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 “이낙연의 대통령 선거는 지금부터, 첫 발이 당권 도전”
차재원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능력·비전 확실히 각인시켜야”
홍형식 “이낙연 당권, 2중 권력구도에서 문재인 국정 운영 마무리에 부담될 수도”
/황장수 “청와대 입장 피력돼야 이낙연 방향 정해질 것...1년여간 유보할 수도”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이 지난 20일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카톨릭대학교 초빙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정국관련 좌담회를 가졌다 <사진=이은재 기자>
▲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이 지난 20일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카톨릭대학교 초빙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정국관련 좌담회를 가졌다 <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이 지난 20일 진행한 정국 관련 ‘좌담회’에서는 대권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의 당권 도전 여부 전망과,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변수에 대해 토론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4월 20일부터 24일까지 닷새동안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낙연 위원장은 40.2%의 지지율을 얻은 바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14.4%로 뒤를 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날 오후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의 사회로 ‘폴리뉴스’에서 진행된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카톨릭대학교 초빙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대표는 이낙연 위원장이 당대표에 도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대표는 우선 “호남 정치권이 전부 다 ‘이낙연 대통령 만들기’를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며 “당 내 세력이 없기 때문에, 당대표가 돼야 당에서도 자기 정치세력화를 이룰 수 있고, 그래야 안정적인 후보로 대선에 도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당장 대선이 진행돼도 이 위원장은 김대중·노무현 후보가 받은 90% 이상은 받을 것이다. 이미 호남은 정리되고 있다”며 “그러나 대통령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되려면 또 다른 무언가를 보여주고, 사람들이 그것에 설득되고 인정해야 한다”며 “이낙연의 대통령 선거는 지금부터다. 그 첫발이 당권 도전이고, 자신이 정확히 메시지를 던지고 실제로 해내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177석의 거대 여당이 전당대회에서 치열한 당권 경쟁을 벌이면, 어쨌든 치열한 전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 국난 극복 위기 상황에서 압승한 여당의 모습으로는 국민들이 볼 때 상당히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두번째 이유로 “민주당은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코로나19 국난 극복의 차원에서 이번 전당대회를 바라봐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 위원장이 흐름을 타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그래서 “이낙연 위원장이 당 대표가 되는 것이 본인뿐만 아니라 당에서도 요구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차재원 교수도 “이 위원장이 8월 전당대회에 도전해 자신의 능력과 비전을 분명히 각인시켜야 한다”고 봤다.

차 교수는 “이낙연 위원장의 지지율이 40%를 넘었다고 하는데 그것이 정말 이 위원장 자신의 것인지가 상당히 물음표”라며 “지금 대통령 지지율이 60%가 넘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 국민들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대통령이 속해있는 정파에서 대통령의 노선을 열심히 따른다는 사람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의 입장에서는 본인의 정치적 독립을 어떻게 이뤄낼 것인지가 문제다. 이낙연의 가치와 비전은 사실 아무도 잘 모른다”며 “(당권 도전이라는) 정치적 모험을 걸지 않고, 적당히 자기와 친한 영남 대표를 내세우고 자신은 대권주자로 나서는 스탠스를 가지고 가면 ‘제 2의 노무현’같은 사람이 튀어나왔을 때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홍형식 소장은 이 위원장이 당대표에 나서는 것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봤다.

홍 소장은 “차기 대선이 1년 10개월 남아있는데, 이 위원장이 당권을 맡게 되면 사실상 차기 권력이 등장한다고 할 정도로 압도적인 힘을 갖게 돼 버린다. 여권 내에서도 이것을 고민할 수 밖에 없다”며 “이 위원장이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쉬운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에 하나 차기 권력 재창출에서 여권 내의 경쟁구도가 필요하다는 당의 의견이 있다고 할 때, 이 위원장이 당 대표를 맡게 되면 그런 구도는 거의 없어진다”며 “이 부분이 과연 2년 가까이 남아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마무리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봐야한다. 단순히 여권이 이 전 총리에게 힘이 실리는 문제가 아니고, 사실상 차기 권력의 이중 권력 구도에서 국정이 운영되는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황장수 소장도 이 위원장이 당대표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당 대표를 하게 되면 청와대를 자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낙연의 변수는 ‘청와대’

유력 대권주자인 이낙연 위원장에게 작동할 수 있는 변수로 전문가들은 ‘청와대’를 꼽았다.

황장수 소장은 “청와대가 이 위원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미스터리”라며 “흔쾌히 이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 같은 분위기는 안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가 이낙연 위원장에 대해 앞으로 1년간 정도 상당히 (입장을) 유보할 것”이라며 “3~4개월이 지나면 청와대가 다음 대선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 아니면 개헌을 우선적으로 시도할 것인가에 대한 입장이 나올 것이다. 청와대의 의도가 살짝 피력돼야 이 위원장의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봤다.

또 황 소장은 “야당의 변수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미래통합당에서 의미있는 대선주자가 나올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거의 없다”면서 “중요한 것은 2022년 3월쯤 경제에 어떤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가”라고 짚었다.

그는 “이낙연의 적은 통합당이나 민주당 내부의 헤게모니가 아니다”라며 “코로나로 인한 경제 상황의 변화가 총선에서 이기는 데는 완전히 결정적인 기여를 했지만, 만약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가게 된다면 그때는 정권이 아무리 유리하고 의석이 200석 이상이어도 소용없어질 것이다. 경제 관련 부분이 다음 대선을 좌우할 유일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 소장은 현재 여권 대권주자 2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친문은 이재명에 대한 적대감이 어마어마하다”면서도 “청와대가 뒷짐을 지고 있고, 이낙연과 이재명을 경쟁시켜 둘 중 이기는 사람의 손을 들어준다고 했을 때는 이 지사가 압도적으로 이길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이낙연 위원장의 변수에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제거해주는 청와대의 역할까지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형식 소장도 “이낙연 위원장과 이재명 지사를 붙으라고 하면 이 지사가 훨씬 세다”며 “이재명 지사는 확실한 팬덤이 있다”고 말했다.

김능구 대표는 “청와대에서 1년 정도 이 위원장을 견제한다는 것은 당연하다”며 “승리할 수 있는 대선 후보를 만들어내는 것은 역사적으로 청와대가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대선 1년 전에 안 될 때는, 예를 들어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11년 8월 박근혜 후보를 인정하고 ‘성공한 대통령과 정권 재창출’을 합의하지 않았느냐”며 “최종적인 것은 대선 1년 전에 결정할 수밖에 없다. 그 전에 김경수 경남지사의 재판 결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수사 결과 등이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 대표는 또 “이 위원장은 그가 열린우리당이 창당될 때 민주당의 잔류파였다는 점이 나중에 상당히 부각될 것”이라며 “본인 스스로 ‘실용적 진보주의’라고 한 적이 있는데, 자신의 개혁노선에 대해 주된 메시지로 ‘국민통합’과 ‘미래 창출’을 언급할 것”이라고 봤다. 

한편 그는 ‘이낙연 대세론’에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함께 존재한다고 말했다. 부정적인 부분으로는, 총리들 중 대세론에 가까운 사람들이 있었지만 한 명도 당선된 적이 없었다는 점과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호남 출신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된 점이 없었다는 점을 꼽았다.

차재원 교수는 “김대중 총재 같은 경우에는 평화적 정권교체를 최초로 이룬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었다. 노무현 후보는 ‘반칙과 특권 없이 한다’는 이미지, 문재인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퇴행적 민주주의를 다시 반듯하게 세울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딱 존재했지만 이낙연 위원장은 그런 이미지가 지금 없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이낙연 정치의 강점은 온건하고 합리적이며, 중도적 측면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측면은 본인 입장에서 잘 살리면 ‘통합의 리더십’으로 포장할 수 있지만, 열성 친문 지지층이 볼 때는 ‘우리와 다른 길을 가려는 것이 아닐까’하는 경계심을 갖고 어느 순간 멀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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