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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칼럼]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의 데드크로스

겸손하겠다던 여권, 약속 어긴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7월 들어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들은 일제히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4개월여 만에 50% 아래로 떨어진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4.15 총선 직후 한때 70%까지 육박하던 문 대통령 지지율은 근래 들어 매주 연속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더니 급기야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가 오차 범위 내로 좁혀지거나  심지어 다시 '데드크로스(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상황)'를 기록하여 총선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지지율 격차도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리얼미터〉가 6월 29일에 시행한 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은 38.1%, 통합당 지지율은 30.0%를 기록하여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실시한 7월 첫째 주 정례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32.0%로 급락하고, 통합당 지지율은 28.5%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난다.

문제는 자칫 문 대통령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는 추세에서 벗어나기 어려울지 모른다는 점이다. 현재 상황을 볼 때, 국정의 호재는 별로 눈에 띄지 않고 악재들이 첩첩이 쌓여가는 모습이다. 코로나 19 재유행에 대한 우려와 그에 따른 경제 위기의 장기화 가능성,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로 인한 청년층의 이반, 부동산 정책 실패와 6.17 부동산 대책 논란에 따른 민심 악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에 따른 여론 악화, 남북관계의 악화 상황 등, 조기 해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런데 난국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것은 이제는 약자가 되어버린 야당이 아니라, 국회 177석의 공룡이 되어버린 집권 세력의 태도이다.

4.15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직후 민주당은 ‘겸손하겠다’는 약속을 입에 달고 지냈다. 이해찬 대표는 “더욱 겸손한 자세로 민심을 살피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각별하게 조심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고, 당선인 워크숍에서는 과거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겸손한 거대 여당이 되자는 당부도 오갔다. 하지만 지난 두 달 반 동안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겸손한 자세를 보였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자신들의 힘만 믿고 성찰 없는 태도를 보여온 것은 아닌지 질문을 던질 때가 되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여당이 국회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데 대한 부정 평가가 50.7%에 달해, 긍정 평가 38.5%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8개 상임위원장을 여당이 독식하게 된 경위야 다 알고 있지만, 그런데도 그런 결과를 낳은 여당에 대한 책임을 더 묻고 있다. 17대 국회 이후 소수당에 견제의 힘을 허용하는 의미에서 다수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는 양보해온 것이 관행이었지만, 민주당은 그에 관해서는 퇴로 없는 대치를 선택했다. 야당 법사위원장이 얼마나 발목잡기를 하는 가는 익히 알고 있지만, 그런데도 결국은 법안 처리를 할 수 있는 의석을 확보한 여당 세력이다. 여당의 독식 사태를 막을 통 큰 양보는 불가능한 것이었을까. 49.9%의 표를 얻었던 여당은 41.5%의 표를 얻었던 제1야당의 설 자리도 마련해주는 것이 민심에 부합하는 정치일 것이다.

인국공 사태는 청년 취준생들의 이기적 모습으로만 볼 일은 아니었다. 현장을 방문했던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공기업 ‘빅3’의 정규직이 되는 광경부터, 당장 정규직 채용 규모가 줄어들 것에 대한 우려 등, 취준생들 입장에서는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문제들이 도처에 있었다. 비정규직도 힘들지만, 마찬가지로 힘든 취준생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껴안으며 설득해야 할 일이지 그들을 비난할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생계 걱정 없는 사람들 취급하거나 "조금 더 배우고 필기시험 합격해서 정규직이 됐다고 비정규직보다 2배가량 임금을 더 받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이라고 취준생들을 힐난하는 김두관 의원의 말들은 ‘꼰대’라는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둘러싸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민주당 의원들이 벌이는 공격 역시 시스템과 절차를 무시한 집권 세력의 희한한 장외투쟁이었다. 자신들과 도저히 같이 못 할 사람이라고 판단이 들었으면 시스템과 절차에 따라 대통령이 해임하든 국회에서 탄핵소추를 할 일이다. 굳이 장외에서 법무부 장관이 의원들 모아놓고 책상을 쳐가며 검찰총장을 말 안 듣는 아이 취급하며 하대하는 격한 언어들을 사용하는 광경에서는 절제도 품격도 찾아볼 수 없었다. 추 장관이 윤석열 때리기에 나선 이후로 윤 총장의 대선주자로서의 인기가 높아진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에서 윤 총장을 배제한 지휘권 발동이 국민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6.17 부동산 대책 이후 정책 실패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는 부동산 정책 문제야말로 국민적 비판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들은 정부가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며, 무주택자들과 평수를 넓혀 이사 가려던 사람들은 정부가 내 집 마련의 주거 사다리를 걷어찼다며, 전세 세입자들은 전세가를 오르게 했다며 서로 다른 이유로 정부를 성토하고 있다. 하지만 입장과 처지를 떠나 공통으로 나오는 목소리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두더지 잡기식의 임기응변적이며 근본적인 해결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집권 3년이 지나는 동안 공급 문제에 대한 별다른 대책도 없이 국민을 불편하고 힘들게만 만드는 규제 올인 정책은 이미 한계를 드러냈다. 그런데도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묻는 질문에 “지금까지 정책은 다 종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고 했던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모습에서도 국민에게 죄송해하는 마음은 읽을 길이 없다. 심지어 언론에서는 김 장관의 기재부 장관설이 돌고 있기까지 하다. 전문적인 능력을 갖추고 시장의 상황을 잘 파악하며 운영해야 할 부동산 정책을, 마치 전쟁 치르듯이 거친 정책들을 쏟아낸 결과가 지금의 난장판이다.

총선 압승 이후 두 달 반이 지났지만 집권 세력의 모습에서 겸손한 성찰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상대의 탓만 하지 말고 자신들에게 무엇이 문제인가를 돌아볼 줄 알아야 제대로 된 진단과 처방이 나올 수 있을 텐데, 그런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민심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할 여당 의원들은 윤석열 때리기에만 몰두할 뿐, 자기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다들 침묵한다. 4.15 총선에서 민주당이 거둔 압승은 야당이 워낙 형편없어서였지, 민주당이 그 정도로 잘해서 거둔 것이 아님을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던 다짐과 약속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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