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세종 출마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 정신으로 개헌 마무리
종로에는 김정화 공동대표 거론, ‘40대 기수론’의 부활로 적격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학규 세종 출마 쪽으로 조금씩 무게 실려

[폴리뉴스 송희 기자] 민생당 평당원으로 돌아간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4·15 총선 지역구로 종로가 아닌 세종시를 검토하고 있다.

민생당 관계자는 9일 기자와 만나 “손 전 대표가 종로 출마로 장고 중이었다. 그러나 그가 최측근의 세종시 출마 제안을 받고 고심하고 있다”며 “수일 내에 결단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손 전 대표의 최측근은 손 전 대표의 종로 출마를 몇 주째 말리면서, 이틀 전 세종 출마를 제안하고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세종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행정수도로 기획한 곳”이라며 “제7공화국, 개헌 등을 강조하고 있는 손 전 대표가 세종시에 출마함으로써 노 전 대통령의 가치와 정신을 이어 나갈 수 있다. 국회를 세종으로 옮기는 공약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손 전 대표는 20일 대표직을 사임하는 자리에서 “낡은 정치와 후퇴하는 정치를 청산하고 국민 모두가 함께 잘 살아갈 나라를 위해 제7공화국을 위한 총선 이후 개헌에도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다짐한 바 있다. 

손 전 대표가 말하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끝내고 이원집정부제 내각제 등 개헌을 주장하려면 세종시 출마가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행정기능을 전부 세종시로 옮기지 못하고 일부만 이전하는 방향으로 계획이 축소된 것을 손 전 대표가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해 마무리하는 그림을 그리겠다는 것이다. 

손 전 대표의 출마지역으로 경기도 파주을이 거론되기도 했다. 파주는 손 전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LG디스플레이 공장을 유치한 지역이다. 이후 파주시 인구가 17만 명에서 30% 늘어나 45만 명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민생당 지지율이 제자리걸음인 상태에서 파주을에서의 당선이 불투명하다는 게 당내 판단이다. 

민생당 김정화 공동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민생당 김정화 공동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종로 지역구 출마…김정화 공동대표 당내 거론

한편 민생당 관계자는 “손 전 대표가 세종으로 출마를 선언하면,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가 종로로 출마해줄 것을 당 내부에선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40대 기수론’을 언급하면서 “1970년 초 위기의 야당을 구해 낸 이들이 40대 기수론의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이었던 것처럼 이번 총선에서는 김 공동대표가 적격이라는 의견이  당내에서 우세하다”고 덧붙였다. 

‘정치 1번지’ 종로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맞대결을 선포한 ‘빅 매치’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이곳에 40대 여성인 김 공동대표가 출마하면 차세대 주자로서의 이미지와 함께 민생당이 ‘호남 정당’이 아닌 ‘전국 정당’으로 발돋움하려는 것을 강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민생당의 부진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등 정치적 생존을 위해서도 당 지도부가 지역구로 출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20년 3월 1주차 정당지지도 주간집계 <사진=리얼미터 제공>
▲ 2020년 3월 1주차 정당지지도 주간집계 <사진=리얼미터 제공>

리얼미터가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생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당(4.7%)보다 낮다. 

총선 비례대표 정당 투표 관련 조사에서도 민생당이 3.8%로 5위, 비례대표 의석 배분 기준 득표율 3%를 겨우 넘는다. (YTN 의뢰. 조사 기간 3월 2~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27명 대상. 신뢰수준 95% 표본오차±1.9%p 자세한 내용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김 공동대표의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아도 정치 거물이 포진한 종로에 출마하면, ‘당선’ 외에 당의 인지도, 지지율 등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전략이다. 

앞서 8일 민생당 원외 지역위원장과 예비 총선출마자들은 “전·현직 당 최고 지도부가 솔선수범해 지역구로 출마하고 선당후사의 물꼬를 터줘야 한다”며 “비례대표만 바라보고 앉아있는 당내 분위기를 일소하라”고 주장했다.

9일 당 최고위에서 “당내 손 전 대표를 비롯한 대선주자급의 중량감 있는 중진들이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는 용단을 내려줘야 할 때”라고 말한 김 공동대표도 역시 지역구로 출마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공동대표는 지역구 출마보다 비례대표에 더 마음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기자는 종로 출마와 관련해 김 공동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민생당은 오는 11일 또는 13일쯤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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