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19일 이용수 할머니 찾아가 독대
이용수 할머니 “안아준 것, 화해한 것 아니다”

지난 7일 대구 남구 한 찻집에서 정의연 비판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사진=연합뉴스>
▲ 지난 7일 대구 남구 한 찻집에서 정의연 비판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후원금 논란’ 중심에 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운동가인 이용수 할머니를 만났지만 용서받지 못했다.

이 할머니는 앞서 이달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연과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을 겨냥, “성금, 기금 등이 모이면 할머니들에게 써야하는데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고 주장해 ‘후원금 회계 부실’ 논란이 촉발됐다. 

이후 정의연의 위안부 쉼터 논란, 윤 당선인의 아파트 매입 논란, 기부금을 개인계좌로 받았다는 논란 등이 연이어 불거져 나왔다. 윤 당선인은 이에 시민단체로부터 후원금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19일 대구 중구의 모처에서 이 할머니를 10여분간 독대했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할머니에게 용서를 구했다. 할머니는 윤 당선인에게 25일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 테니 참석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할머니는 자신이 윤 당선인을 용서했다는 일각의 보도를 반박했다. 윤 당선인은 연락 없이 할머니가 머물고 있는 대구의 한 호텔 방을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할머니는 20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윤미향이 갑자기 방으로 깜짝 놀랐다”며 “국회의원이 돼서 미안하다는 말도 없고, 뚜렷한 이유도 대지 않고 무릎만 꿇고 용서를 비는데 뭘 용서하란 말인가. 난 용서한 게 없다”고 밝혔다. 

또 할머니는 윤 당선인이 ‘한 번 안아달라’고 팔을 벌렸고, 그를 안아주면서 “30년 함께 한 세월이 떠올라 눈물이 흘렀다”고 말했다. 다만 “원수도 아니고 안아 달라는데, 안아준 것을 가지고 화해했다고 마음대로 해석한 것은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에게 최근 불거진 의혹과 관련 “법에서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조만간 기자회견을 할 테니 그때 와라”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이 기자회견에 동석할 지는 미지수다. 

야권 “윤미향 의혹, 민주당 어려운 상황” 비판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21일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 “이용수 할머니가 ‘(윤 당선인이) 왔기 때문에 만나기는 했지만 용서한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씀하셨다”며 “해결보다는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로 가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언제까지 신중한 대응을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 사안은 진영 논리로 볼 것이 아니라, 결국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 피해자인 할머니들이 충분한 사과와 보상을 받는 형태로 가고 있느냐를 짚어봐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20일 MBC라디오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25일로 예정된 기자회견이 어느 정도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윤 당선인의) 의혹들이 한두 가지라도 사실로 나타난다면 민주당도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민주당 혹은 윤미향 측에서 언론플레이를 했다”며 “아마도 이용수 할머니를 설득해 억지화해를 시킨 후, 이를 계기로 윤미향 사수의 전선을 구축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잘 안 된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윤미향으로 인해 심각한 신뢰의 위기에 빠진 위안부 운동의 의의와 되살려내고, 그 성과를 보존하는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윤미향을 청산하지 않는 한 위안부 운동의 도덕성에 생긴 상처는 절대로 치유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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