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성장한 윤재호 씨. 미국에 안착해 현지 한의원 운영
신간 저술해 포스코에 기증. 감사 편지와 성장 사연 보내와

윤재호 씨가 보낸 감사편지와 저술한 신간 <新생활의 발견> 모습. <사진제공=포스코>
▲ 윤재호 씨가 보낸 감사편지와 저술한 신간 <新생활의 발견> 모습. <사진제공=포스코>

“제철보국으로 나라의 근간을 일구었던 故 박태준 이사장님을 비롯한 지금도 현장에서 땀을 흘리시는 모든 어버이들께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졸저를 보내드립니다.”

지난 6월, 포항제철소에 편지 한통과 함께 교양도서 서른 여권이 도착했다. 발신인은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는 윤재호(53)씨. 현지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그는 최근 '新생활의 발견'이라는 교양 서적을 출간했다.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책에서 저자는 인류 역사부터 동서양의 식문화 특징들을 한의사로서 다양한 임상경험과 식견을 토대로 촘촘하게 다뤘다. 특히, 음식과 밀접한 동서양의 식습관과 수면패턴, 행동양식과 문화 등을 음양오행과 최신 현대의학 이론, 문학작품 등을 넘나들며 흥미롭게 기술했다.

아울러 책 중간 중간에는 포항에서 유년과 청소년 시절을 보냈던 윤 씨의 추억과 사연들을 담았으며, 시애틀에서 보낸 편지에도 그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저의 어린 시절은 아버님의 직장, 포스코 속에서 자라고 형성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희 집안은 부모님 슬하 삼남매였는데, 아버님이 다니는 포스코 덕으로 삼남매 모두 대학까지 장학금 혜택을 받고 다녔고, 게다가 저는 대학 6년 동안의 혜택을 누렸으니 그 수혜는 더욱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윤 씨의 부친은 72년 포항제철소 동력부(現 에너지부)에 입사해 22년간 근무한 뒤 95년 광양제철소에서 정년 퇴직했다. 저자 윤 씨는 책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제 책에선 잘 살아보고자 치열하게 노력했던 우리 어버이들의 노력과 숨결을 담으려 했습니다. 그 깊고 큰 은혜를 다 갚을 도리는 없으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묻어난 졸저를 포스코 도서관에 기증함으로써 관심 있는 분들이 보시고 가져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따뜻한 감사 편지와 소중한 책을 받은 포항제철소에선 저자인 윤 씨에게 서신으로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윤 씨는 다시 답신을 보내 포항에서 본인이 성장했던 추억과 가족사를 에피소드로 보내왔다.

“어린 시절 인덕동에 살던 저는 유치원을 다니지 못하고 한글도 모른 채 청림초등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3남매를 키우신 아버지는 저희의 우둔함에 생일을 잊을까봐 호적상 생일을 모두 1일로 통일시키셨습니다. 생월까지 1월로 바꾸지 않으신 걸 정말 다행으로 여겼을 정도였습니다.”

“같은 포항 아래서도 청림은 그저 촌놈이었고 수줍고 소심한 아이였던 포철중학교 생활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을 뿐만아니라 수업을 쫓아가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런 저에게 효자음악당(現 효자아트홀)은 신세계였습니다.”

“요즘엔 그런 대형 공연장을 지방 곳곳에서 볼 수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서울 같은 대도시가 아니면 구경조차 하기 힘들었습니다. 그곳에서 중학교 학예 발표회를 했을 때 느낌이란, 이루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

“돌이켜보면, 포스코가 일찌감치 효자아트홀 같은 대형 공연장을 만들어 문화적으로 낙후되기 쉬운 지방의 약점을 보완했다는 것이 얼마나 선도적이고 대단한 결정이었는지를 장성한 후에야 깨달았습니다. 탁월한 미래 비전과 지역 주민을 위한 배려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치열한 입시 경쟁으로 힘들었던 포철고 시절도 생생합니다. 당시 삼시 세끼를 학교에서 먹었는데, 저녁 도시락을 먹을 때면 어머님들이 버스를 타고 오셔서 직접 전달해주고 가셨습니다. 그저 남편을 섬기고 자식들 걱정에 폭우 속에서도 우산을 들고 정류장에서 기다리시던 당시의 어머니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이젠 많은 것이 변해버린 포항. 그리고 그 포항을 견인해온 포스코. 포스코가 과거 제철보국의 정신을 이어 ‘기업시민’으로 국가와 국민들께 다가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타지에 있는 몸이지만 포스코가 그 정신을 승화해 미래 세대의 불을 밝혀주는 등대가 되기를 기원하며 응원하겠습니다.”

포스코에서는 서울, 포항, 광양의 도서관에 윤씨가 저술한  "新 생활의발견" 비치하여 포스코, 계열사, 협력사 임직원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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