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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인터뷰] 첼로에 의한, 첼로를 위한 아름다운 첼리스트 김새로미

첼로에 의한, 첼로를 위한 삶 자체
코로나19로 힘든 사회에 음악으로 봉사하고 싶어

수십 년의 세월을 오롯이 첼로와 함께 하며 첼로에 의한, 첼로를 위한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첼리스트 김새로미다. 폴리뉴스가 첼리스트 김새로미를 만나 비전과 포부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경주에서 태어나 대구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학업을 마쳤다. 몇 년 전부터는 부산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2008년 귀국한 이듬해에 포항시립교향악단에 입단한 이래 10년째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첼리스트다.

-첼리스트가 된 계기가 있다면.

음악을 좋아하시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7세 때부터 동네 피아노학원을 다녔다. 이후 잠시 바이올린을 배우다가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첼로를 시작했다.

-포항과 부산에서 하고 있는 일은.

포항에서 벌써 10년째 포항시립교향악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포항시립교향악단은 지난 1990년에 창단돼 포항은 물론 대구, 울산, 부산에서 모인 우수한 예술 인재 70여명의 단원들이 지역 예술 문화 진흥을 위해 힘쓰고 있는 기관이다. 한편으로 포항영재예술원 등에서 후학 양성에서도 이바지 하고 있다.

 

또 부산에서는 한 유명하신 교수님과 인연이 닿아 수년 째 박사과정을 밝으며 활동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실제로 부산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하며 활기찬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 리더를 초청, 객원악장체제를 고수하는 유일한 단체인 IPB(International Players of Busan) 챔버오케스트라 단원, 첼리스트 양욱진을 주축으로 부산⦁경남 지역의 젊은 첼리스트들로 구성된 첼로 앙상블 ‘원더첼로’ 단원, 부산의 대표적인 민간오케스트라인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 수석단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폴란드에서의 유학 생활은 어땠는가.

폴란드 유학시절 바르샤바에서 당시 73세의 미할릭 교수님을 만나 첼로 공부를 하게 됐다. 미할릭 교수님은 유럽의 내노라하는 거의 모든 첼로 콩쿨의 심사위원이었고, 폴란드의 대표 작곡가인 루토스와브스키 첼로 콩쿨을 창설한 첼로계의 거장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당시 저 같은 햇병아리에겐 너무 벅찬 선생님이었다. 폴란드에서의 공부는 스스로 생각해서 음악을 만들어 와야 했고, 매주 다른 곡을 마스터해야 하는 고난도의 수업이었다. 늦게 첼로를 시작한데다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져 있던 저로서는 기초가 너무 부족해 그야말로 한계에의 도전, 그 자체였다. 레슨하는 날마다 울지 않을 때가 없었던 저는 첼로가 과연 저에게 맞는지 매번 고민해야 했다.

하지만 봄에 뿌린 씨가 가을에 열매를 맺고 어릴 때 부모님께 맞은 매가 약이 되듯이, 폴란드에서 살며 미할릭 교수님께 배운 시간들은 결국 음악적 성숙으로 되돌아 왔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그 시간들과 눈물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것 같다.

-다양한 콘서트를 참가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행사가 있다면.

서른이 되던 해, ‘하나를 위한 음악재단‘이란 곳에 사비를 들여 음악봉사를 신청을 한 적이 있다.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봉사 연주를 가는 프로젝트였는데 전공자는 저 혼자였고, 다른 연주단원들은 단지 음악을 좋아하는 비전공자들이었다. 음악을 너무 사랑해 먼 이국에 봉사활동 온 분들을 보며, 안정적인 직장 안에서 매너리즘에 빠져 건성으로 연주하던 저 자신이 부끄러워졌던 기억이 난다.

 

그때 우리는 ‘음악’으로 하나가 돼 프놈펜 빈민촌 철로 위에서 연주를 했다. 소리가 잘 나지도 않는 첼로와 조율 안 된 키보드, 그리고 리코더가 전부였는데도 처음 보는 신기한 악기 앞에 모여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우리를 쳐다보던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봉사 마지막 날 밤, 프놈펜 음악학교 로비에서 연주를 마치고 난 뒤 눈물을 글썽이며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손을 잡아주시던 분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뭉클하다. 가끔씩 힘이 들 때면 그 때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아보려 노력한다.

-꿈을 이루고 싶은 청춘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꿈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 꿈이란 거창한 것도, 오르지 못할 나무도 아닌 것 같다. 순간순간 저에게 주어지는 모든 상황들에 감사하고 최선을 다하며 하루하루 지내다 보니 어렸을 때 꿈꾸던 저의 모습과 점점 비슷해져 가는 것 같다.

누군가 ‘내가 정말 원하던 데로 다 이뤄지지 않았던 덕분에 지금, 더 나은 인생을 살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고 조언해 준 말이 생각난다. 꿈을 너무 높고 멀리만 생각하지 말고 내일 올라야 할 하나의 계단처럼 생각한다면 가끔 원하지 않는 방향의 길로 가게 되더라도 언젠가 뒤돌아보면 까마득할 정도로 높은 계단을 올라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제자들에게 쉬고 싶을 땐 쉬라고 조언한다. 쉬다 보면 꼭 필요한 것과 아닌 것들이 정리가 된다. 오늘 한 계단 못 올라갔다고 다시 떨어지지 않는다. 뒤처진다고 느껴지는 건 남들과 나를 비교해서다.

내 인생은 온전히 내가 기준이다. 남들이 한 번에 두 계단씩 뛰어오르던 말든 자신의 다리가 짧으면 한 계단씩 오르면 되고, 힘들면 쉬었다 가면 된다. 꿈을 쫒기보다 지금의 나를 사랑하고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를 조언해주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공연계가 거의 마비가 됐다. 모든 예술인들이 너무도 힘든 시간을 버텨냈고 이제는 연주를 재개하려고 하고 있다. 포항시립교향악단은 시민들을 위해 온라인 연주회를 기획해 공연장과 야외에서 촬영을 마치고 곧 유튜브에 업로드할 예정이다. 또 6월에는 정기연주회를 열 계획이다.

부산에서는 올해 초부터 기획하고 준비했던 실내악팀의 창단 연주가 6월 25일에 부산문화회관에서 있다.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클라리넷의 다양한 악기 구성과 듣기 힘들었던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개인적인 계획으로는 부산, 경주, 포항에서 가르치고 있는 제자들과 첼로 앙상블을 만들어 내년부터 봉사 연주를 할 계획이다. 사실 올해 여름에 미혼모와 지적장애인들을 위한 연주가 계획돼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려고 한다. 첼로를 접해보지 못한 많은 사람들에게 첼로라는 악기와 클래식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도록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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