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국가장-서울현충원 안장해야' - 정의당 '친일파 현충원 반대'
주호영 “김영삼-김대중보다 공적 작으냐? 짧은 기간 만주군을 ‘친일’로 몰아”
간도특설대 친일이력 문제로 민주당은 입장 안내,
정의당 “대전현충원도 안돼”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선엽 장군 빈소에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선엽 장군 빈소에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정찬 기자] 창군 원로로 6·25한국전쟁 공로를 인정받았으나 일제시대 ‘간도특설대’ 친일경력의 백선엽 장군이 향년 100세로 10일 별세했다. ‘육군 5일장’으로 장례절차가 진행돼 고인은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육군은 11일 부고를 내고 백선엽 장군의 장례가 5일간 육군장으로 거행되며 오는 15일 오전 빈소가 있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서욱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육군장 영결식을 연다고 밝혔다.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 장군 2묘역으로 확정됐고 같은 날 11시 30분 대전현충원에서 안장식을 거행한다.  

미래통합당은 백 장군의 6.25 공적을 우선시하며 친일파 인명사전 등재에 대해 ‘좌파들의 준동’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백 장군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를 것을 요구했고 서울현충원 안장과 서울 광화문에 빈소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 “백 장군과 함께 싸워 이 나라를 지켰던 국군 용사들은 대부분 동작동에 잠들어 있다”며 “국가장으로 장례를 치르고,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백 장관의 공적에 대해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보다 작다고 할 수 있을까”라며 “식민지에서 태어난 청년이 만주군에 가서 일했던 짧은 기간을 ‘친일’로 몰아 백 장군을 역사에서 지워버리려는 좌파들의 준동이 우리 시대의 대세가 돼 버렸다”고 백 장관의 친일행적은 ‘작은 문제’로 바라봤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백 장군님의 인생은 대한민국을 지켜온 역사 그 자체”라며 “‘내가 앞장설 테니, 내가 물러나면 나를 쏴라’. 6.25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다부동 전투에서 병사들을 자신의 뒤로 보내는 사단장 백선엽의 명령이다. 그렇게 대한민국을 지켜낸 전설을, 그러나 이 시대는 지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통합당의 신원식 의원은 “그분의 불굴의 공적을 고려할 때 육군장이 아닌 국가장으로 장례를 모셔야 함이 마땅하다”고 했고 박대출 의원도 ‘백선엽 장군 장례는 마땅히 국가장으로 치러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고 “광화문 광장에 분향소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통합당은 백 장관이 친일파로 규정된 핵심인 간도특설대 이력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간도특설대는 당시 만주국 지역에 분포한 조선 독립을 싸운 독립군 토벌 부대다. 간도특설대는 독립군 탄압은 물론 민간인 학살과 약탈, 고문, 강간으로 악명이 높고 활동이 특히 악랄해 소속 장교는 물론 사병까지 전원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있다.

간도특설대에는 150여 명 이상의 조선인이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지난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백 장군이 포함되기도 했다. 백 장군은 간도특설대 근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독립군과 직접 전투한 적으로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백선엽 장군이 별세한 데 대해 당 차원의 공식 논평을 내지 않기로 했다. 6.25전쟁 공적은 인정하지만 간도특설대 친일행적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별히 입장을 낼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정의당 김종철 대변인은 11일 논평을 통해 “한국전쟁 당시 일부 공이 있다는 이유로 온 민족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준 일제의 주구가 되어 독립군을 토벌한 인사가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면 과연 앞서가신 독립운동가들을 어떤 낯으로 볼 수 있다는 말인가”라며 “부적절한 결정으로 유감”이라고 대전현충원 안장에도 반대했다.

그러면서 “백선엽씨는 자신의 자서전과 회고록 등에서 간도특설대 복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제대로 반성하거나 사과하지 않았다”며 “이제라도 친일 행위자들에 대한 부당한 우대를 중단하고 역사의 정확한 평가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1일 백선엽 장군 별세에 입장을 내 “국군 장병을 대표해 한평생 대한민국과 군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백 장군에게 높은 경의를 표하고, 가슴 깊이 추모한다”며 “우리 군은 백 장군의 숭고한 헌신과 투철한 군인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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