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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흠 칼럼] 비례 위성정당 파동과 비례대표제의 역설(2)

 

초유로 등장한 우리의 위성정당들은 또 초유의 파행과 비정상의 새로운 장면들을 만들고 있다.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공천에 지주정당인 통합당이 동의하지 않으면서, 미래한국당의 지도부가 바뀌고 비례공천이 다시 이뤄졌다. 민주화 이후 40년이 넘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민주당은 비례연합 대상이라고 했던 기존 소수정당들이 빠진 채 신생 원외정당들과 비례연합정당을 만들었다. 소수정당의 보호라는 취지를 살리면서 불가피하게 비례연합에 참여할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미미한 신생 원외 정당들을 들러리 세운 꼼수 위성정당이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이상한 제도와 이상한 세력들이 초유의 부끄러운 정당정치 모습을 만들고 있다.  

사표를 줄이는 것이 선거제 개편의 취지였지만, 개편된 선거제는 이를 담지 못했다. 지역구에서 발생한 사표는 그대로다. 비례대표 규모도 그대로이니 비례성이 확대된 것도 아니다. 배분 방식에서 소수 정당에 호의적인 기회가 될 수도 있었지만, 비례 위성정당의 태동으로 이 또한 무의미해졌다. 

연동형 비례제를 택한다면 개편 방향의 우선적인 초점은 비례 확대에 있었다. 비례가 확대됐을 때 정당투표에 연동하는 제도를 택할 수도 있다. 그런데 비례는 확대하지 못한 채 연동형에 우선을 두면서 여러 문제가 생긴 것이다. 독일의 경우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비율이 1대1이고, 뉴질랜드 1.4대1, 잠깐 시행하다 문제가 커 폐지한 알바니아도 2.5대1이었다. 우리의 경우 5.2대1이다. 비례대표 규모가 작은데, 전체 의원 정수를 기준으로 의석을 배분하면 그만큼 왜곡이나 무리의 여지가 크다. 

일부에서는 정당투표 연동형을 두고 민심 그대로의 제도라고 하지만, 논란의 여지가 크다. 대의권력을 구성하는 민심은 정당만이 아니라, 후보자 개인 등 여러 요소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당정치가 민심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을 땐, 정당은 민심의 창구가 아니라 민심을 왜곡시키는 방해물이 될 수 있다. 그 동안 우리의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이 컸고, 요즘은 더 심각하다.

우리가 연동형이라 부르고 있는 독일의 혼합형 선거제는 비례대표제에 토대를 두고 있다. 100% 비례대표제의 독일 선거제 역사를 배경으로 2차 대전 이후 소선거구제를 혼합한 것이다. 비례투표제는 결국 정당을 매개로 할 수밖에 없다. 비례대표 후보군을 보고도 투표하지만, 결국 정당 지지가 좌우한다. 개별 후보를 보고 유권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보완책으로 소선거구제를 혼합했다. 그래서 기존 비례 의석배분에서 소선거구 당선자 수를 포함해 계산한 다음 기존의 100%비례대표 방식대로 배분하게 된 것이다. 도입 배경이 우리나라와는 정반대이다. 연동형은 100%비례대표제를 보완하는 배경에서 나온 것이지, 소선구제의 대안은 아니다. 소선거구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대안은 비례대표제의 확대나 중대선거구제로의 전환이다. 이걸 정당투표에 연동할 것인지는 그 다음의 판단이다.

선거제에서 민심이 제대로 반영되는 방식은 비례대표제에 가깝다. 그런데 비례대표제가 개별 의견을 그대로 비례해 반영하는 게 아니다. 비례대표제는 정당을 통해서 매개된다. 만일 정당이 국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수렴하지 못하고 있다면. 민심은 그만큼 왜곡된다. 애초에 정당은 민심을 반영하는 매개체일 수도 있고, 오히려 가로막는 장애물일 수도 있는 양면성이 있다. 이번 비례 위성정당 파동도 정당 독점이 갖는 폐해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근래 정당의 독점적 기능에 대해서는 많은 다른 나라들에서도 회의적이다. 인터넷과 SNS시대와 더불어 정치참여의 환경도 다양화되었다. 정당을 매개로 한 참여만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사표방지를 위해 비례대표제가 확대된다면 기존의 방식으로는 정당의 독점 기능 또한 강화될 수밖에 없다. 비례대표제 확대의 역설이다. 비례제의 확대 못지않게 정당의 독점적이고 특권적인 구조를 해소하는 개혁에도 주목해야 한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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