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우리·하나 펀드판매 수수료 급감…KB금융만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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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국내 금융그룹의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코로나19로 ‘제로금리’ 시대에 접어든 데다 연이어 터진 사모펀드 부실사태로 비이자이익의 핵심인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 실적도 나빠졌다. 이는 금융그룹의 수익구조 경쟁력 악화를 의미한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KB·우리·하나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비이자이익은 1조9192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4.4% 감소했다. 비이자이익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수익증권(펀드), 방카슈랑스, 신탁 등 자산관리(WM)부문 수수료이익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금융지주사별로 보면 우선 하나금융의 1분기 WM부문 수수료이익은 158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펀드(-31.0%), 신탁(-3.5%), 방카슈랑스(-8.3%) 등이 쪼그라들었다.

신한금융의 경우 1분기 WM부문 수수료이익이 1080억 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1.8% 줄어든 것이다. 펀드(-17.0%)와 방카슈랑스(-3.7%)에서 감소했고, 신탁은 6.3% 증가했다.

우리금융도 1분기 WM부문 수수료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한 2740억 원으로 나타났다. 펀드(-46.2%)가 급감했고, 방카슈랑스(-8.7%)의 감소폭도 컸다. 반면 신탁은 22%나 성장했다.

3개 금융지주사의 WM부문 수수료이익 가운데 감소세가 가장 두드러진 건 펀드판매 수수료 다. 2019년 1분기와 비교하면 최소 17%에서 최대 46%가량 이익이 축소됐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등 최근 이어지고 있는 사모펀드 부실 사태로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장이 위축된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로 DLF 사태에 중심에 섰던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펀드판매 수수료 이익이 급감했고, 라임펀드를 가장 많이 팔았던 신한금융의 이익도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3개 금융지주사의 신탁판매 수수료 이익은 감소폭이 작거나 오히려 증가했다. 사모펀드 판매규제가 심해지자 시장 변동성 영향이 적은 신탁을 중심으로 자산을 재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우리금융의 신탁 수수료 이익 성장세가 두드러졌는데, 지난해 새로 편입된 자회사 우리자산신탁의 손익 기여가 본격화한 영향이라는 게 우리금융 측의 설명이다.

한편 KB금융은 유일하게 WM부문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년 대비 펀드(16.1%)와 신탁(5.4%) 판매 수수료가 모두 증가했고, 방카슈랑스도 33.7%나 급증했다. 이를 합한 자산관리 부문 수수료이익은 2269억 원으로 12.4% 성장했다.

KB금융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DLF와 라임사태에 휘말리지 않은 유일한 곳이다. 때문에 여타 금융지주에 비해 펀드와 신탁 이익이 고르게 증가했다. 고위험군 상품에 대한 투자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안정적인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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