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증,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매우 고통스러운 2주가 될 것” 진단
글로벌 전문가들 "지금 저가 매수 기회로 보기 힘들어"

지난 3월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한 병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비닐로 싸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을 임시영안실로 사용되는 냉동트럭에 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 3월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한 병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비닐로 싸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을 임시영안실로 사용되는 냉동트럭에 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은주 기자]지난 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시장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글로벌 증시는 4% 가량 급락하면서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끔찍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시장의 부정적 우려를 더했다. 글로벌 시장의 주요 투자자들은 지금이 결코 저가 매수의 적기가 아니라고 진단하면서, 주가가 향후 추가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1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73.65포인트(4.44%) 급락한 2만0943.5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각각 4.09포인트(4.41%)와 339.52포인트(4.41%) 떨어진 2470.50, 7360.58로 장을 마감했다.

2일 아시아 증시도 혼조세다. 코스피는 2일 상승 출발 뒤 보합권에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오전 9시 45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36% 하락한 1679.41에 거래되고 있다. 일본 니케이225도 0.57% 하락한 103.05에 거래되고 있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하면서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급락했다”며 “최근 한국과 미국 증시의 연동성을 고려할 때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일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들은 시장의 예상 수준보다는 양호했다. 월가는 3월 미국 고용이 15만 가량 감소할 것으로 봤지만, ADP에 발표에 따르면 전월 대비 고용은 2만7000여명 주는 데 그쳤다. 또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3월 미국의 제조업구매자관리지수(PMI)는 전월 대비 1.0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쳐 블룸버그의 예상보다는 낙폭이 미미했다. 블룸버그는 당초 미국의 PMI가 44.5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봤었다. 다만 미국의 고용 지표는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기 직전인 3월 초까지의 지표다. 또 PMI지수 역시 전세계의 생산이 지연된 영향에 따른 수요 증진 효과가 반영됐다.

일시폐쇄된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 <사진=연합뉴스>
▲ 일시폐쇄된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 <사진=연합뉴스>

낙관론을 펼쳤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마저 당분간 ‘끔찍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예상 이상으로 상황이 악화됐다는 불안감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매우 힘든 2주를 앞두고 있다”면서 “매우, 매우 고통스러운 2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백악관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된다고 해도 미국에서 코로나19로 10만 명에서 24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미 미국의 확진자는 걷잡을 수 없이 늘면서 20만 명을 넘어섰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20만 명을 넘어섰다. 확진자가 1만 명을 넘긴 지 불과 13일 만에 20배 급증했다. 뉴욕주 확진자는 8만 명 이상으로 늘었고, 사망자는 2000명에 육박했다.

글로벌 시장의 주요 투자자들은 지금을 시장의 ‘저가 매수’ 적기로 바라보는 시각에 우려를 표하면서, 지금을 저가 매수의 적기로 보고 시장에 진입하려는 낙관론을 경고하고 있다. 저가매수에 나서기에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과한 국면을 지나가고 있다는 뜻이다. 월가에서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유력 투자자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3월 중순 기록한 주가지수 저점이 경신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유명투자자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 창업자도 임직원들에게 10페이지 분량의 편지를 보내 지금이 결코 “저가 매수”의 적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금융사 연쇄파산과 경제에 대한 영향을 걱정했지만 일상 생활은 크게 바뀌지 않았고 생명에 대한 명백한 위협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회적 고립과 질병 및 사망, 경제 축소, 정부에 대한 막대한 의존, 장기적 불확실성 등 부정적 범위가 훨씬 넓어보인다”고 지적했다.

코메르츠방크의 피터 딕슨 수석 경제학자도 “안갯속을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면서 상황이 얼마나 나빠질 것인지 알아보려 하지만, 본질적으로 눈을 감고 비행하는 격”이라면서 “경제는 잘못되고 있으며, 역사상 가장 큰 '서든 스톱'이 될 것이란 점은 명확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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