670억 원 규모로 추정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라임자산운용의 전체 사모펀드 투자 손실 규모는 1조2000억 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기준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262개 사모펀드의 현재 자산가치인 순자산은 2조8142억 원이었다. 이는 투자원금인 설정액 4조345억 원보다 1조2203억 원 낮은 액수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순자산과 설정액 격차는 지난 12일 2800억 원 수준에서 14일 9000억 원으로 급증했고, 17일에 1조 원 선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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