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거주하는 A씨는 경기도의 한 아파트 재건축 단지에 본인 외에 가족 및 지인들의 명의로 70여 체를 보유했다. A씨는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재건축이 성공할 경우 한 채에 3억 이상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 아파트 재건축에 분양가상한제 시뮬레이션을 적용하면 수익률은 43% 줄어들게 된다.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조합원들에게는 분양가상한제는 수익을 잡아먹는 부담스러운 제도다. 폴리뉴스가 단독으로 입수한 ‘신반포 14차 분양가상한제 시뮬레이션’ 연구 문건에 의하면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 수익률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 평당 분양가 ‘803만원’ 높아
서울 신반포14차 재건축 아파트 ‘르엘 신반포’의 평당 단가는 4849만원인 것으로 홍보됐다. 분양가상한제 시뮬레이션 결과 이 아파트의 평당 단가는 4046만원으로 803만원 차이를 보였다. 이 시뮬레이션은 ‘분양가 시뮬레이션 및 파급효과 분석’ 연구용역 보고서 내용에 따랐다. 연구용역은 지자체가 발주했고 국내 저명한 부동산학자들이 참여했다.
분양가를 산출했을 때 신반포14차 일반분양 공동주택 신축공사에 대한 분양가상한금액은 약 1775억으로 3.3㎡(평)당 약 4046만원으로 산출됐다. 이는 기본형 건축비로 산출한 분양가상한 금액이다. 발코니 확장면적, 창호면적, 가구공사 등의 금액은 반영되지 않았다.
상한 금액을 항목별로 살펴보면 △ 택지비 약 1365억 △ 기본형 건축비 약 336억 △ 가산건축비 약 73억 등이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게 승인받은 금액은 평당 약 4891만원이다. 일반분양 공급 면적 환산 시 약 2146억원이다. 분양가상한금액과 HUG 승인금액을 비교하면 총 매출액은 약 370억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 분양가 높아지는 구조
시민단체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은 아파트 단지가 늘어나면 주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집값은 자연스럽게 낮아질 것이라고 봤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려면 넘어야 하는 산이 많다.
현재 건설업계는 아파트 재건축으로 시장이 편중돼 있어 과당경쟁이 우려되고 있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를 위해 상호 비방전과 소송 전에 얽혀 있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재건축은 조합원이 택지를 제공하고 가구당 건축 분담금을 합산해 아파트가 건설된다. 조합원은 일반 분양 물량을 통해 수익을 가져가고 건설사는 건축비로 이윤을 발생시키는 구조다. 수익의 핵심은 분양가를 조합이 산정하는데 건설사가 평당 공사 단가를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
또 건축비는 국가에서 장려하고 있는 ‘기본형 건축비’ 또는 ‘표준형 건축비’로 산정이 이루어진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대안설계’를 조합에 제시해 건축 단가가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현행 법규상 대안설계 불가능 하지만 조합원들의 동의를 얻으면 가능하다. 대안설계는 건설사가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두고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이광훈 변호사는 “대안설계를 건설사가 무상제공 한다고 하지만 시공 과정에서 다 청구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했다.
◇ HUG 보증 없으면 ‘허가불가’
아파트 재건축 허가는 지자체장이 승인권자로 돼 있다. 투명한 분양가 산정을 위해 ‘분양가심위위원회’를 열어야 만된다. 업계는 현행 시스템이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또 재건축 보증 기관이 HUG 하나 밖에 없기 때문에 복수의 보증 기관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HUG 보증서가 없으면 재건축 허가를 내줄 수 없다”면서 “별도의 분양가 조절은 조합에 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HUG 관계자는 “분양가는 시행 당사자(건설사‧조합)이 정하고 다만 고분양가 관리 지역의 경우 분양가가 높으면 분양 신청을 거절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분양 보증을 받기 위해 분양가를 낮게 선정하는 경우에는 이에 대해 정정을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 폴리뉴스 최정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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