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 뉴욕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은주 기자] 글로벌 증시가 역사상 가장 짧았던 폭락장을 기록한 채 다시 상승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경기의 2분기 경기 침체가 예상되지만, 주요국들이 쏟아낸 전례없는 부양정책이 경기의 장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신규 실업 수당 청구 건수가 폭증하는 등 실업률이 악화됐다는뉴스가 전해졌지만, 미 의회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조 2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 패키지 법안을 통과시키며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사흘째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351.62포인트(6.38%) 뛴 22552.17을 기록했다. S&P 500지수는 154.51포인트(6.24%) 오른 2,630.0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13.24포인트(5.60%) 상승한 7797.54에 장을 마쳤다. 상승의 여파는 아시아에도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오전 개장한 아시아 증시도 상승세다. 27일 오전 코스피는 전일대비 2.72% 상승하면서 1733.52를 기록하고 있고, 일본 니케이지수도 오전 9시 49분 기준 전일대비 2.56% 상승했다.

2분기 이후 전세계 경기의 침체가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와 공급 양 사이드의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바이러스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국내총생산(GDP)이 2개 분기 이상 연속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경기침체로 정의한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집계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전주보다 300만 1000건이 늘어난 328먼 3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967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치다. 블룸버그는 종전의 사상 최대치 기록을 뛰어넘는 수준의 실업 신청 급증을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이 조업을 중단하고 감원을 단행한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종전의 사상 최대치는 2차 오일쇼크 당시인 지난 1982년 69만5000건이었다.

미국 기업들의 사정도 계속 악화되고 있다. 태양의 서커스는 파산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졌고, 레스토랑체인인 서브웨이, 체사피크치즈케익 등도 미국 전역의 빌딩주들에게 “4월1일 임대료를 내기 어렵다”고 통보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전례없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서 '자금공급에 관한 한 우리는 탄약이 바닥나지 않을것'이라며 시장을 안심시켰다.<사진=연합뉴스> 
▲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전례없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서 "자금공급에 관한 한 우리는 탄약이 바닥나지 않을것"이라며 시장을 안심시켰다.<사진=연합뉴스> 

실물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증시 폭락세가 진정된 것은, 시장이 주요국들의 전례없는 부양책에 불안을 완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CNBC와의 방송 인터뷰를 통해서 ”연준은 코로나19 때문에 신용경색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자금공급에 관한 한 우리는 탄약이 바닥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번 달에만 금리를 두차례 인하해 거의 '제로 금리'로 진입시키고, 전례없는 회사채 매입 결정으로 신용 경색 위기를 차단한 바 있다.

여기에 미 상원이 전날 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조2000억 달러(약 27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을 가결해 시장의 불안을 진압했다. 27일 하원 표결을 통과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곧바로 발효될 예정이다. 부양책에는 항공 등 산업계 지원과 국민에 대한 현금 지원, 실업보험 강화 등이 광범위하게 포함됐다.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산업계에 숨통을 틔워줄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극심한 불안에서 차츰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를 표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의 피터 부크바 최고 투자 책임자는 “우리 모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피해가 느껴지기 시작할 것이란 점을 알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바이러스 확산의 최악 시기는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경제의) 재시동이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 창의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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