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정찬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사태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왔고 문 대통령도 이에 대한 답신으로 5일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보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어제(4일) 친서를 보내왔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코로나19바이러스와 싸우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또 ‘반드시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남녁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기를 빌겠다’는 말도 했다”며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안타깝다는 심정을 표했다”고 했다.

이어 “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며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보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에 대해 진솔한 소회와 입장도 밝혔다”며 “문 대통령은 감사의 뜻을 담은 친서를 오늘(5일)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냈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전달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에 한 소회와 입장’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상간 친서에서 어떤 내용이 있었다고 자세히 밝히는 것은 외교상 맞지 않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청와대 비난 담화가 있은 지 하루 만에 친서가 교환된 것과 관련 “그 부분 하나하나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는 부분이므로 특별히 해석을 다룰 수 없는 부분, 밝히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이 부분은 있는 그대로 해석해주시면 될 것 같다”고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가 급작스럽다는 지적에 “북한의 발표는 전체적인 상황 속에서 판단한다”며 “북한과의 소통 채널을 계속 유지해오고 있는데 그 속에서 어떤 발표문이나 어떤 상황에 대해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 판단이 다를 수 있는데 북한 또는 미국, 언론서 제기하는 것과 동일하게 맥을 같이하진 않는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친서 교환의 의미에 대해 이 관계자는 “남북한은 지금 계속 한반도 평화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서로 간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 일환에서 이런 친서 교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남북 간의 보건협력을 제안한 것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며 “그런 것들은 별도의 채널에서 따로 협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친서와 관련해서는 특별하게 말할 것이 없다”고 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코로나19 방역 지원 요청이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했다. 청와대의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남북한 정상의 친서 교환 과정에 코로나19 방역 등 보건협력에 대한 얘기들이 오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또 김 위원장의 친서가 전달된 경위, 문 대통령 친서가 보내진 경로에 대해서도 이 고위관계자는 “구체적인 접촉 방식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저희가 밝힌 바가 없다. 다만 저희가 유지하고 있는 소통 채널 통해 받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