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구성은 이달 20일 최고위에서, 5월 전당대회는 30일쯤
손학규 “대한민국 미래정치를 위해 제3지대 지켜야”
김종배 “환골탈태…당 지도부부터 전부 사퇴, 비대위 구성”
김정화 “당 정상화하고 재정비해 일어설 수 있는 기반 마련할 것”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7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모두발언을 마치고 나와 민생당 회의실을 지나가고 있다. 보좌관이 그에 어깨 위에 먼지를 털어내고 있다. <사진=송희 기자>
▲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7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모두발언을 마치고 나와 민생당 회의실을 지나가고 있다. 보좌관이 그에 어깨 위에 먼지를 털어내고 있다. <사진=송희 기자>

[폴리뉴스 송희 기자] 민생당은 17일 여의도 국회에서 해단식을 갖고 “참담한 결과로 국민께 죄송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 출마한 후보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면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5월 전당대회를 열 것을 촉구했다.

해단식 이후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얼마 있지 않아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먼저 회의실에서 나왔다. 손 위원장은 회의실 밖에 있던 기자들과 만나 주먹인사를 하며 “수고했다”고 말하고 떠났다. 

손 위원장은 앞서 있던 모두 발언에서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제 입장을 말씀드려서, 오늘 사실 제가 나올 필요도 없다고 생각을 하긴 했었다”며 “다만 이번 선거에 선거대책본부를 운영하신 여러분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인사를 드리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얼마 있지 않아 김정화 공동대표가 회의실에 나왔지만, 회의 결과 발표를 따로 하지 않고 바로 당대표실로 들어갔다. 

이후 당 회의실에서는 밖에서도 들릴 정도의 고성이 오갔다. 당직자들이 줄줄이 회의실을 나왔고 회의는 해산됐다. 

당 관계자에게 비대위 구성과 5월 전당대회에 대해 묻자 그는 “결정된 것 없다. 최고위원회의는 월요일에 열릴 것이고, 그 안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5월 전당대회는 3당이 합당하면서 했던 약속이기 때문에 5월 30일쯤 열릴 것이라고 이미 공지했다”고 날카롭게 답했다. 

이어 비대위원장을 김정화 공동대표가 맡느냐는 질문엔 “그런 낭설을 말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다른 당 관계자는 전날(16일) 기자에게 “김 공동대표가 선거 수습과 관련해,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겠다는 입장을 선거 기간 동안 자신을 따랐던 당직자들에게 알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단식 이후 당내에서 김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문서가 작성되고 있다”며 “비대위원장으로 김종배 공동선대위원장을 추대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밝혔다. 

민생당은 이번 4·15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에서 당선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면서 하루아침에 ‘원외정당’이 됐다. 국회에서 목소리를 낼 의원이 단 한 사람도 없게 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역부족이게 된 것이다. 

그러나 민생당은 여전히 ‘제3지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중도 정당’으로서 다시 재기할 것을 시사했다.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과 김정화 공동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과 김정화 공동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해단식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과정을 통해서 제3지대가 중도정당이 설 수 있는 기반이 약하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면서 “이번 총선에서 오히려 (양당제로) 더 심하게 갈라졌고, 민생당은 비례대표 3%를 얻지 못해서, 지역구 비례대표 한 석도 얻지 못하는 원외정당으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손 위원장은 “민생당은 누가 봐도 존립 위기에 처해있다. 국회에 남은 예산이 있는 이런 상황에서 제3지대를 어떻게 펼쳐 나갈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며 한국 정치에 제3지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민생당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정치를 위해서 제3지대를 힘들지만 굳건히 지켜지고, 약하지만 세력을 펼쳐 나가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당을 향해 “정치적 지향점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고, 미래를 구상·기획해 힘차게 나가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종배 공동선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환골탈태라는 말이 있다. 씨는 못 바꿔도 뼈대를 바꿔서라도 새로운 변화를 주도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고난을 받았을 때 정치는 책임도 질 줄 알아야 한다. 다 같이 책임을 지고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부터 당직자들까지 전부 사퇴하고, 내려놓고, 새로운 사람들이 와서 비대위를 구성하든 간에 뭔가 변화를 주고 새로운 디자인을 할 수 있도록, 그런 기회를 만들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정화 공동대표는 이날 “조속히 당을 정상화하고 재정비하여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공동대표는 지난 15일 총선 결과에 대해 입장을 밝히며 “당의 대표로서 5월 내로 민생당 전당대회를 개최하기 위한 준비를 해나갈 것”이라며 “선대위 해단식을 하고, 정식으로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를 설치하여 실무준비를 위한 TF팀(특별전담조직)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장정숙 공동선대위원장도 “지금은 해단식이지만 그냥 넋 놓고 앉아있을 때가 아니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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