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반응하기 전에 자유무역 공조 위해서 간다고 아예 빨리 발표하는 것도 방법”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폴리뉴스 정찬 기자]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을 초청하겠다고 의사를 밝힌데 대해 “이게 (미중 간의 갈등의) 덫에 빠지지 않은 차원이라면 저는 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G7회의를 오는 9월 이후로 연기하겠다면서 한국, 호주, 인도 등 3개국을 초청하고 싶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이게 정말로 중국을 배제시키는 방향이라면 우리가 그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곤란한 거니까 더 치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회의 어젠다가) 아예 대외적으로 공포를 해서 중국을 반대하는 회의라고 아예 규정을 할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다른 모임이면 중국이 있으니까 그 말을 못 하지만 중국이 없기 때문에 마음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그렇게) 출범이 되면 조금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이 정식으로 초청할 경우 거절하기 어려운 외교적 현실과 관련해 “정말 갈 생각이 있다면, 오히려 중국이 반응하기 전에 가서 자유무역을 위한 부분에 공조하기 위해서 간다고 아예 빨리 발표하는 것도 방법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미국 이외 국가들의 한국 참석에 대한 입장에 대해 “(한국의 회의 참석에 아시아를 대표한다고 생각하는) 일본은 당연히 반대할 것”이라며 “(일본 외) 다른 나라들은 찬성할 것이다. 우리가 원하면 (회의에) 들어가긴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G7은 중국이 빠져있는 서구중심이다. G8으로 가끔 모이는데 거기에는 러시아가 들어간다”며 “2008년 금융위기 때 G7으로 안 되니까 G20를 넣었지만 EPN(Economic Prosperity Network)은 중국을 제외한 우리끼리의 가치사슬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중국 빼고 잘살자는 것인데 그게 가능하냐?”라고 반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열린 민간 유인우주선 발사 현장을 방문한 뒤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G7회의 연기 이유에 대해 “G7이 세계에서 진행되는 상황을 적절히 대표하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며 한국 등 3개국을 초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뜻을 G7 정상회의를 중국 압박을 위한 국제공조체계 구축을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특히 미국은 중국 견제의 경제번영네트워크(EPN)을 한국에 제안해 놓은 상태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초청 의사를 밝힌 러시아 외 한국, 호주, 인도는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 대응한 ‘인도태평양 전략 구상’ 속에 있는 나라들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G7(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만으로는 국제질서를 제대로 대표하지 못한다고 한 만큼 한국의 G7 정상회의 참석 여부 자체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의가 중국 압박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있어 한국 정부로서는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

청와대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 의사에 “G7 초청을 사전 통보받지 않았다”며 “G7 초청 보도를 오늘 인지했다. (초청 수락 등은) 앞으로 미국과 협의해 나갈 문제”라고 참여문제는 추후 협의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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