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희생자·유족의 명예 회복, 인권 신장과 국민 통합 도모”
민주당 “21대 총선 끝나자마자 임시 국회 소집해서라도 4·3특별법 통과”
통합당 “정부여당 책임 커…의견 상충하고 서로 반대 입장”
정의당 “통합당의 완강한 반대로 4·3특별법 추진 안 된 것”

[폴리뉴스 송희 기자] 제주 4·3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가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넋을 기렸다. 여야 대표는 이날 4·3특별법 개정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위령제단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위령제단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 4·3 추념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제70주년 추념식 이후 2년 만에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 두 차례 추념식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는 이번 참석에 대해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을 미래 세대에 전승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고 인권 신장과 국민 통합을 도모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추념식에 참석해 “4월 말 5월 초 임시 국회를 소집해서라도 4·3특별법이 개정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4·3 72주기를 맞아 제주도민들의 역사적 정신과 진실을 아직까지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꽤 오랜 기간 4·3특별법 개정과 관련해서 국회에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쉽게 미래통합당의 오랜 반대와 비협조로 인해서 그렇게 됐는데 이번 20대 국회가 완료되기 전, 21대 총선이 끝나자마자 4·3특별법이 개정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래통합당은 4·15 총선 제주 1호 공약으로 4·3의 완전한 해결을 제시했다. 

3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왼쪽)와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3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왼쪽)와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도 이날 추념식에 참석해 “4·3특별법을 개정해서 역사의 아픔이 치유돼야 한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4·3특별법이 국회에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정부여당의 책임이 크다고 봐야 한다”며 “어떻게 할 것인지 정부에서 의지를 갖고 덤벼야 하는데 그럼에도 의견이 상충하고 서로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라고 답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참석했다. 심 대표는 “4·3특별법 개정안이 20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점에 대해 면목이 없다”고 사과하며 “4·3특별법은 수정 없이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아직 교섭단체의 두 당이 일정에 올리지 않고 있다”며 “5월 말 임기 기한 전, 마지막으로라도 제주 4·3특별법 개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연말부터 4·3 유족회 분들이 국회에 오셔서 사시다시피 했다”며 “각 당을 다니며 호소하고 절규했지만 결국은 통합당의 완강한 반대로 추진이 안 된 것을 제주도민들이 다 기억하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생당에서는 장정숙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국회 선대위원회의의 모두발언을 통해 “제주 4·3 추념식에는 장정숙 공동선대위원장께서 참석해주신다만, 저도 이 자리에서 4·3 희생자 여러분의 넋을 위로하고 추모한다”며 “아울러 4·3특별법 개정안 처리 등 사건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민생당이 앞장설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난 1일부터 여수에서부터 400km 국토 종주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비록 올해는 4·3 추념식에 참석하지 못하지만, 돌아가신 영령들의 명복을 빌고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제 마음만큼은 변함이 없다”며 “오늘 하루는 4·3 유족분들과 제주도민들을 생각하면서 달리겠다”고 밝혔다. 

3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희생자 유족인 김대호 군(아라중 2학년)이 편지 낭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3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희생자 유족인 김대호 군(아라중 2학년)이 편지 낭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 의견 대립 중인 ‘제주 4·3특별법 개정안’은?

제주 4·3특별법 개정안(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전부개정법률안)은 제주 4·3 사건에 대한 △집단학살 암매장지 조사와 유해 발굴 △학살 사건 진상규명 조사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배·보상 △피해자 명예회복 △4·3 트라우마 치유센터 설립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지난 2018년 8월 22일, 20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처음 언급됐다. 당일 122건의 안건 중 4·3특별법 개정안은 119번부터 121번에 배정됐다. 

4·3특별법 개정안은 이후 같은 해 9월과 이듬해 4월 법안심사소위에서 단 두 차례 심의 끝에 결국 현재까지 어떤 결론도 내리지 못했다. 지난 3월 5일 열린 마지막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에선 아예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해 1948년 4월 4일에 발생한 사태와 1945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군·경이 무력 진압하는 과정에서 2만 5천~3만여 명의 제주도민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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